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적 전체 영어강의, 누구를 위해서인가
상태바
무조건적 전체 영어강의, 누구를 위해서인가
  • 카이스트신문
  • 승인 2011.09.20 23: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자의소리] 10학번 무학과 강슬기

 우리 학교에서 교양 과목까지 영어로 수업한다는 것은 이미 대외적으로도 잘 알려졌다. 과학기술 분야에 특화된 연구 대학의 경우, 언어적 장벽은 큰 장애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명목으로 영어 강의 권고 정책이 시행되었다. 이는 세계적인 석학들이 대부분 영어로 발표하고 토론하기 때문에 그 분야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학기에 들어 일부 교양 과목은 한글 강의로 바뀌었지만, 다수의 전공 수업을 영어로 하는 것은 해당 수업 시간에 영어 과목 하나를 더 공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영어 강의로 말미암아 학생과 교수님 간의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사제관계가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강의 자료와 책을 읽어주는 reader와 listener와 같은 비인간적인 형태의 관계로 변질하여 가고 있다. 교수님께 전공과목에 대한 지식이 아닌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조언들, 인생 선배로서의 경험담 등을 듣는 모습은 이미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또한, 수업의 질적 측면에서도 문제에 대한 토론과 추가적인 설명이 사라짐에 따라 교수님들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학생들은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를 몰라 결과적으로 독학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영어강의를 시행한 이유에 대해서 우리는 이해는 할 수 있지만, 공감은 할 수 없다. ‘하다 보면 다들 익숙해지겠지.’ 하는 강경책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가면서 의견을 수렴해 바꿔나가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