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년 전쯤, 나는 인터넷 기사를 읽다가 “몇 년 후에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유튜브에 검색할 것이다”라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정말 코웃음을 쳤는데,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유튜브에는 대중성이 높은 분야를 제외하고는 질 낮은 TTS(Text To Speech)로 더빙된 영상이 대부분이었고, 원하는 정보를 얻기에는 기존의 검색엔진만 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년 사이, 궁금한 게 생겼을 때 유튜브에 검색하는 나를 보고 아차 싶은 마음이 들었다. 순간 나도 이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세대가 된 것인가 하는 생각도 했다. 이처럼 몇 년 사이 유튜브에는 매우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기존의 관심을 유도하던 자극적인 영상이 아니라, 질 좋은 정보가 가득한 영상들이 넘쳐난다. (물론 자극적인 영상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어떻게 유튜브는 몇 년 사이에 기존의 검색엔진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먼저 유튜브는 레드오션이지만, 수요가 거의 무한하다. 사람들은 원하는 만큼 유튜브 영상을 계속 시청할 수 있고,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사람들이 영상의 잠재적 시청자다. 유튜브에는 전 세계 언어별로 자막을 달 수 있는 기능이 존재하고, 높은 만족도의 추천 알고리즘까지 갖춰지면서 영상이 공급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래서 유튜브에는 사람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질 좋은 영상들이 계속 축적되었고, 기존의 TTS 영상 등은 도태되면서 검색엔진에 버금가는 정보의 바다가 만들어졌다. 여기에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수익이나 명성을 위해 수많은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또한, 유튜브는 구글의 서비스답게 매우 뛰어난 검색 기능을 갖추고 있다. 영상의 제목, 설명뿐만 아니라 영상 내에서도 정보를 찾아낸다. 또한, 유튜브는 검색 쿼리를 분석해 점점 발전하는 결과를 보여준다. 어떤 사람이 코로나19에 대한 정보를 찾는다고 가정해보자. 검색엔진은 처음에는 기계적으로 찾아낸 결과를 보여주지만, 사람들이 코로나19에 해당하는 영상을 시청하면서, 어떤 영상이 코로나19에 대한 영상인지 데이터가 쌓이게 된다. 이는 유튜브의 검색 알고리즘의 강화로 이어졌고, 사람들은 점점 더 유튜브를 이용해 정보를 찾아보게 된다. 이는 유튜브 자체에 대한 수요를 늘려 질 좋은 영상의 업로드를 촉진하는 양성 피드백이 된다.

게다가 유튜브는 사용법이 매우 간단하다. 얼마나 쉬운지 기존의 스마트폰을 어려워하던 50대 이상의 사용자들도 매우 잘 사용하고 있다. 전 연령대에서 널리, 그리고 오랫동안 사랑받으려면 매우 쉽고 간단한 UX(사용자 경험)를 제공해야 하는데, 유튜브는 매우 강력한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유튜브를 켜고 스크롤만 내려도 원하는 영상을 볼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우리가 한 달에 몇 번이나 앱을 설치하는지 생각해보자. 이제 어려운 앱은 도태되고, 사용하기 쉬운 앱만 살아남을 것이다. 유튜브가 바로 그 모범사례다.

이제 정말 유튜브에서 검색하는 시대가 왔다. 인터넷의 주도권이 글에서 사진으로, 그리고 사진에서 영상으로 넘어왔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영상 편집을 한다. 유튜버는 거의 연예인급의 영향력을 가진다. 나는 동영상의 시대가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다. 유튜브가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는 시대, 이를 비웃었던 3년 전의 나를 반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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