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표면 플라즈몬의 개념을 도입해 핫전자를 이해하고 측정해

 

 우리 학교 EEWS 대학원 박정영 교수팀이 태양광을 흡수해 생성되는 핫전자와 표면 플라즈몬의 상관관계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 <나노 레터스> 9월 14일 자 온라인 속보에 게재되었다.

높은 에너지를 가진 전자, 핫전자

 금속의 자유전자는 상온에서 26 meV 정도의 열에너지를 가지는데, 핫전자는 이보다 100배 이상 높은 1~3 eV 정도의 에너지를 가진 전자를 말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들뜬 전자’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금속의 표면에 빛이 흡수되거나, 화학 반응이 일어나거나 마찰력으로 에너지가 전달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경로가 있다. 첫 번째는 격자 진동으로 열이 발생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자유전자가 에너지를 흡수해 핫전자가 생성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경로는 혼재되어 있는데, 금속 표면에 일정한 에너지를 주고 핫전자를 측정하면 어느 경로가 더 우세한지를 알 수 있다.

금속과 반도체가 만난 나노 다이오드

 박 교수는 핫전자의 검출에 얇은 금속 박막과 반도체로 이루어진 나노 다이오드를 사용했다. 두 물질 사이에는 높은 에너지 장벽인 샤키 배리어(Schottky barrier)가 형성되어야 하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이 장벽을 높이기 위해 금속은 금을, 반도체로는 티타늄 산화물을 사용했다. 이 때 에너지 장벽은 1eV 정도로, 이 장벽을 넘고 검출되는 전자를 핫전자라고 할 수 있다.

 티타늄 산화물은 티타늄과, 티타늄은 금과 저항접촉(ohmic cont-act)에서 연결된다. 샤키 배리어를 넘어온 전자는 곧바로 붕괴되고, 결과적으로 전하를 중화시키기 위해 저항접촉으로 전자의 흐름이 발생한다. 이 전류를 검출하면 핫전자의 발생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

표면 플라즈몬은 핫전자를 증폭시킨다

 나노 다이오드 금속박막의 표면에는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나노 섬이 형성되어 있는데, 크기에 따라 고유 공명파를 가진다. 이 위로 빛을 쏘아줬을 때 나노 섬의 공명파와 빛이 본래 가지고 있던 주파수가 잘 겹치면 진동이 일어난다. 이때 발생하는 것이 표면 플라즈몬(surface plasmon)으로, 금속 박막 표면에서 자유전자의 집단적 진동을 말한다.

 플라즈몬 공명이 일어나면 전자들이 가질 수 있는 상태의 가능성(Density Of State, DOS)이 순식간에 증가한다. 표면 플라즈몬으로 핫전자가 증폭되는 것은 이 DOS의 증가라는 개념에서 정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정량적 측정은 아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경험적 아닌 설계적으로 새로운 나노 물질 개발 가능해

 박 교수는 이번 연구가 더 응용되면 복합 나노 촉매 등 여러 가지 새로운 종류의 나노 소재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전까지는 경험적으로 어떤 물질을 개발했다면 이제는 나노 입자의 크기, 모양, 성분을 조절하면서 기능성 나노 물질을 개발할 수 있다. 또한, 기존에는 핫전자가 생성되는 화학 반응이 일어나기 전과 후를 비교한 뒤 중간 상황을 예측했는데, 이번 연구를 응용하면 그 화학적인 에너지 전달 과정을 원자력 현미경이나 여러 분광 기법들을 이용해 직접 관찰할 수 있다.

빛과 표면 플라즈몬으로 핫전자를 이해한다

 기존에는 촉매 도중에 검출되는 핫전자에 초점을 맞춘 촉매 나노 다이오드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었는데, 박 교수팀의 연구는 최초로 핫전자 연구에 빛과 표면 플라즈몬의 개념을 도입했다. 핫전자는 에너지가 소모되는 과정에서 기본 요소이기 때문에, 이를 제어할 수 있으면 빛을 더 잘 흡수하거나 에너지 전달을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다. 또한, 화학 반응에서 광촉매와 같은 새로운 종류의 소재도 개발이 가능하다. 이런 원리 규명과 기본적인 기작의 이해를 바탕으로, 에너지 장벽이 낮은 물질과 큰 물질을 잘 접목하면 효율이 높은 에너지 소자 개발도 가능하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빛과 표면 플라즈몬 개념의 도입으로 표면과학에서 굉장히 중요한 연구 주제인 ‘핫전자’에 대한 이해를 한 단계 넓혔다”라며 “이를 공학적으로 잘 응용하면 보다 효율이 높은 광전소자나 태양 전지 개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 나노다이오드를 이용한 핫전자 태양전지 모식도. 금속 박막에 도달한 빛은 전자를 여기시키고, 이렇게 생성된 핫전자는 티타늄 산화물 박막과의 에너지 장벽을 넘어 검출된다. 실리콘 산화물은 절연체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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