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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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바라며
  • 김용민 학우 (새내기과정학부 19)
  • 승인 2020.02.25 2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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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수학과 과학 시간에는 친구들과 자주 떠들고 놀아도 점수가 잘 나왔었던 걸 보면, 중학교 시절에는 나름대로 수학과 과학을 잘했던 거 같다. 잘해서 좋아했던 건 아니었고, 세상에 대해 탐구한다는 사실이 마냥 좋았던 거 같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학교 실험실에서 실험을 하거나 증명을 하며 해결할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내 마음 한편에 뛰어난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이 어렴풋이 생기고 있었다. 중학교 동안 이렇게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재고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2차 필기시험을 붙어 면접을 보게 되었다. 면접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그중 한 친구와 함께한 두 개의 활동만이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다. 그 중 첫 번째 활동은 실험하고 낸 결과를 4명 정도의 다른 학생들과 서로 비판하는 활동이었다. 이 활동에서 나는 그 친구에게 엄청나게 많은 비판을 받았었고 나 역시 그 친구에게 많은 비판을 했었다. 서로 간의 실험에 대한 비판은 남들이 보기에 과격하고 합격*불합격 여부가 달린 면접과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적어도 나는 서로 자신의 실험 결과를 설명하고, 모순을 찾아내는 과정이 오히려 즐거웠다. 이 과정 속 우리는 서로에게 흥미가 생겼었다. 그 이후 제한된 준비물로 가장 튼튼한 다리를 만들라는 과제를 한 팀으로 하게 되었다. 이때 우리 둘은 서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의견을 내며 서로의 의견을 보안하고, 하나의 방법으로 수렴하였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생각하고 보완하려는 비슷한 성향이 같기에 우리는 서로 친해졌고 함께 합격할 수 있었다.

영재고에 입학한 후 나의 학업은 마냥 좋지는 않았다. 물론 학점이 너무 낮거나 수업에 못 따라갈 정도는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학업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였다. 궁금한 것이 생겨도 매일의 수업을 따라가느라 시간을 만들기도 힘들뿐더러 막상 시간을 내어 해결하고자 해도 지속해서 고민만을 할 뿐 실질적인 해결은 거의 하지 못하였다. 그렇기에 다른 조건에 대해 하나하나 생각해보기보단 그냥 한 문제를 더 푸는 것이 낫다와 같이 점차 수학과 과학을 대하는 태도가 변하게 되었다. 이렇게 바뀐 태도는 더 이상 수학과 과학을 좋아할 이유를 만들어 주지 못했기에 입학 후 1년 동안 점점 나태해지게 되었다.

나와 달리 그 친구는 매우 뛰어난 학생이었다. 항상 모든 과목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등수를 유지하는 전교 1등이었다. 처음엔 이런 뛰어난 친구와 잘 맞는다는 사실이 매우 좋았지만, 점차 변해가는 나에게 친구는 점점 부담으로 변했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떨어지는 나를 보지 말고 계속 나아가길 바라였다. 그 친구 성격상 어떤 상황이든 친구들을 챙기고 함께하려기에 나는 점차 거리를 두었다. 친구를 돕는다는 명분에 대한 나의 이기적이고 일방적인 행동이었다.     

최근에 그 친구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 역시나 대화는 각자의 대학에서의 생활 이야기였다, 그 역시 동아리며 내신관리며 매우 빠른 삶에 치여 산다고 한탄을 했다. 술자리가 오가면서 과거의 기억 생각이 났다. 그때의 내가 너무 성숙하지 못한 나의 행동을 위해 술잔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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