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낚시꾼

우원균(생명화학공학과 06)

깊은 숲 꾸벅꾸벅 조는 이
손에 잡은 긴 낚싯대에 등불이 걸려
화들짝 깨다
작지만 밝고, 밝으니 좋군
이런 연유로 어둠을 밝히게 되나
빛이 채 미치지 못하여
그의 모습은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다
때마침 늘어진 버드나무 한 가지
꾸며진 은닉 속에서
배고픔도 잊고 다시 꿈에 빠지네
먹을 갈아 하늘에 풀어도
모진 바람은 글을 못 배워
고삐 풀린 낙엽들이 노랗게 흩날릴 적에
이제는 아니라며 스러진 철 없던 사랑
인적 드문 미로(美路), 모퉁이 한 켠 참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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