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 너마저’의 ‘분향’이라는 노래를 아십니까? 제가 좋아하는 밴드들 중 하나의 노래인데, 이번 주는 유독 이 ‘분향’이라는 노래가 제 머릿속을 계속 맴돕니다.

분향. 어떤 의식이나 제사를 지낼 때 향을 피우곤 합니다. 이 노래는 그중에서도 장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경쾌한 리듬과 밝은 멜로디지만 담담하게 아린 마음을 내뱉고 있는 노래입니다.

원래도 이 노래를 좋아하긴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실제로 가까운 누군가가 저를 떠난 경험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장례식장마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죠. 하물며 반려동물마저 키운 적이 없었기 때문에, 영원한 작별이 주는 감정에 대해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며칠 전, 평상시처럼 늘어지게 잠을 자던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른 시각 걸려온 전화에 평소와 조금은 다른 하루가 시작되었고, 그 통화의 내용은 이틀 간의 제 생활을 바꿔버렸습니다.

일어나 씻고, 장례식장까지 갈 차편을 예매하고, 그나마 어두운 옷을 겨우 찾아내 입고 기숙사를 나섰습니다. 이런 일이 처음이기에 소식을 들었을 때도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시외버스를 타고 갈 때도, 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장례식장 앞에 도착할 때까지도 제가 느낀건 뭔지 모를 착잡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장례식장에 도착 후 차가운 염습실에 들어가고 나서야 지금껏 함께 해왔던 인연을 다시는 볼 수 없는 것, 다시는 그와 대화할 수 없다는 것이 주는 강렬하면서도 얼음장 같은 감정이 저를 감싸왔습니다.

죽음은 모두가 겪는 일임에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막연한 두려움은 예기치 못하게 다가온다는 점과 그 이후를 모른다는 점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죽음 그 너머를 모르기에, 무엇이 그를 기억하는 올바른 방법인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이런 작별을 얼마나 슬퍼해야 하는 건지도 정확히 모르고 있습니다.

분향’이라는 노래의 곡 분위기와, 반전되는 그 내용은 이런 감정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때는 정말 몰랐었지만, 좋은 날이었던 것 같아’라는 가사는 떠나간 사람을 기억하는 우리 나름의 방법을 말하고자 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아직은 이 노래를 들을 때 마음이 아려오지만, 언젠가는 ‘그래, 함께 해서 좋았던 날들이었지’ 말할 수 있는 날을 기다려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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