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박사와 하이드>에는 지킬과 하이드라는 두 인격으로 분리되는 해리성정체장애가 나온다. 소설과 영화에 단골 소재인 해리성정체장애는 한 사람이 둘 이상의 인격을 가지고 있는 정신질환으로 다중인격장애라고도 한다.

해리성정체장애란

 해리성정체장애의 실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많은 논란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한 사람의 내부에서 오랜 시간 형성되어왔던 불안정한 정신상태의 일부가 일시적으로 전면에 드러나는 현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끔찍한 충격을 받아 생기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나타나기도 하고 어린 시절의 육체적, 성적 학대로 각인된 트라우마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이는 기억하고 싶지 않거나 감당할 수 없는 충격적 경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무의식이 새로운 인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때 발현된 제2, 제3의 인격은 상처받은 무의식의 발현이다.

 보통 5-10개의 인격이 존재하며 인격의 전환이 매우 급작스럽게 일어난다. 분리된 인격들은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폭력적인데다, 인격이 전환되면 서로 다른 인격이 한 행동이나 말, 생각 등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다른 인격이 남긴 흔적을 통해 다른 인격이 존재함을 인지할 수 있다.

 해리성정체장애의 증상과 원인에 대해서 확실한 것은 아직 없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 정서적으로 불안한 환자에게 항 우울제, 항 불안제를 투여하고 다른 인격과의 대화를 통한 심리 치료를 한다.

해리성정체장애로 인한 죄는 무죄

 미국에서는 해리성정체장애를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여겨 정신질환 환자가 저지른 사건은 무죄로 판결하는 것을 똑같이 적용한다. 그래서 해리성정체장애를 앓고 있다며 무죄를 주장하는 흉악범죄자의 사례가 있다.

 이런 사례 중 가장 유명한 사건은 <프라이멀 피어>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케네스 비안치 연쇄살인 사건’이다. 비안치는 여러 이름과 직업을 사칭하며 10명의 여성을 연쇄강간살인했다. 그러나 비안치는 해리성정체장애로 판명되어 무죄를 선고받았다.

▲ 비안치 사건을 다룬 <프라이멀 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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