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는 최근 우리가 가장 흔히 접하는 말 중 하나이다. 침방울이 전염력이 강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주요 경로 중 하나로 확인되었다. 정부와 질병관리 당국은 감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들이 얼굴을 맞대는 직접적인 인적 교류를 줄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직접적인 접촉을 줄이고 구성원간의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는 합당하지만, 침방울이 닿지 않기 위해 필요한 거리는 물리적 거리일 뿐 사회적 거리가 아니다. 감염병의 확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며, 높은 수준의 협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더욱 치밀한 사회적 관계가 필요하다. 

정보통신 기기의 발달은 서로 만나지 않고도 정보를 교환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낮춰주었다는 점에서 구성원간 거리두기의 일등공신일 것이다. 우리 학교를 비롯한 교육 현장과 온 국민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온라인 수업, 많은 회사들이 앞다투어 활용하는 화상회의 등은 직접적인 대면 접촉을 자제하면서 조직 본연의 기능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화상회의와 온라인 교육의 본질은 결국 물리적 거리가 사회적 소통의 장벽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지 사회적 거리를 두는 것이 결코 아니다. 

코로나19의 확산 이전부터 화상회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던 널리 알려진 다국적 정보통신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온라인 회의를 통해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당사자들간의 친밀감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회의 시작에 앞서 가족의 안부와 건강, 취미 등 개인적인 주제들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면서 사회적 거리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조언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사회적 거리의 극복이 화상회의 등 원격 경영 성공의 중요한 요인이다. 대다수의 대학교에서 이미 시작했고, 초중등 학교에서도 온라인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온라인 수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도 물리적 거리를 확보하고 유지하되 교육참여 당사자들간의 사회적 거리를 줄이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수업이 도입되면서 정보통신 기술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앞으로 학교의 모습이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술을 활용하여 수업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이든 대면 수업이든 수업의 본질은 교육이다. 교육자와 피교육자간의 유대, 피교육자간의 소통 등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될 때 효과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온라인 교육에서도 정보전달 뿐만 아니라 교육에 참여하는 당사자들간의 사회적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고급 정보의 전달이 최상의 가치라면 최고의 학자가 쓴 최고의 책으로 독학하는 것이 더 나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막대한 시간, 노력, 그리고 비용을 들여가며 학교를 유지하는 이유는 함께 배우고 함께 공부할 때 더 성과가 좋기 때문이다. 물리적 거리는 확보하되 사회적 거리는 좁혀야 한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