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명) Deep tissue space-gated microscopy via acousto-optic interaction - 'Nature Communications'

바이오및뇌공학과 장무석 교수와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최원식 부연구단장 공동연구팀이 초음파의 특성을 활용하여 생체 내부를 더 깊숙이 관찰할 수 있는 광학현미경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월 5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빛의 산란 극복해야 하는 광학현미경

생체 내부를 관찰하기 위해 사용되는 X-Ray, CT, MRI 등의 영상 장비는 분해능이 mm 단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낮을 뿐 아니라, 촬영한 영상의 대비도 크지 않아 우수한 화질의 의료영상을 얻기 어렵다. 빛을 이용하는 광학현미경은 1㎛ 이하에 달하는 분해능을 보이므로 이러한 기존 영상 장비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빛은 쉽게 산란될 수 있어 생체 조직을 촬영하는 수단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생체 조직을 통과하는 빛은 관찰하고자 하는 세포의 정보를 담은 채 통과하는 직진광(Ballistic Wave)과 조직을 통과하며 세포에 의해 다중 산란되는 산란광(Scattered Wave)으로 나뉜다. 광학현미경으로 시료를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시료가 놓인 평면의 한 점을 투과한 빛이 카메라가 이루는 평면의 한 점에 모여 두 평면의 점이 서로 일대일 대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빛의 산란이 일어나 직진광뿐 아니라 시료의 다른 점에서 발생한 산란광까지 카메라의 한 점에 함께 모이는 경우 흐릿한 영상이 얻어진다. 직진광은 산란광에 비해 전파된 거리가 길어지면 세기가 급격히 약해지므로, 조직이 조금만 깊이 위치해도 관찰할 수 없게 된다.

 

초음파 초점을 통과하는 빛만 골라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빛이 투과할 매질, 즉 관찰될 시료에 초음파를 발생시키고, 발생한 초음파가 형성하는 초음파 초점(Ultrasound Focus)을 통과한 빛들만 선택적으로 측정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초음파 초점을 통과하여 카메라의 한 점에 입사하는 빛에는, 현미경으로 관찰하고자 하는 시료의 지점에서 나온 직진광과 초음파 초점 부근에서 발생한 산란광이 혼재되어 있다. 원래라면 시료의 넓은 영역에서 발생한 산란광이 직진광과 모두 섞이지만, 초음파 초점을 지난 빛을 선택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면 초음파 초점 인근의 좁은 영역에서 발생한 빛만을 모을 수 있으므로 카메라에 입사하는 산란광의 비율을 100분의 1 이하로 크게 낮출 수 있다. 또 산란광의 세기가 줄어들면 그만큼 더 깊숙이 위치한 조직도 관찰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초음파 초점을 지난 빛을 어떻게 선택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 시료에 조사된 초음파는 자신의 주파수에 맞추어 매질을 진동시킨다. 때문에 매질의 진동에 따라 주파수가 바뀌어 원래 주파수에 초음파의 주파수만큼을 더한 값의 주파수를 갖게 된다. 따라서 카메라에 입사한 빛 중 알맞은 주파수의 빛만을 골라내면 초음파 초점을 통과해오는 빛을 선택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즉, 연구팀이 고안한 방식은 광학현미경이 초음파를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해 관찰 경로를 알아내는 것이며, 연구팀은 이를 공간 게이팅(Space-Gating) 방식으로 명명하였다.

 

살아있는 성체 제브라피시 관찰 성공

연구팀은 공간 게이팅 방식을 적용한 광학현미경을 통해 부화한 지 30일이 경과한 성체 제브라피시의 척추 주위 근육 조직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살아있는 제브라피시 개체 전체를 관찰하기 위해 생체 조직에 형광 표지를 사용해 해상도를 높였다. 이전까지는 부화 후 며칠밖에 지나지 않아 아직 크기가 작은 제브라피시만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내부 조직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개체를 얇게 절단해야만 했다. 그러나 연구팀이 개발한 광학현미경을 통해서는 이러한 제약 없이도 성체 제브라피시의 근육 조직을 살아있는 상태에서 관찰할 수 있다.

 

연구팀은 새로이 개발한 공간 게이팅 방식의 광학현미경을 인체 조직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현미경의 소형화 및 촬영 속도의 증가가 이루어지면 실시간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데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 교수는 “앞으로는 산란광을 1,000배에서 10,000배에 달하는 수준까지 감쇠하여 더욱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연구의 발전 방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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