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코너의 운영 실태와 개선 방안

과일코너 왜 이용하지 않는가

 학부식당 밖까지 줄이 길게 이어지는 점심시간에도 과일코너를 찾는 사람을 보기는 어렵다. 과일코너 이용에 대해 김환 학우(산업디자인학과 06)는 “가격이나 신선도면에서는 외부 과일가게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없다. 차라리 불편하더라도 밖에서 사오거나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편이 낫다”라고 이야기했다.

 금강케이터링의 한석귀 사장은 학우들이 과일코너를 잘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상 주변에서 과일코너를 통해 과일을 구매하는 학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시중가와 가격 차이는 크게 나지 않아, 판매 품목과 이용시간의 다양화 필요해

 

과일코너의 과일이 시중의 과일보다 비싸다?

 학부식당에 있는 과일코너에서 판매하는 과일은 사과, 오렌지, 귤, 키위, 금귤, 딸기 등 총 여섯 종류이다. 경매시세에 따라 과일의 가격에 변동이 생기기도 하나 일반적으로 사과와 오렌지는 개당 1,000원, 귤은 개당 400원, 키위는 개당 6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금귤은 한 봉지 당 1,200원이며 딸기는 한 팩 당 3,500원이다.

 학교 밖에 있는 과일 전문 상점은 사과를 크기에 따라 개당 1,000원과 1,300원으로 나누어 판매하며, 오렌지는 개당 1,000원, 키위는 개당 500원, 딸기는 한 팩당 3,500원에 판매한다. 귤은 박스와 봉지 단위로 판매하는데 귤 약 25개가 들어 있는 한 봉지는 10,000원으로 귤 하나당 약 400원에 판매해 전반적인 과일의 가격은 과일코너와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대형 할인 마트는 과일 대부분을 개수가 아닌 무게에 따라 가격을 매긴다. 게다가 저 농약 친환경 제품, 고당도 제품, 제수 및 주스용 등 같은 과일도 다양한 종류로 판매하기 때문에 과일코너나 과일 전문 상점과 가격을 단순하게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에 판매 상품 중 학부식당에서 판매하는 과일과 유사한 품목을 선택해 낱개 단위 가격을 계산해 비교했다. 사과는 상자 단위로 3kg에 12,800원으로 한 상자 당 사과가 약 10개 들어 있어 개당 약 1,280원에 판매한다. 알뜰 상품은 사과 약 네 개가 들어 있는 1.3kg들이 사과 한 팩을 3,180원에 판매해 개당 약 800원으로 더 싼 가격에 판매한다. 오렌지는 개당 980원, 키위는 개당 580원에 판매하며 500g 금귤 한 팩은 3,980원에 판매한다.

학교 밖의 과일 전문 상점이나 대형 마트와 비교해 본 결과, 교내의 과일코너의 가격은 시중의 과일 가격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과일 선택의 폭이 좁다

과일코너의 경쟁력이 학교 외부의 시장 보다 떨어지는 큰 이유는 가격보다 선택할 수 있는 과일의 폭이 좁다는 데 있다. 과일 코너의 안내판에는 여섯 종류의 과일을 판매한다고 쓰여 있지만 실제로는 모든 과일이 준비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구매 가능한 과일은 서너 종류인 때가 잦다. 이에 반해 과일 전문 상점은 모든 과일이 항상 준비된 것은 물론, 과일코너에서 판매하는 과일 이외에도 방울토마토, 바나나, 참외, 한라봉 등을 판매한다. 우리 학교 밖의 과일 전문 상점을 운영하는 한 판매자는 “KAIST 학생이 우리 가게에서 과일을 종종 사간다. 주로 기숙사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방울토마토, 바나나, 사과 등을 사가고는 한다”라고 밝혔다.

대형마트는 과일코너나 학교 밖 과일 전문 상점과 비교하면 선택의 폭이 훨씬 넓다. 망고, 자몽 등 과일코너나 과일 전문 상점에서 접하기 어려운 과일도 판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숙사에 사는 학우들이 직접 잘라 먹기 어려운 파인애플과 같은 과일은 잘라서 판매한다. 조준호 학우(생명 화학공학과 07)는 “우리 학교 과일코너는 판매되는 과일의 종류가 적고 외부 과일가게에 비해 과일의 신선도도 떨어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동선 복잡, 이용시간 제한 등 이용하기 불편해

현재 과일코너는 학부식당 북서쪽에 자리 잡고 있는데 배식 경로와 연결이 되지 않아 이용이 불편하다. 배식 계산대를 지난 곳에 과일코너가 있어 과일을 구입하려면 식사 계산을 마치고 다시 줄을 서서 과일을 구입해야 한다. 최재헌 학우(무학과 08)는“반찬을 고르다가 과일이 먹고 싶어도 과일코너가 멀리 떨어져 있어 가기가 불편하다”라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동선의 문제점에 대해 한 사장은“그 점은 이미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냉각기의 설치 문제 때문에 냉장고의 이동이 쉽지 않아 다음 달 학부식당 리모델링 시 위치를 옮길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학부식당 리모델링 공사는 오는 5월 10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며, 학우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5월 말까지는 푸드코트 부분만 공사를, 그 이후는 식당 전체 중 절반씩 공사가 계획되어 있다. 공사는 7월 말에 끝날 예정이다.

학부식당은 리모델링을 통해 식당 메뉴판을 모니터로 바꾸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여러 언어로 메뉴를 소개할 수 있게 하고, 가구와 천장, 바닥 등의 내부 디자인 전환, 식기 교체 등과 함께 과일코너의 위치도 옮길 예정이다. 과일코너는 냉각기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의 공사가 필요하다. 리모델링 시 냉각기를 천장으로 옮겨 유제품 코너 옆에 냉장고를 설치해 학우들의 이용을 더욱 쉽게 할 예정이다. 학부식당을 이용하는 학우들은 과일코너 냉장기 옆을 지나 유제품 냉장기, 식판, 반찬 코너, 계산대 순으로 이동하게 된다.

과일코너의 이용 시간대도 문제다. 과일코너는 배식 시간 때에만 계산대를 통해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배식 이외의 시간에는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늦은 밤 등 배식 시간이 아닐 때 과일을 구매하고자 하는 학우들은 불편함을 토로한다.

 

금강케이터링, 과일코너 활성화 위해 노력할 것

지금의 과일코너는 한 사장이 여러 대학을 돌아다니며 연구한 끝에 마련되었다. 고려대학교에서 학부식당의 식대 앞 상자에 과일을 마련해두면 학생들이 담아가 구매하는 데서 착안했다. 과일코너 과일의 품질을 신선하게 유지하기 위해 별도의 냉장고를 구매했으며 과일코너를 담당한 영양사와 조리사가 지속적으로 관리하도록 해 높은 신선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과일은 새벽 3시경 사장과 직원이 직접 경매시장에 나가 음식재료와 함께 구매한다. 가격이 외부에 비해 높다는 학우들의 불만에 한 사장은“과일 가격은 그날의 경매 가격에 따라 결정된다. 외부 시장과의 가격을 비교해 보았을 때 비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한 사장은

“과일 품질이 떨어진다는 불만도 접했다. 경매시장의 특성상 과일은 상자단위로 구매하게 되는데 학생들이 낱개로 과일을 선택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하다 보니 좋은 품질의 과일은 먼저 팔리고, 상대적으로 남아 있는 과일의 품질은 그에 비해 뒤떨어진다. 아마 이 때문에 품질이 좋지 않다는 인식이 심어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더불어“이렇게 팔고 남은 과일과 수량이 맞지 않아 남은 재고 품목은 과일샐러드 등으로 만들어 학부식당에서 판매하고 있다”라고 한 사장은 말했다.

금강케이터링은 과일코너를 활성화시켜 가을학기까지 다양하고 저렴하며 싱싱한 과일을 학생들이 더욱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 사장은“학생들이 과일코너 개선에 대한 좋은 의견이 있으면 말해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