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닭] 하나의 사건, 두개의 해석… 계속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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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닭] 하나의 사건, 두개의 해석… 계속되는 까닭은?
  • 박찬우 기자
  • 승인 2011.11.07 2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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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6일, 제211회 KAIST 임시이사회가 서울 르네상스 호텔에서 진행되었다. 이 결과를 놓고 교수협의회(이하 교협)와 학교본부의 입장이 극명히 엇갈려 학교 안팎으로 논란이 일었다. 이전에도,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학교의 갈등 상황 속에서, 하나의 사건을 두고 해석은 두 개인 상황이 수 차례 벌어져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혁신위 합의서, 보지 않고 사인했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 9월 전체교수회의에서 서남표 총장의 “(혁신비상위원회 구성 등에 관한) 합의서를 잘 모르고 사인했다”는 말에서 시작되었다. 이 합의서는 지난 4월 13일 혁신비상위원회의 구성과 권한을 규정하기 위해 서 총장과 경종민 교협 회장이 합의한 문서다. 경 회장은 이 과정에서 같은 날 오후 2시경 총장실에 찾아가 합의를 요청했고, 실제 결재는 이튿날 오전 10시경 이루어졌다고 밝히며, 총장이 분명히 합의서를 검토할 시간이 있었으므로, 서 총장의 ‘잘 모르고 사인했다’는 발언은 거짓말이라 질타했다. 

 이에 대해 학교 본부는 교협 측이 말의 앞뒤를 다 자르고 특정 부분만 인용해 사용한 것이라 반박했다. 한 학교 관계자는 “이 문제는 단순히 문자를 읽었느냐, 안 읽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총장님은 ‘교협이 제시한 26개의 안건이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닌, 정치적인 것을 관철하는데 이용될 줄은 모르고 사인했다’고 말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총장님 혼자 단상에 서 계시고, 그 앞에 앉은 교수들이 소리높여 비판하니 총장님이 조금 당황하신 듯하다”라며, “행간의 의미와 전체적인 말을 다 듣고 판단해야지 단편적으로 앞뒤를 자르면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학교 본부의 해명에 경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서 총장의 발언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 파일에는 “내가 사인을 했다 그러는데, 나는 뭘 사인했는지 모르고 사인했다. 솔직히 말해서 나한테 종이 가져와서 사인하고 그러면 다 해결된다고 해서...”라는 발언이 녹음되어 있었다. 경 회장은 “전체교수회의는 교무처에서 모든 것을 녹음하며, 따라서 총장의 발언은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라며 학교의 ‘일부만 인용’ 주장을 일축했다.


혁신위 의결 사항, 보고받은 적 없다?

 지난달 5일, 우리 학교에 대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열렸다. 두 번째 논란은, 국정감사 중, 서 총장의 “한 번도 혁신위 의결사항을 중간에 보고받은 적이 없다”라는 발언에서 불거졌다. 이는 안민석 의원의 ‘혁신비상위원회 핵심 요구 안건 3건을 총장이 불이행하고 있다’라는 지적에 대한 답변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에 대해, 교과위 변재일 위원장은 “한 번도 혁신비상위원회의 중간보고를 받거나 협의한 적이 없다는 말은 납득하기 어렵다”라며, “KAIST의 후속조치 진행상황을 점검하는 별도의 상임위원회나 청문회를 만들 필요성이 있는지 여야가 합의하겠다”라고 밝히며 위증 논란이 일어났다.

 이에 대해, 경 회장은 “당시 국감을 참관하던 기자들에게 전화가 와서, 혁신위 안건 보고 여부를 확인해주었다”라며, “총장의 답변은 명백한 거짓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본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총장님이 순간적으로 한자어 의미를 혼동한 것이다. 총장님은 보고를 받은 것이 아닌 통보를 받은 것이라고 말하려 했을 뿐이다”라며, “교협 측에서 제대로 된 보고를 하지 않고, 이미 자신들이 다 결정한 뒤, ‘학교에 의결하라’고 ‘통보’한 것을 ‘보고’라고 볼 수는 없지 않나”라며 위증을 부인했다.

 또한, 학교 본부는 “경 교수가 찾아온 적은 있었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당장 시행하라는 이야기만 했을 뿐”이라며, “경 교수가 4차례에 나누어 마음대로 언론에 알리는 것도 합의서에는 없었던 내용이다”라고 밝혔다. 국회 위증과 관련해서는 “국회의원들은 당연히 보고의 절차가 있다고 가정하고 질문한 것이다”라며, “일부 의원이 위증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국감이 끝난 후 총장님이 당시 ‘보고’와 ‘통보’를 구분하지 못한 것에 대한 해명서를 문서로 작성해 국회가 받아들였고 이로써 모든 일은 끝난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 회장은 보고에 있어 절차상의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 회장은 “보고 절차와 같은 것들은 혁신위에서 보직교수가 배석한 상태에서 의결을 다 끝내고 그 절차에 따라 보고한 것이다”라며, “언론에 내용을 알릴 때도, 공개에 앞서 총장에게 의결사항과 함께 첨부 파일까지 모두 보고했다”라고 말하며 보고 절차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한 번은 보고를 하러 갔는데, FDC를 기초필수과목에서 제외하는 사항과 그 당시 교수협의회보에 쓴  카이스트의 비전에 관련된 글에 대해 (총장이 나를) 굉장히 몰아세워서 혁신위 의결 사항에 대해 보고는 못 하고, ‘교협 회장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라고 말하고 나왔다” 라고 밝혔다.


총장 사퇴 요구, 아무 목적 없다?

 세 번째 논란은 국정감사가 끝나고 지난달 13일 열린, 전체교수회의에서 시작되었다. 이날, 서 총장이 “얼마 전 교협 회장과 독대를 했을 때 (나에게) 이러시는 목적이 무엇이냐 묻자 교협회장이 ‘아무 목적이 없다’라고 대답했다”라고 발언하자, 이에 경 회장이 반발하며 진실 공방이 펼쳐졌다.

 총장과 교협회장의 만남에 배석했다는 한 학교 관계자는 “총장님과 경 교수가 만났을 때, 총장님이 경 교수의 (교협이 추진하는 일련의 모든 일에 대한) 의도를 묻자 ‘별 목적이 있을 것 같은가? KAIST와 총장님이 좋은 길을 걷는 것이 목적이다’라고 답했다”라며, “경 교수가 그 대화에서 사퇴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라고 밝혔다.

 경 회장은 “만남은 독대로 진행되었다고 기억하고 있으며, 총장이 발언한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별 목적이 없다’와 비슷한 발언을 했을지는 몰라도, 그 핵심은 그 뒤에 말한 ‘KAIST를 위해서이다’라는 말이 핵심인 것은 3살 아이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서 총장의 발언이 거짓이라고 서 총장을 질타했다. 또한, “전체교수회의서 재차 확인하자, 전체교수회의 마지막 즈음에 총장이 사과했다”라며 “총장이 듣고 싶은 말만을 선택적으로 기억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사회, 총장의 손 들어줬다?


 마지막 논란은 지난달 26일 열린 이사회의 결과를 놓고 벌어졌다. 제211회 임시이사회 직후, 홍보팀은 ‘KAIST 개혁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은 만큼 이사회는 총장의 개혁을 지지한다’라고 밝혔고, 이에 대하여 경 회장이 이의를 제기했다.

 교협은 “3명의 이사로부터 전화와 이메일로 이사회의 반 이상을 총장을 질타하는데 할애했고, 거취에 대한 논의도 분명히 있었다고 전해”라며, “총장이 소신 없이 합의서에 사인하고, 말을 번복하는 등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고 들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의사록 결과에 대해서 “첫 번째 항목은 예의를 차려 표현한 것이고, 우려가 감긴항목은 총장이 소신 있게 행동을 하라는 기회를 한 번 더 준 것이지, 총장이 여태껏 해오시던 대로 마음껏 독선을 하라고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니다”라며, “심지어 한 이사는 ‘의사록의 결과는 거짓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 본부는 지난 4일 발표된 이사회 의사록 결과를 보이며,  “최근 총장의 리더십이 후퇴하는 모습을 보여 개혁을 더디게 한다는  질책은 있었지만, (이사회에 뒤처리를 떠넘기는 등에 관한) 다른 질책은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의사록이 나온 이상, 더 이상의 말꼬리를 잡는 식의 소모전은 그만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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