얇은 나노와이어를 세포에 삽입해도 세포가 손상되지 않아

우리 학교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지호 교수팀이 세포 내시경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다학제간 협력을 통해 수행된 이 연구는 나노 분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지난해 12월 18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다.

세포 내시경으로 세포 관찰을 간편히
기존에는 세포를 관찰하기 위해 복잡하고 거대한 장비를 이용했다. 하지만 얇은 선을 세포에 침투시켜 세포 내부를 관찰할 수 있다면 어떨까. 박 교수팀은 나노와이어로 빛을 전송한다는 점에 착안해 세포 내부를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섬유를 응용한 나노와이어
전반사를 이용하면 굴절률이 높은 매질에 빛을 가두어 빛의 진행 경로를 조절할 수 있다. 이러한 원리로 만들어진 것이 광섬유다. 하지만 기존의 실리콘 광섬유는 물에서 사용하기에 굴절률이 충분히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코팅작업도 필요해 세포에 사용하기 위한 나노와이어로는 부적합했다. 박 교수팀은 유리보다 큰 굴절률을 갖는 주석산화물로 나노와이어를 만들어, 광섬유와 같은 원리로 빛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광섬유가 100에서 500μm의 굵기를 갖는 데 비해 박 교수팀의 나노와이어는 100nm에 불과하다.

얇아서 세포에 손상 없이 침투
나노와이어는 얇아서 세포에 삽입해도 세포에 손상을 거의 주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200nm 이하의 굵기의 와이어는 천천히 삽입하면 세포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 다양한 실험 결과 나노와이어를 삽입해도 5분 이내에 제거하면 세포에는 손상이 거의 없었다.

빛을 보낼 수도, 검출할 수도 있어
박 교수팀은 광섬유를 뾰족하게 만든 후 나노와이어를 연결해 세포 내시경을 만들었다. 나노와이어가 광섬유에 비해 얇아서 이를 이용하면 세포의 미세한 영역에 정밀하게 빛을 비출 수 있다. 또한, 반대로 관찰하고자 하는 세포 부위에 형광물질을 침투시키면 나노와이어를 통해 관찰 부위에서 형광물질의 빛을 검출할 수도 있다.

링커로 물질을 침투시킬 수 있어
또한, 세포 내시경으로 세포 내에 물질을 침투시킬 수도 있다. Photo Cleavable Linker(이하 링커)는 일정 에너지의 빛을 쬐면 끊어지는 물질이다. 나노와이어의 끝에 침투시키고자 하는 물질을 링커로 연결시키고, 세포 내로 나노와이어를 삽입한 후 빛을 쬐면 빛에 의해 링커가 끊어지면서 세포 내 원하는 위치에 안전하게 물질을 침투시킬 수 있다.
박 교수팀은 나노와이어에 형광나노입자을 입혀 세포에 손상을 주지 않고 침투시키는 것은 물론, 형광나노물질의 빛을 검출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 그림 2. 나노내시경을 이용해 암세포 내 단일 미토콘드리아를 관찰하는 과정. (a) 형광염색된 미토콘드리아들 (b)미토콘드리아 부근에 위치한 나노내시경 (c)나노내시경으로 미토콘드리아를 영상화한 사진

연구, 의료분야에 다양한 응용 가능
이 기술로 특정 세포의 특정 소기관을 광학적으로 미세하게 자극하고 조정하거나, 세포 내에 손상 없이 원하는 물질을 원하는 위치에 삽입할 수 있게 되면서 관련 분야의 연구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만약 링커에 연결된 물질이 약물이라면 치료할 세포는 물론이며 세포 내 소기관까지도 직접적으로 약물을 투여할 수 있어 질병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나노와이어 연구는 전기적 신호 전달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룬 데에 비해 광학 신호를 전달하는 연구는 이번이 최초라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이어서 박 교수는 “현재는 반도체 물질로 나노와이어를 만들고 있으나, 회절 한계로 인해 100nm보다 얇은 굵기에는 빛을 송수신할 수 없다”라며, “금속, 특히 은을 소재로 하면 더 얇은 나노와이어로 세포 내시경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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