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디자인이 달려온 1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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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디자인이 달려온 120년
  • 김채훈 기자
  • 승인 2011.07.31 17: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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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사회에서 자동차는 교통수단이라는 단순한 이동 목적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과거에는 기술력을 중요시했으나 기술력이 발달한 현대에는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직선을 강조한 상자 형태의 디자인부터 유선형까지 그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그 과정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1886년 최초의 자동차부터 세단, 스포츠카까지 그 디자인의 변천 과정과 앞으로의 자동차 디자인 추세를 알아보자

최초의 자동차

 말이 아닌 다른 동력으로 움직이는 차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국방상의 필요 때문이었다. 1769년 프랑스 군인 니콜라스 요셉이 2대의 증기차를 제작했고 이는 말 없이 움직이는 마차를 개발하는 기초가 되었다. 그 후 휘발유 엔진이 등장하면서 1886년 최초의 자동차가 등장했는데, 독일의 벤츠(Karl Benz)가 삼륜차를, 다임러(Gottlib Daimler)가 사륜차를 제작했다. 두 차 모두 비슷한 시기에 제작되었으나 공식적인 세계 최초의 자동차는 특허를 받은 벤츠의 삼륜차다. 이 차의 형태는 말 없는 마차의 모습으로, 디자인은 자동차보다 마차에 가깝다.

▲ 벤츠 삼륜차, 1886

초기의 자동차 - 수공업 시대

 최초의 자동차가 등장한 1886년부터 1910년대 초반까지 자동차는 수공업으로 생산되었다. 이 시기의 자동차는 벤츠의 삼륜차처럼 마차와 형태가 유사했으며, 디자인의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다. 대신에 자동차의 핵심인 엔진 등 구조적인 발전이 있었다. 구조적 발전은 초기 유럽을 거쳐 헨리 포드에 의해 미국에서 빠르게 진행됐다.

 초기 자동차는 뒷부분에 엔진이 장착되어 있어, 차 내부의 공간이 좁았다. 그러나 1891년 프랑스의 파나르 르바소(Panhard et Leva-ssor)사에서 세계 최초로 휘발유 엔진을 앞부분에 장착하고 구동축을 뒷바퀴에 연결하는 방식의 구조를 선보여 공간의 효율적인 이용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1895년에는 프랑스 미쉐린(Michelin)사가 공기압축을 이용한 타이어를 개발해, 차의 승차감을 높였다.

자동차 디자인의 르네상스- 대량생산 시대

 1910년 중반부터 1950년대까지는 자동차 디자인 역사의 르네상스 시대다. 1913년 미국에 도로 건설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자동차 회사는 제품을 빠르게 생산하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레일 형식으로 움직이는 생산설비를 도입했다. 이른바, 공장제 대량생산 시대의 막이 오른 것이다.

 1918년 세계 1차 대전이 발발하면서 용도에 따라 자동차의 디자인이 일반 승용차에서 벗어나 트럭, 버스, 장갑차 등 여러 종류로 나뉘었다. 1920년대에는 앞부분에는 엔진, 뒷부분에는 탑승공간이 있는 고전적 자동차 디자인의 형식을 갖추었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부터 ‘자동차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었다고 본다. 1920년대 말에는 유선형의 자동차 디자인이 주를 이루었고, 트렁크의 개념이 생겨 현대 자동차 디자인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세단형의 차가 생겨났다.

 1920년대에 미국 뉴욕 시내에 심각한 교통체증이 발생할 정도로 미국의 자동차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자 이때부터 각 브랜드별로 다양한 디자인의 차를 개발해 고전적 차 디자인을 벗어나 스포츠 쿠페도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 당시 만들어진 차들은 대부분이 차체 뼈대을 나무로 만들었고, 이후 1930년대에 들어서야 철제 자동차 뼈대가 제작되었다. 이 때 기초적인 공기역학이 도입되기 시작해 유선형의 디자인이 더욱 두드러졌다.

 1940년대에는 제2차 세계대전의 영향으로 미국과 유럽이 상반되는 디자인 경향을 나타냈다. 2차 대전 당시 미국은 군수산업의 전쟁특수와 함께 차량 생산량이 크게 늘었고, 자동차 기술의 진보도 크게 이루어졌다. 그 영향으로 미국의 자동차 디자인은 큰 차체에 전조등이 크며 앞이 높고 뒤가 낮은 거만한 스타일과 부를 상징하는 디자인 경향으로 바뀌었다. 반면에 유럽은 전쟁 후유증이 남긴 경기 침체로 구조가 간단하고 장식이 적은 경제적인 소형차가 주를 이뤘다. 당시 유럽 자동차의 대표적인 모델이 바로 오늘날 소형차의 대명사라 불리는 비틀(Beetle)이다.

▲ 폭스바겐 비틀, 1938

 1950년대는 미국과 유럽에서 모두 1940년대의 기술적인 진보를 뒷받침할 자동차 디자인의 중요성이 크게 두드러지며 기초공기역학과 화려한 자동차 디자인의 조화가 절정을 이룬 ‘자동차 디자인의 전성기’였다. 자동차 디자이너들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였으며, 매년 새로운 디자인의 모델이 발표되었다. 기술의 진보도 급속히 이루어져 뼈대와 차체가 하나로 합쳐진 모노코크 차체와 고성능 엔진 등이 개발되었고,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차체의 높이가 낮아졌다.

▲ 벤츠 300SL, 1954

디자인의 개성화

 1960년대는 자동차 디자인이 정통적인 디자인 개념에서 탈피하여 개성적인 디자인이 뚜렷해진 시기이다. 미국에서는 포드의 머스탱(Mustang) 발표를 시작으로 스포츠 스타일의 요소가 가미된 디자인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이는 스포츠 쿠페 디자인의 시발점이 되었다. 유럽은 기술적 진보에 관심을 기울이며 유럽형 고급 차의 초석을 닦았다. 한편, 새롭게 성장한 신흥 일본 자동차 세력이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세계 자동차 무대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 후 1970년대의 두 차례의 석유 파동으로 자동차 산업은 커다란 변화를 맞이한다. 유가의 폭등으로 소형차가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했고, 연비와 성능을 앞세운 일제 차가 새로운 강자로 등장했다. 또한, 강력한 엔진과 커다란 자동차로 세계를 주름잡았던 미국 자동차 회사는 큰 타격을 입은 뒤 유럽과 일본 회사에 자리를 내주었다.

▲ 폭스바겐 골프, 1974

 자동차 산업계에 대변혁을 가져왔던 석유 파동의 영향이 줄어든 1980년대부터는 다시 자동차 디자인 붐이 일었다. 본격적으로 공기역학이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곡선 위주의 역동적인 디자인을 가진 차들이 발표되었고 자동차 디자인의 개념을 동물이나 곤충의 생김새에서 가져와 응용하는 등 디자인의 차별화가 시작되었다.

디자인의 동질화

 1990년대는 자동차 포화기로, 기존의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생산방식이 바뀌었다. 또한, 기술의 발달로 인해 공기역학이 더욱 중요시되어 디자인에 제한적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자동차가 비슷한 형태를 보이며 디자인의 동질화가 이루어졌고 회사마다 지니고 있던 독자성이 사라졌다.

 21세기에 들어서도 그 디자인의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은 제한된 디자인 속에서 자신만의 독자성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 벤츠 CSL, 2011

미래의 디자인

 현재의 자동차 디자인은 과거의 뚜렷한 디자인 경향을 벗어나 방향을 잃고 헤매는 모습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를 과도기적 시점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 설명한다. 앞으로의 자동차 디자인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양하지만 몇 가지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 먼저, 자동차는 빠른 이동을 위해 개발된 수단이라는 개념에서 인간 생활의 문화적 질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개념으로 변할 것이다. 또한, 대중적이고 일반적인 디자인에서 개인의 가치추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디자인의 목표가 설정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구상의 환경적 문제를 고려할 때 자동차 디자인은 친환경적이고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으로 발전할 것이다.

 유럽과 미국은 자동차의 초기부터 현재까지 약 120년의 자동차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그 축적된 기술력과 디자인에서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자동차 회사들은 그 출발은 늦었지만 급격한 산업화와 피나는 노력으로 기술적인 면에서 미국 자동차를 뛰어넘었으며, 일본과 유럽의 자동차 수준을 거의 따라잡았다고 평가받는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디자인이다. 최근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들이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영입하는 등 디자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우리나라 자동차의 경쟁력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언젠가는 우리나라 자동차가 세계 디자인을 이끌어갈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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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ine 2017-01-11 03: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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