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포카전 경기장, '더 치열했던' 경기장 뒷편의 순간들

<24시>는 우리 학교 안팎의 특정한 공간이나 특이한 날짜, 또는 특별한 사람을 24시간 내에 관찰해 글과 사진으로 전달하는 신개념 ‘다큐멘터리형 르포’다.

POSTECH-KAIST 학생대제전은 원칙상 우리 학교에서 진행하면 ‘포카전’, POSTECH에서 진행되면 ‘카포전’으로 불린다. 취재진의 서술은 ‘포카전’으로 하되, 인터뷰에서의 ‘카포전’은 현장감을 위해 그대로 인용했다. [편집자 주]


얼기설기 걸린 다양한 현수막의 행렬을 지나 학부 식당에 도착하자 보이는 것은 거대한 붉은 물결. 점심을 먹은 POSTECH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다. 한 학생이 이리저리 둘러보며 카페베네로 향한다. 붉은색 티셔츠를 입지는 않았지만 뭔가 익숙치 않은 모습이, 한눈에 봐도 우리 학교 학생은 아닌 듯하다. 댄스동아리 교류를 위해 방문한 이계병 씨는 “KAIST에 오니 카페베네의 커피가 정말 싸서 좋다”라며 “캠퍼스가 넓고 커피 값이 싼 KAIST가 이길 것 같다”라고 농담을 던진다.

우리 학교에서 ‘붉은 물결’을 직접 보고 나니 이제야 포카전의 느낌이 물씬 난다. 멀고도 가까운 POSTECH 학생들과 함께한 이틀, 뜨거웠던 경쟁과 교류의 동고동락을 담았다.

[23일 오후 1시] “대항보다는 교류의 느낌이에요” 

평소에는 텅 비어 있는 스포츠컴플렉스 2층. 붉은 티셔츠를 맞춰 입은 사람들이 어지럽게 배치된 방송장비를 조작하고 있다. 포카전의 생중계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POSTECH 방송문화연구회(PBS)다. 바쁘게 움직이는 학생들과 대화를 하려 하니 일제히 뒤에 앉아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바로 PBS 편집부장 지승우 씨다.

“카포전 때마다 지난 경기를 분석하고 촬영과 중계를 했어요. 멀리 포항에서 과제를 하고 있을 학우들에게 카포전의 열기를 그대로 전해주고 싶네요. 우리 학교가 이길 거라고 말하고 싶지만, KAIST 학생들이 연습을 많이 했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치열한 경기가 될 것 같습니다.” 

한편, 스포츠컴플렉스 정문에는 우리 학교 그림동아리인 그리미주아가 무료로 페이스페인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십 명의 학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고, 그리미주아 학우들은 굉장히 바쁘게 손끝을 움직인다. 기자가 직접 얼굴에 우리 학교 마크 페인팅을 받으며, 이들과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페이스페인팅을 해 주는 사람은 그리미주아 전 회장인 박의윤 학우(건설및환경공학과 10)다.

“방학 때 카포전 기획단으로부터 페이스페인팅 행사를 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준비한 거예요. 아직 POSTECH 학생보다 우리 학교 학우들이 더 많이 참여한 듯해요. 작년보다 더 활발해진 느낌이에요. 대항전이라기보다는 교류전의 느낌이 난달까. 저녁에는 같은 고등학교에서 POSTECH에 진학한 친구들과 만나 신나게 놀아야죠.”

사진/ 양현우 기자

[오후 2시] “승패를 떠나 노력과 교류의 마당을”

2시에 시작하는 개막행사를 위해 많은 학생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다. 우리 학교와 POSTECH의 행사준비위원들이 여기저기서 ‘STAFF’가 써진 옷을 입고 분주히 학생들을 지휘한다. 얼핏 봐도 POSTECH 학생이 더 많아 보인다.

개막식이 시작되었다. 서남표 총장과 한성호 POSTECH 학생처장이 개회사를 간단히 마치고, 각 학교의 응원단인 ELKA와 Cheero의 응원전이 이어진다. 뜨거운 응원전에 각 학교의 학우들은 일어나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부르며 한판 축제의 열기를 점차 고조시킨다.

같은 시각, 복도에서는 개회사를 마치고 나오는 서남표 총장을 만날 수 있었다. “이번 대제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건전한 축제에서 만나, 함께 교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기는 것도 좋지만, 승리 그 자체보다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친선을 도모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오후 3시] “최고 공과대학 포-카 교류 확대하고파” 

무대 오른쪽 뒤로, 화려한 응원과 영상에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POSTECH-KAIST 학생대제전 준비위원회(이하 포준위)다. 위원장인 POSTECH 학생 박제현 씨는 인터뷰를 제안하기 어려울 정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보였다.

“KAIST 캠퍼스는 너무 넓고 길이 많아 복잡해요.(웃음) 서로 경쟁한다는 개념은 지난 여덟 차례의 포카전을 거치면서 체계가 정리되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양 이공계 최고 학교 간에 좀 더 교류가 활성화된 포카전을 만들고 싶어요. 전체 1,400여 명의 POSTECH 학우 중 절반에 가까운 650명이 이번에 서포터즈로 지원했어요. 학우들이 포카전에 대해 이만큼이나 뜨거운 열정과 관심이 있구나. 이런 걸 확인할 수 있어 좋았어요.”

사진/ 한연승 기자

[오후 4시] “그래도 ‘우리’ 학교가 이기겠죠”

4시가 되고, 학생들이 스포츠컴플렉스에서 공연을 보다가 축구 응원을 위해 운동장으로 모인다. ELKA와 Cheero는 지치지도 않는 듯 열띤 응원전을 벌인다. 심판의 호각소리가 운동장을 가르고, 학우들의 눈은 연신 공을 쫓는다. 치열한 공방전이 운동장 안팎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풋살 경기장 쪽의 골대 뒤에서 한 학생이 축구복을 입고 앉아있다. 이번 포카전 축구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축구동아리원인 최수형 학우(무학과 11)다. 최 학우는 이번 경기에 볼 스태프로 참여한다.

“허리케인 11학번이에요. 저희 선수단은 7월 초에 선발을 통해 선수를 정하고 방학 동안 훈련을 진행해요. 실력이 되면 내년 카포전 축구경기에 출전하고 싶어요. 우리 학교가 훈련을 굉장히 열심히 했기 때문에 축구는 우리 학교가 필승일 겁니다”

한편, 경기장 한 쪽으로 붉은 옷을 입고 친구들과 함께 축구를 관람하는 사람들이 있다. 관람석이 햇빛을 정면으로 받자, 햇빛을 피해 반대쪽 관람석으로 옮겨온 POSTECH 학생 장현철 씨다. 잠시 휴식시간을 이용해 대화를 청했다.

“비록 밴드의 공연을 보느라 전반을 많이 놓쳤지만, POSTECH의 공 점유율이 높네요. 우리 학교가 더 잘하는 것 같아요. KAIST도 잘하긴 하지만 결국 우리 학교가 이기겠죠.”

우리 학교에 처음 온 POSTECH 학생의 캠퍼스 감상평이 궁금했다.  

“캠퍼스가 크고 개방적인 분위기에요. 포카전의 결과에 상관없이, 이번 기회를 통해 KAIST의 여러 학생과 많이 교류하고 싶어요.”

[오후 5시] “경기력도, 매너도 높이 평가합니다”

아직은 강렬한 햇볕 아래서, 지켜보는 내내 박진감이 넘쳤던 축구 경기가 끝났다. 경기는 1:0으로 우리 학교의 승리. 우리 학교의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골을 넣은 김주창 학우(전기및전자공학과 석사과정)는 동료들에게 헹가래를 받으며 골을 넣은 기쁨을 축하받았다.

“저는 와일드카드인 석사과정 선수 3명 중 하나에요. 골을 넣었을 때, 이미 넣었어야 할 골을 너무 늦게 넣은 것이 아닌가 싶어 우리 학교 학우들에게 미안했어요. 7:0 승리를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POSTECH 팀이 훈련을 열심히 한 것 같아요.”

같은 시각, POSTECH 팀은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패배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감독의 이어지는 훈계와 격려 속에서 엄숙한 분위기가 흘렀다.

한편, 심판진은 경기장의 한쪽에서 여러 축구용품들을 정비하고 있었다. 이번 포카전 축구경기 주심을 맡은 대한축구협회 이병은 주심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이 주심은 “10년 간 연고전을 비롯해 많은 대학축구 경기의 주심을 봐 왔지만, 오늘 경기는 타 대학들의 경기보다 경기력도 좋고, 매너도 좋았다”라며 각 학교를 추켜세웠다.

[오후 7시] “학우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해요”

어느덧 어둠이 내렸다. AI(인공지능) 및 스타크래프트 경기가 곧 시작될 스포츠컴플렉스 한편에는 Cheero 측 응원단 라커룸이 임시로 마련되어 있다. 이 곳에서 야외 응원으로 지친 모습의 Cheero 남승연 응원단장을 만날 수 있었다. 대화를 걸자 이내 밝게 웃으며 인터뷰에 응한다.

“저희는 당연히 우리 학교가 우승하면 좋죠. AI와 스타크래프트 경기는 사회자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조용히 응원할 계획이에요.”

AI 경기가 진행되고, POSTECH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로써 양 학교는 100:100으로 동점을 이루었다. AI 경기에서 큰 차이로 패배한 원인을 우리 학교 행사준비위원인 정영석 학우(생명과학과 10)에게 살짝 물었다.

“카포전을 준비할 때 학교 측의 지원이 많아 금전적 어려움은 크지 않았어요. 반면에, AI 경기에 선수로 지원하는 학우가 없더라고요. 자칫 몰수패를 당하게 되는 상황이었지요. 선수를 충원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많은 관심을 보여 주시고 적극적으로 지원하셨으면 좋겠어요.”

[오후 9시] “열심히 준비한 만큼, 즐겨주세요”

한 시간 전에 이미 시작하기로 되어 있었던 스타크래프트 경기가 음향 및 인터넷 문제로 기약 없이 지연되었다. 여기저기서 학우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사회자가 대체 경기를 진행하고, 농담을 하며 시간을 끌었지만, 계속해서 시간이 늦어지자 자리를 뜨는 학우도 속출했다. 친구들과 함께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보러 온 황호성 학우(무학과 11)는 경기가 늦어지자 볼멘소리를 했다.

“신입생디자인 조모임이 한 시간 후에 있어요. 그런데 지금 시작하면 몇 경기를 보지 못할 것 같아요. 스타크래프트 경기도 보고 싶으니, 일단 조모임을 미루려고요.”

스타크래프트 경기가 지연되고 있는 틈을 타, 선수단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우리 학교 대표팀은 연습에 열중하고 있고, POSTECH 학우들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POSTECH의 스타크래프트 대표 선수로 출전한 이호열 씨는 “연습을 너무 열심히 해 팔꿈치에 무리가 왔다”라며, “꼭 이겨 대전에 뼈를 묻고 가겠다”라고 승리의 의지를 다졌다.

한편, 우리 학교 대표인 함종욱 학우(물리학과 08)은 “인터넷 문제로 많은 연습을 할 수 없었지만, 열심히 준비한 만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스타크래프트 경기는 POSTECH이 3경기 중 2경기를 가져가며 승리를, 스타크래프트II 경기는 반대로 우리 학교가 3전 2승으로 승리를 가져가 총점 150:150으로 최종 승자를 내다볼 수 없는 예측불허의 양상을 보였다.

[24일 오전 10시] “승리의 함성과 함께하는 승리의 야구”

석림(碩林)의 밤은 낮보다 뜨거웠다. 밤사이 열린 비어 파티와 클럽 등의 교류 행사를 뒤로 하고, 오전 10시 야구경기가 시작된다. 오늘도 ELKA와 Cheero의 응원전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23일 밤에 시작해 새벽 4시까지 진행된 해킹대회에서, 우리 학교가 1600:200으로 압승했다는 소식이 학우들 사이에 퍼지며 응원에는 열기가 더해진다. POSTECH의 공격으로 시작한 야구 경기는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치열한 응원전만큼이나 뜨거운 접전을 벌인다.

바쁘게 움직이는 행사준비위원회의 안영남 학우(신소재공학과 10)는 “KAIST가 이기고 있어 정말 기분이 좋다”라며, “야구를 포함한 남은 경기도 승리하길 바란다”라고 말한다.

사진/ 한연승 기자

[오후 12시] “소수가 아닌 모두가 함께 승리한 것”

7회까지 이어진 야구는 15:11로 우리 학교가 승리를 차지했다. 이로써 우리 학교는 해킹과 야구에서의 승리를 바탕으로 200점 앞서나간다. 우리 학교 야구 선수들과 승리의 기쁨을 함께하고 있는 감독은 바로 김기원 학우(생명화학공학과 07). 승리의 소감을 물었다.

“우리 학교 선수들이 연이은 카포전 야구 경기의 패배로 심리적 불안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연습한 노력이 결과로 나타나 재미있는 경기를 선보일 수 있었지요. 소수 에이스를 통한 승리가 아닌, 모두 하나 되어 얻어낸 승리라 더욱 의미가 있어요”

[오후 1시] “과학퀴즈 200점, 승패는 네게 달렸다”

경기 시작 전, 인문사회과학동 앞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러 가는 ELKA를 볼 수 있었다. 밥을 먹으러 가는 한 ELKA 단원은 “응원이 힘들긴 해도 굉장히 재미있다. 밥 먹고 더 힘을 내서 또 응원할 거다”라며 열기를 불태운다.

우리 학교가 200점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과학퀴즈의 200점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양 선수들은 그 사실을 인지했는지, 집중력이 극에 달한 상태다.

‘Science War’의 명성에 걸맞게, 과학퀴즈의 문제는 인문, 과학, 전산 등 다양한 상식 및 지식분야에서 출제된다. 때문에 준비 방법과 공부 범위도 다양하다.

스포츠컴플렉스의 한편, 과학퀴즈에 출전하는 우리 학교 12명의 선수들이 눈에 띈다. 모든 선수의 손에는 최근 이슈가 되었던 주제들과 예상문제가 빼곡히 적힌 종이가 쥐어져 있다. 진지하게 종이를 보고 있는 주장 곽세현 학우(화학과 09)에게 각오를 물었다.

“작년은 윷을 던지는 방식이라 패배했지만, 올해는 다릅니다. 1.5배의 점수 차로 이길 계획입니다.”

그러나 과학퀴즈에 참여하는 후배는 생각이 다른지, 뒤에서 선배의 말에 끼어든다.

“에이 형, 2-3배 점수 차는 내서 해킹만큼 압도적으로 이겨야죠!”

[오후 3시] 학우들 외면 속 완패로 끝난 과학퀴즈

사회자가 연습게임을 진행하며 경기 규정을 설명하고 본격적인 과학퀴즈가 시작된다. 그러나 이내 음향 문제가 발생해 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되었다. 경기의 박진감이 떨어지자, 우리 학교 쪽의 한 무리의 학우들은 “소리가 너무 울려 문제가 안 들리니, 차라리 트위터 중계를 보는 쪽이 낫겠다”라며 자리를 떠난다.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고, 우리 학교 쪽은 ELKA와 ESKA 외의 학우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경기는 POSTECH 쪽으로 기운다. Science ‘War’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과학퀴즈가 우리 학교의 완패로 3시 44분경 종료되었다.

준비위원들은 서둘러 정리를 시작한다. 야구 때부터 일정이 늦어진 탓이다. 준비위원들의 너무나 빡빡한 일정으로 인해 취재진이 선뜻 대화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오후 5시] “치열한 농구 경기를 기대합니다”

200점이 걸려있는 과학퀴즈의 패배로, 다시 동점이다. 농구 한 골에 대제전 승리기의 행방이 엇갈릴 상황.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선수들은 몸을 사리고 잠시 후 있을 대회에 대한 트레이닝을 실시한다.

POSTECH 선수단의 매니저석에서 앳된 얼굴을 발견했다.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이 학생은 11학번 성창혁 씨다.

“1학년이라 매니저를 하지만, 다음에는 직접 선수로 뛸 거예요. 이번 승리는 POSTECH이 가지고 갈 겁니다. 파이팅!”

같은 시각, 관객석에서는 2층 좌석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 서민국 학우(항공우주공학전공 08)가 눈에 띈다. 서 학우는 졸업학기를 맞아 포카전에 참여했다.  

“졸업 학기지만, 아직 카포전에 제대로 참여해 본 적이 없어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해요. 이 경기가 승리를 결정하는 만큼, 치열한 경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오후 6시] ELKA의 눈에는 눈물이

3쿼터 경기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경기장 한편에서, 농구경기 담당 이은희 건강관리사가 가벼운 부상자를 치료하고 있다. 이 치료사는 “한 경기에 3~5명 정도는 실려 온다”라며, “부상 선수를 옮길 2명 정도의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라며 부족한 일손을 지적했다.

47:49의 점수. 마지막 한 골이 승부를 가르고, POSTECH의 2점 차 승리로 포카전의 최종 우승 학교가 POSTECH으로 결정되자, 모든 경기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쳐 온 ELKA 단원들의 눈에는 눈물이 고인다.

[오후 8시] “내가 조금만 더 잘 했으면…”

가수 다이나믹듀오의 공연으로 폐막식이 시작된다. 올해도 우리 학교는 패배하며, 4연패의 치욕을 당했다. 우승기의 행방만큼이나 양교 학생들의 희비도 엇갈린다.

ELKA 7대 단장인 황병웅 학우(산업디자인학과 09)는 패배의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황 학우는 “올해 여름방학 동안 열심히 응원을 준비했지만 패배했다. 내년에는 꼭 우리가 승리를 거둘 것이다”이라며 설욕을 다짐했다.

한편, 폐막식의 진행을 맡은 POSTECH 학생 김민수 씨는 “예정된 시각보다 지연된 경기들이 많아 아쉬웠지만, 경기 모두가 재미있어서 좋았다”라며 “POSTECH이 극적인 4연승을 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폐막식에서 농구 MVP에 선정된 우리 학교 김원국 학우(무학과 11)는 “내가 조금만 더 잘 했으면…”이라며 끝내 2점 차로 패배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내년 이맘때는, 대제전의 승리기가 우리 학교의 정문에서 어은 동산에까지 힘차게 휘날릴 수 있기를 기원한다.

특별취재팀= 박찬우, 김채훈, 송민성, 신영욱, 장다현, 정진훈 기자
정리 및 해설= 박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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