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웠던 봄… 그 안에서 언론과 학생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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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웠던 봄… 그 안에서 언론과 학생사회
  • 송석영 편집장
  • 승인 2011.12.06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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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신문을 모두 뒤적이며 든 생각이다. 서러웠던 봄, 참 ‘열심히’ 신문을 만들었었다.

1월 1일 처음 편집장직을 맡은 지 열흘이 채 안 되어, 비보가 들려왔다. 조 학우의 소식이었다. 부랴부랴 동료기자와 함께 부산으로 내려갔다. 조문하고 올라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겠다 생각하며 함께 부산에 다녀온 친구와 기획 기사를 만들었었다. 그러나 그게 서막에 불과한 줄, 그때는 몰랐다.

우리들의 봄. 계속해서 비보가 들려왔다. 첫 회의 때 한 학우의 부고를 1면에 내기로 했는데, 두 번째 회의 때는 두 학우가 되었고, 기사를 지면에 넣을 시점에는 세 학우가 되었으며, 마지막 교열 작업 때는 한 교수님마저 세상을 버리셨다. 대외 여론은 폭발했고, 학생사회에는 거센 파도가 일었다.

서늘했던 그 봄 내내, 초보 편집장에게는 생각이 많았다. 학교의 입장이나, 학생사회의 요구나 하루하루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아무리 세세하게 기획을 짜도, 기사의 가치라는 것은 금세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적어도 신문의 글은, ARA의 산발적 격론보다는 나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가능한 한 많은 학생사회 분석 기사를 실었다. 학우들의 목소리를 하나라도 더 담아오라고 일선 기자들을 닦달했다. 부족한 지면이지만 편집장이 직접 펜을 들기도 했다. 어느 때의 신문이 그렇지 않겠느냐마는, 살얼음판을 걷던 당시의 신문은 한 글자 한 글자가 고르고 골라진 끝에 그 자리에 있게 된 것이었다.

당시에도 완성된 신문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었다. 아, 이번 신문도 열심히 만들었구나. 실제로 전체 신문의 수준도 많이 나아졌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그렇지만 지금 다시 돌아보니 단지 기자들이 ‘열심히’ 만들었기에 신문이 나아진 것이 아니었다. 새삼 다시 깨달은 것이지만, 학생사회의 목소리를 담는 신문의 수준이란 것은, 학생 사회의 담론 수준과도 같았다.

우리 학교처럼 자신의 입장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회에서는 지나가는 학우의 생각 하나 담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지난 봄, 우리는 한 주제를 두고 수없이 많은 목소리로 토론과 토론을 거듭했었다. 그리고 그것을 오롯이 담으려고 노력하면서, 우리 신문도 조금 더 나아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봄의 비극은 절대 반복되지 않아야 하지만, 학생 사회의 크고 작은 토론은 여전히 활발했으면 한다. 신문의 기삿거리를 염려해서가 아니다. 학생 사회의 건전한 담론 형성을 위해서다. 그렇다면, 학생 언론의 미래 또한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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