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응원단 ELKA 제7대 단장 황병웅

2011년 9월 2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개최된 우리 학교 가을학기 최대 행사, 제10회 POSTECH-우리 학교 학생대제전(이하 카포전)이 24일 폐막식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아쉽게도 우리 학교의 패배로 끝이 났지만, 그 아쉬움도 잠시뿐, 지나고 돌이켜보면 기분 좋은 일이 더 많은 카포전이었다.

매년 개최되는 카포전은 많은 학우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행사다. 기획단 상상효과, 각 운동경기 대표 선수들과 우리 응원단 ELKA는 이르면 6월부터 카포전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비록 학우 분들의 눈에는 부족하고 어설픈 점이 많은 행사라서 준비하는데 뭐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느냐고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제대로 된 안내서 하나 없는 아마추어들이 아등바등하다 보면 어느새 달력은 세 장이 넘어가 있다. ELKA의 경우, 하루 6시간의 강훈련을 거치며 훈련 뒤에는 기획단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회의도 하고,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열두 시가 된다. 이렇게 힘들게 2개월을 보내면 몸과 마음이 지친다. 응원단의 특성상 몸에 무리가 가는 동작을 많이 하다 보니 여기저기 아플 때도 잦을뿐더러, 남들은 외국여행이다, 어학연수다, 인턴이다, 하며 바쁘게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데 오로지 나만 학교에 남아 뒤처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상대적 박탈감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2011 카포전을 보며, 내가 우리 학교 응원단 ELKA의 단장이라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러웠다. 카포전에 대해 학교에서도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약속해 주었고, 선수들도 어느 해보다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으며, ELKA 또한 응원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이번 카포전은 잘 치러낼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자신감을 확신으로 만들어준 것은 바로 많은 학우의 참여와 호응이었다. 이전까지의 카포전에는 학우의 참여율이 매우 저조했다. 하지만 이번 2011 카포전에는 여러 경기와 행사에 일반 학우들이 응원에 많이 참가해 주었다. 덕분에 300명에 불과한 우리 측 서포터즈와 비교하면, 600명이나 되는 포스텍 측 서포터즈를 상대로 오히려 응원을 압도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적극적인 참여가 카포전을, 그리고 ELKA를 존재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아무리 열심히 준비한다 한들, 많은 학우가 관심을 두고 참여하지 않는다면 카포전은 축제로서의 의의를 상실한다. 하지만 올해 열심히 응원해 주시는 학우들의 모습을 보며 선수들은 물론 우리도 큰 힘과 감동을 얻었다.

이렇게 준비 측면에서도, 참여도 측면에서도 예년보다 많이 발전해 왔지만, 카포전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상상효과는 매년 과학퀴즈나 인공지능 경기와 같은 상대적 비인기 종목 선수와 해설자를 모집하는데 곤욕을 치른다. 학우들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카포전은 4천 학부생을 아우를, 나아가서 석, 박사와 교직원 및 교수님까지 참여할 수 있는 진정한 축제의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다. 카포전이 진정한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 몇 년이 필요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카포전에 관심을 두고 참여해 준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진정한 축제로서의 카포전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카포전을 준비하고, 카포전에 참여한 모든 우리 학교 구성원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2012년에는 더욱 나아진 카포전을, 더욱 발전한 카이스트인의 힘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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