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제26대 학부 총학생회장 선거가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내일’, ‘두근두근’, ‘올人원’등 세 선본이 참여해 경쟁이 그 어느 해보다 뜨겁다. 경선조차 어려워 하나의 후보에게 찬성과 반대로 투표하던 지난 선거들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총학생회장 선거에 이처럼 여러 후보들이 출마한 것은 총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와 관심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학교 운영에 학생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제26대 학부 총학생회에 거는 학생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으며, 치열한 경합을 뚫고 당선된 후보는 그러한 학생들의 기대에 부응해 성공적인 총학생회장이 되기를 바란다.

2011년 우리 학교는 그 어느 때보다 큰 시련을 겪었고, 개혁의 방향을 둘러싼 갈등은 아직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상태다. 보직교수, 평교수, 직원, 학생의 생각이 모두 일치하지 않는 데다가 학생들 사이에서 의견이 통일된 것도 아니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시기일수록 대표자는 구성원들의 합의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제26대 학부 총학생회장 선거에 뛰어든 세 선본은 구체적인 비전과 공약을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각 선본이 내세운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이 1년동안 학부 학생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 학교는 경선을 통해 총학생회장을 선출한 경험이 많지 않다. 2011년 총학생회를 제외하면, 최근 몇 년동안 총학생회장 선거는 단일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로 치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해마다 이념적 배경을 첨예하게 달리하는 후보들이 난립해 사생결단식 선거 운동을 펼치는 일부 종합대학과는 달리, 우리 학교의 선거운동은 상대편 선본과 민주적인 절차를 존중한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다. 다만, 선거 운동이 지나치게 차분하게 진행되다 보니 유권자인 학부 학생들에게조차 각 선본이 내세우는 비전이나 공약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우려도 있다.

학부 총학생회장은 학부 총학생회의 대표가 아니라 학부 학생 모두의 대표이다. 따라서 학부 총학생회장 선거는 선본들 사이의 경쟁이 아니라, 내년도 학교 운영에 있어서 학부 학생들의 입장을 결정하는 학부 학생들 모두의 고민과 토론의 과정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거에 참여한다는 것은 단지 투표소에 찾아가 투표하는 행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 선본의 비전과 공약을 확인하고, 지지하는 후보를 결정하고, 그 후보에게 내년도 총학생회에 바라는 각자의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제26대 학부 총학생회장 선거는 오는 23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7개 투표소에서 실시된다. 학부 학생 모두는 신성한 권리를 행사해야 할 것이며, 투표소에 가기 이전에 적어도 각 선본의 비전과 공약 정도는 확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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