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막보다 효율적인 해수 담수화 막 개발 앞당길 발판 마련

 

 우리 학교 EEWS 대학원 지속 가능한 에너지공학기술사업단이 탄소나노튜브 안으로 물이 스스로 빨려 들어가는 현상의 원인을 최초로 밝혔다. EEWS 대학원의 정유성 교수가 주도하고, 윌리엄 고다드 교수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WCU(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자연과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7월 19일 자에 게재되었고,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별도로 소개하는 ‘This Week in PNAS’에 선정되었다. 또한 <네이쳐 머티리얼즈>의 ‘Research Highlights’에도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 그림 3. 탄소나노튜브에 물분자가 들어가 있는 모습

탄소나노튜브 속 물 분자의 수소결합
 탄소는 소수성이라서 기름처럼 물과 잘 섞이지 않는다. 정 교수팀은 물을 싫어하는 탄소나노튜브 안으로 물이 스스로 빨려 들어가는 반직관적인 실험현상의 원인이 물 분자 간의 수소결합 때문이라고 밝혔다. 나노채널과 같은 제한된 나노공간에서는 수소결합이 약해지면서 밀도가 낮아지고 이는 물 분자의 회전운동, 병진운동을 빠르게 한다. 이 때문에 탄소나노튜브 속 물 분자의 무질서도가 증가하면서 물 분자가 안정된다. 하지만 탄소나노튜브 내벽은 물 분자를 밀어낸다. 따라서 벽 근처 물 분자의 경우 벽 쪽에 물 분자가 없으니 수소결합이 약해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분자동력학 계산을 이용하여 원인규명
 정 교수팀은 탄소나노튜브 안으로 물이 스스로 빨려들어가는 현상의 원인을 규명하는데 분자동력학 계산을 이용했다. 분자동력학은 분자들을 구성하는 원자들의 움직임을 주어진 힘 장(force field) 안에서 뉴턴방정식으로 해석하는 원자 수준의 시뮬레이션 기법이다.
정 교수팀은 분자가 자유로운 액체상태에서 제한된 나노크기의 공간에 갇힐 경우, 무질서도와 화학 결합이 감소하면서 불안정한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소결합을 깨고 들어와야 하므로 에너지가 더 필요하고, 나노채널과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 엔트로피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정 교수팀은 물분자가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이에 대해 정유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계산과학이 실험측정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나노 크기의 제한된 공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을 규명한 좋은 예”라고 정리했다.


역삼투압막에 활용하여 효율적인 해수 담수화 기술 개발 가능해
 지구상 존재하는 물의 97.5%는 해수이다. 남은 2.5%중에서도 절반 이상이 빙하의 형태로 얼어있기 때문에 우리가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은 적다. 그래서 해수 담수화는 식수부족문제의 중요한 해결책으로 대두되고 있다.
 해수를 담수화하는 방법 중 하나는 삼투압의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삼투압은 반투막의 양쪽 용액의 농도가 다를 때 묽은 쪽의 물이 진한 쪽으로 움직이려는 압력이다. 해수 담수화에서 사용하는 역삼투압 방식은 막을 사이에 두고 한쪽에 물, 다른 쪽에 바닷물을 넣고 삼투압과 반대로 힘을 가해 바닷물에서 물을 얻어내는 방식이다. 기존의 역삼투압 방식은 바닷물을 막으로 통과시킬 때 50~100기압의 압력을 가해야 해 에너지비용으로 전체 비용의 30%나 써야 한다. 반면 역삼투압 막의 재료로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하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하면 자발적으로 물이 빨려 들어가므로 물의 수송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 

▲ 그림 4. 물분자가 들어간 탄소나노튜브의 구조도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정 교수는 “아직 실용화단계는 아니지만, 물이 빨려 들어가는 현상에 대한 원인 규명으로 효율적인 해수 담수화 막 개발이 앞당겨질 것”이라며 “수소결합을 하는 다른 액체 또는 수소결합을 하지 않는 액체에 대해서도 탄소나노튜브와 관련해 연구해 볼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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