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드라마를 보다가 남자 주인공이 “기자는 생각보다 부지런하지 않다”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방송이 끝나고도 뇌리에 남아, 취재 현장에서 거듭 떠오르는 말이다. 사실 취재를 할 때마다 기자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귀찮음’이다. 단적인 예로 인터넷 기사를 보면, 하나의 사건에 대한 거의 모든 기사가 최초 보도 내용과 다르지 않고, 심지어 보도자료와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기사도 많지 않은가.


이번 신문을 만들면서 서울대공원 코끼리열차, 생명연 통합 논란, 그리고 백로 서식지 기획 등의 기사에 대해 취재를 하게 되었다. 이 중 코끼리열차를 취재할 때는 간단하게 10분 정도의 취재를 기획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겨 놀고 싶은 마음을 접어두고 1시간 반 정도를 뛰어다녀야 했고, 백로 서식지 기획을 취재할 때는 여기저기 연락을 해야 하는데 너무 귀찮아 마지막 날 몰아서 진행하기도 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사건 취재도 시작은 어렵지만 일단 시작만 하면 수월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보사 일도 이제 시작했으니 이미 반 정도 한 것이 아닌가 하고 자위해 본다. 신문사 일을 마무리할 때는 스스로 ‘발로 뛰는’ 기자였다고 자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