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기자, 정기자를 지나 지금은 부장직을 맡고 있지만, 아직도 인터뷰는 내게 긴장되는 일이다. 그 긴장감은 인터뷰를 계획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인터뷰를 요청하는 메일을 보낼 때 혹 실수한 것은 없을까 하며 이미 보낸 메일을 몇 번이나 다시 보는 것은 물론, 답장이 오지 않을 때에는 수신 확인이 되었는지를 매시간 확인한다.

인터뷰 일정을 잡고 인터뷰 장소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의 두근거림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부서의 특성상 교수님이나 교외 유명 인사와의 인터뷰가 내 경험의 대부분인데, 돌이켜 보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웃음을 잃지 않고 인터뷰하려 무던히 노력했던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긴장의 끈이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순간에 풀린다는 것은 아니다. 사실, 기사가 완성되어 신문이 발행되고 나서도 그 긴장감은 아주 야트막한 냇물처럼 내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흐른다. 어쩌면 여태껏 해왔던 모든 인터뷰로 말미암은 각각의 긴장감을 아직도 끌어안고 있는 듯하다.

이는 서면으로 기사 자료를 얻거나 청탁 글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일들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고 말해도 무방하지만, 메일을 보내는 버튼과 도착한 답장의 제목을 누를 때의 조그마한 떨림은 도무지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후배 기자들이 취재원과 연락하는 메일을 보내거나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내게 조언을 물으면, 나는 마치 인터뷰가 몸에 밴 사람처럼 많은 이야기를 하곤 한다. 하지만 인터뷰 질문을 내 속에서 꺼내 드는 그 순간의 나 자신은 이제 갓 들어온 수습기자의 모습과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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