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네트워크 분석해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데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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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네트워크 분석해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데 성공
  • 엄창용 기자
  • 승인 2020.02.25 2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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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명) Network inference analysis identifies SETDB1 as a key regulator for ... - 'Molecular Cancer Research'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대장암세포와 정상 대장 세포의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를 분석해 대장암세포를 정상 대장 세포로 변환하는데 필요한 핵심 인자를 규명하고, 대장암세포를 정상 세포로 되돌리는 초기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월 2일 <분자 암 연구(Molecular Cancer Research)>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부작용 강한 기존의 항암 화학요법

암은 대표적 만성 난치성 질환으로 현재 항암치료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항암 화학요법은 빠르게 분열하는 암세포를 공격해 죽임으로써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이 요법은 신체 내에서 정상적으로 분열하고 있는 세포들까지도 함께 사멸시키기 때문에 구토, 탈모, 골수 기능장애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 또한, 일부 암세포들은 항암제에 본질적인 내성을 갖거나 새로운 내성을 갖게 돼 약물에 높은 저항성을 가지는 암세포로 진화하게 된다. 따라서 현재의 항암치료는 내성을 보이는 암세포를 없애기 위해 더 많은 정상 세포의 사멸을 감수해야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

 

암세포 정상으로 되돌리는 인자 확인 

연구팀은 암세포의 사멸만을 목표로 하는 기존의 항암요법에서 벗어나 암세포를 정상 세포로 변환하는 새로운 방식의 치료 전략을 제안했다. 시스템생물학 연구방법을 통해 대장암세포를 정상 대장 세포로 변환할 수 있는 핵심조절인자를 탐구했고, 그 결과 핵심전사인자인 CDX2, ELF3, HNF4G, PPARG, VDR과 이들의 전사 활성도를 억제하고 있는 후성유전학적 조절인자*인 SETDB1을 발견했다. 또한, 분자 세포실험에서 대장암세포의 SETDB1을 억제했을 때 세포가 분열을 중지하고 정상 대장 세포의 유전자 발현패턴을 회복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암세포에서는 암 특이적으로 활성화된 후성유전학적 조절인자 SETDB1이 정상 세포의 핵심전사인자를 억제해 암세포가 정상 세포로 변환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SETDB1의 발현을 조절함으로써 다시 원래의 정상 세포 상태로 되돌릴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나아가 연구팀은 서울삼성병원과 협동 연구를 통해 SETDB1가 높게 발현되는 대장암세포를 가진 환자들에게서 보다 좋지 않은 예후가 나타남을 확인했으며, 환자로부터 채취한 대장암 조직으로 만든 오가노이드(Organoid)에서도 SETDB1의 발현을 억제했을 때 다시 정상 세포와 같은 형태로 변화함을 관찰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장기유사체로 환자의 유전 정보를 기반으로 한 실험이 가능하다.

암세포와 정상세포 사이의 후성유전학적 장벽SETDB1 단백질이 형성시킨 후성유전학적 장벽을 억제함으로써 대장암세포를 정상대장세포로 효과적으로 분화시킬 수 있음을 요약하는 그림이다.(ⓒ조광현 교수 제공)
암세포와 정상세포 사이의 후성유전학적 장벽
SETDB1 단백질이 형성시킨 후성유전학적 장벽을 억제함으로써 대장암세포를 정상대장세포로 효과적으로 분화시킬 수 있음을 요약하는 그림이다.
(ⓒ조광현 교수 제공)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정상 세포화라는 새로운 치료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추후 신약개발과 전임상실험을 거친 후 이러한 새로운 개념의 치료전략이 본격적으로 적용된다면 현재 항암치료의 많은 부작용과 내성 발생을 모두 최소화함으로써 환자의 고통을 완화해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만성질환인 당뇨나 고혈압의 치료 방식처럼 항암치료도 암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의 새로운 서막을 열었다”라고 연구 의의를 전했다. 이어 “암의 종류와 관계없이 존재하는 공통된 조절 경로를 찾아 다른 암세포에 대해서도 이 실험을 적용해볼 것”이라고 추후 연구 계획을 밝혔다.

 

후성유전학적 조절인자*

DNA의 메틸화,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처럼 DNA 염기서열을 변화시키지 않고, 유전자 발현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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