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우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학내 커뮤니티는 학생 사회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80년대는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학내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어려운 시대였다. 그리하여 80년대 후반부터 소통의 장의 기틀이 마련되기 시작한다.  90년대 학우들의 대표적인 소통의 장으로는 본지 이외에 교육방송국 VOK, 영자 학생 신문 KAIST Herald가 있다.

VOK는 1986년에 방송에 뜻이 있는 학부생들이 모여 학교 측에 지원을 요청해 방송관련 기기를 마련하면서 시작되었다. VOK는 1986년 개국 이후 정식자치기구로 인정받은 1995년까지 학교의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해 활동이 활발하지 못했으나 이후 정식기구로 인정되어 활동의 폭을 넓혀갔다. VOK는 매일 방송을 통한 여론형성을 노력해 당시 대중성 확보를 꾀했으며 신입생 환영 방송제, 태울가요제와 같은 대규모 행사를 준비해왔다.

KAIST Herald는 1997년에 처음 발행되었으며 꾸준히 증가한 외국인 학우들에게 소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었다.

또 다른 언론으로 지금은 사라진 교지가 있다. 교지편집위원회는 1990년에 ‘한울’이란 이름의 창간호를 발간했다. ‘한울’은 당시 사회의 모순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보도하려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이들은 원고의 사전 검열이 없어 외부의 간섭을 비교적 적게 받았지만, 예산을 전적으로 학우들의 힘에 의존해야 했다. 결국, 다음 호는 2년 7개월 만인 1993년에 발간되었고, 1995년에 3호 발간을 끝으로 폐간되었다.

▲ 90년대에 발간되었던 교지 '한울'은 학우들의 힘만으로 발간되어 의의가 크다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는 접근성이 높아 학우들의 여론 형성에 크게 이바지했다. 지금까지도 가장 대중적인 온라인 커뮤니티로  꼽히고 있는 ARA는 1991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대 시솝(sysop, 시스템 운영 관리자)이었던 박종대 동문은 1994년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ARA는 명실공히 과학원 내에서 가장 넓고도 탁 트인 이야기 마당이라고 감히 말해본다”라고 평가했다. 다른 대표적인 온라인 커뮤니티로 ‘우리 마을BBS’가 있다. 당시 시솝이었던 수리과학과 엄상일 교수는 “우리 마을이 동아리나 개인 단위의 보드를 만들어 많은 학우의 인기를 끌었으며, 이것이 곧 지금의 math1.org(과수원BBS)로 발전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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