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피라미드 반도체로 전류와 구조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파장 발생시켜

우리 학교 물리학과 조용훈 교수 연구팀은 나노미터 크기의 육각 피라미드 구조 반도체를 제작해 LED 소자를 구현했다. 또한, 이 소자에 전류를 흘려주면 육각 피라미드의 면, 모서리, 꼭짓점에서 각각 다른 에너지 크기를 갖는 양자우물, 양자선, 양자점 복합구조가 형성된다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로써 서로 다른 차원의 양자구조에서 다양한 파장의 빛을 동시에 발생시켜 형광체 없이도 넓은 파장 대역을 갖는 LED(발광다이오드)를 얻을 길이 열렸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지난해 12월호의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나노 구조를 응용해 다양한 파장 발광

LED는 반도체에 전류를 흘려주면 빛을 내는 성질을 이용한 반도체 발광 소자로 조명, TV, 각종 표시장치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LED는 n형 반도체와 p형 반도체,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활성층으로 구성된다. 전류를 흘려주면 n형 반도체 부분에는 전자가, p형 반도체 부분에는 정공이 있다가 활성층에서 결합해 빛을 낸다. 이때 빛의 파장은 활성층에 어떤 물질이 있는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한 개의 활성층은 단일 파장의 빛만 발광하기 때문에 백색 LED와 같은 다양한 파장의 빛을 발광하기 위해서 기존에는 LED 구조에 형광체를 포함해 발광시켰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한 가지 물질의 활성층임에도 나노미터 크기의 피라미드 구조를 이용하면 다양한 파장의 발광이 가능함을 보였다. 또한, 나노 구조 활성층은 전자와 정공이 결합할 때 빛을 낼 확률이 높아 보다 고효율의 LED를 만들 수 있다.

활성층을 피라미드 구조로 만들어

LED에 사용하는 반도체로는 3족과 5족의 화합물 반도체를 사용하는데, 이 중 자외선과 파란색 파장을 낼 수 있는 GaN 계열의 질화물 반도체를 주로 사용한다. 질화물 반도체는 기본적으로 육각 기둥 모양의 결정구조를 가지며 MOCVD (Metal-Organic Chemical Vapor Deposition)법으로 수직성장 혹은 수평성장을 시켜 다양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나노 피라미드 LED를 제작하기 위하여 우선 n형 GaN 위에 규칙적으로 나노 크기의 구멍을 갖는 마스크를 만든 후 GaN를 육각 피라미드 구조로 성장시켰다. 그리고 그 위에 InGaN층을 얇게 성장시킨 후 p형 GaN로 피라미드 구조를 덮어 전기로 구동이 가능한 LED를 제작했다.

차원과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빛

제작된 육각 피라미드 구조의 꼭짓점, 모서리와 면에서는 각각 양자점(0차원), 양자선(1차원), 양자우물(2차원)이라고 불리는 서로 다른 차원의 양자물리적인 구조가 형성된다. 이때 차원이 작을수록 전자가 발광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을 확률이 높아져 발광효율이 높으며, 이들 양자 구조들의 크기에 따라 에너지 준위가 달라져 다른 파장의 빛을 내게 된다. 양자 구조의 크기가 클수록 에너지 준위 차이가 줄어들어 긴 파장의 빛을 내기 때문이다.
육각 피라미드 구조의 활성층인 InGaN층의 두께는 면, 모서리, 꼭짓점 순으로 크게 되는데, 이 때문에 양자우물, 양자선, 양자점 순으로 긴 파장의 빛을 낸다. 연구팀은 하나의 육각 피라미드 구조에 있는 면, 모서리, 꼭짓점에서 각각 청록색, 노란색, 주황색의 빛이 발생함을 확인했다.

▲ 그림1. 나노 피라미드 LED 개념도 및 발광사진. (위) InGaN활성층과 p형 및 n형 GaN으로 이루어진 나노 피라미드 구조 (아래) 나노 피라미드의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차원을 갖는 양자 구조에서 다른 파장의 빛이 방출됨을 보이는 고해상도 발광 이미지

육각 피라미드 구조로 다양한 파장의 빛 얻을 수 있어

현재 청색은 InGaN, 적색은 AlGaInP의 활성층으로 얻을 수 있지만 가운데 파장인 녹색 빛을 높은 효율로 발생시키기는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기존에 사용하는 백색 LED는 청색 LED에 노란 형광체를 도포해 사용했지만, 형광체는 에너지 변환과정에서 손실이 있으며, 두 가지 색만을 사용해 색감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번 연구는 단일 LED에서 청록색, 노란색, 주황색 발광을 모두 구현해, 형광체 없는 백색 LED뿐만 아니라 다양한 빛을 낼 수 있는 새로운 발광 소자의 가능성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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