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이승섭 학생처장은 학부총학생회장단과 집행국원, 몇몇 과학생회장, 동아리 회장 등 학생 ‘리더’들이 모인 자리에서 학생처 산하 학생 참여·봉사 단체 ‘490’가 발족 준비 단계에 있음을 공표했다. 이 처장은 ‘490’는 큰 연합체인 만큼 봉사단체들이 학내 개별 동아리로 존재할 때보다 외부와 더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학생들의 대외활동을 지원하는 이러한 단체가 교내에 생긴다면 학우들이 좀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장치가 될 것이다. 그런데 발족을 앞둔 ‘490’를 보며, 필자는 작은 걱정이 앞선다.

모든 학우가 그 필요성을 느껴야만 조직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조직이든 확실한 당위성을 가졌다면 곧 ‘없어서는 안 될’ 학내 구성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 조직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는 도출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490’라는 거대한(가히 거대하다!) 단체가 생기고, 거기에 어떠한 단체들이 참여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학우가 얼마나 있을까?

우리 학교 내에서 학부과정 학우들로 구성된 학생단체의 존재 목적과 의의를 확인받는 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KAIST 학부 총학생회 학생회칙 75조에서는, ‘특정 분야에 관련된 자치단체들의 연합 단체 또는 대표 단체’ 중 하나의 경우 중앙운영위원회의 심의와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의 의결을 거쳐 ‘특별기구’로 설치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번거롭지만 이러한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앞서 말한 조직이 필요하다는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와, 그 조직이 가지게 될 정통성 때문이다. 학우들의 대표가 모인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그 필요성을 인정한다면, 우리 학교에 꼭 필요한 조직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곧 출범할 ‘490’가 우리 학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 그 파급력은 얼마나 될지는 진행될 사업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의 걱정이 기우이기를 바라며 지켜볼 예정이다. 그런데도 구태여 이런 고민을 주절주절 늘어놓는 이유는, ‘학우가 주도하는’ 학생 참여·봉사 단체의 소개가 학우가 아닌 보직교수로부터 이루어졌다는 위화감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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