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명) Clinically accurate diagnosis of Alzheimer’s disease via multiplexed sensing ... - 'Nature Communications'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와 스티브 박 교수 공동연구팀이 고밀도로 정렬된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혈액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월 8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조기 진단 중요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흔한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심각한 인지 지능 저하와 기억 상실을 유발한다. 현재 알츠하이머병의 진단은 인지 검사나 뇌 영상에 의존하는데, 이는 높은 비용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진단할 수 있다. 병이 진행된 후에는 진행 과정을 늦추거나 역전시킬 수 없어 조기 진단은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한 중요한 과제이다.

알츠하이머병에서 관찰되는 특징은 아밀로이드 베타(Aβ) 펩타이드의 응집으로 형성되는 신경성 플라크(Neuritic Plaques)와 타우(tau) 단백질로 구성된 신경섬유 덩어리 (Neurofibrillaray Tangles)이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경우 Aβ 펩타이드의 응집에 이어 순차적으로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가 유발된다. 타우 단백질은 세포 물질 수송에 관여하는 미세소관의 구조적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데, 타우 단백질이 인산화되면 미세소관에서 분리되어 미세소관의 붕괴가 일어나 신경 세포가 사멸되고,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된다. 임상 연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증상이 나타나기 10~15년 전부터 Aβ42와 인산화된 타우(p-tau) 단백질, 총 타우(t-tau) 단백질의 농도가 변화하기 시작하며, 이는 뇌의 병리학적 변화와 강한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렇게 병의 진행을 알아내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는 혈장 내 농도가 낮고, 간섭을 유발하는 다른 요소들이 많아 검출이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정렬된 탄소나노튜브로 제작한 센서가 작동하는 원리
혈액의 바이오 마커가 센서에 고정된 특이적인 항체와 결합하기 때문에 센서에 연결된 전기 장치로 4개의 바이오 마커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박찬범 교수 제공

탄소나노튜브로 간편한 측정 가능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은 복잡하므로 다수의 바이오 마커를 검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혈액 내 p-tau, t-tau, Aβ42, Aβ40 농도를 측정하기 위한 센서를 제작했다. 우선 랑뮤어-블라젯(Langmuir-Blodgett) 공정으로 박막에 균일한 숫자의 탄소나노튜브를 서로 겹치지 않게 정렬시켰다. 그 다음 바이오 마커를 항원으로 하는 항체를 탄소나노튜브에 고정했다. 항체는 항원과 특이적으로 결합하기 때문에, 센서에 혈액 샘플을 주입하면 원하는 특정 바이오 마커만을 검출할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전도성이 있어 멀티미터로 전기적 변화를 측정하면 바이오 마커의 농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광학 장치나 질량 분석법 기반의 바이오 마커 농도 측정 역시 고감도의 바이오 마커 검출이 가능하지만, 비싸고 전문적인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용적이지 못했다. 이에 비해 개발한 센서는 간단한 전기 장치로 측정 가능해 활용도가 높다. 또한 탄소나노튜브 기반의 센서 중 가장 낮은 농도까지 검출 가능하며,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하기에 충분한 민감도를 가지고 있다.

 

정확한 알츠하이머병 진단 성능 가져

혈액 내 단일 바이오 마커 (p-tau, t-tau, Aβ42, Aβ40)를 검출하는 것보다 Aβ42/Aβ40, t-tau/Aβ42, p-tau/Aβ42 비율로 알츠하이머 환자와 정상 대조군을 비교하는 것이 병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한 센서의 다중 검출 가능성 및 진단 정확도를 평가하기 위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혈장 샘플과 65세 이상의 정상 대조군에서 채취한 혈장 샘플로 실험을 진행했다. 얼마나 낮은 농도의 바이오 마커에 대해 센서가 반응할 수 있는 정도인 평균 민감도와 항체가 목표로 하는 바이오 마커만 선택적으로 인식해 결합하는 정도인 선택도는 각각 90.0%였다. 알츠하이머병의 진단 정확도는 88.6%로 우수했다.

 

이번 연구에 제1 저자로 참여한 김가영 박사과정은 “이번 연구에서는 한정된 환자의 샘플로 센서 성능을 확인했지만, 임상에서의 활용을 위해 대규모의 집단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평가를 거치며 센서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히며 본 연구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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