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누피 특별展', 달에서 춤추는 첫 번째 비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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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 특별展', 달에서 춤추는 첫 번째 비글
  • 박수림
  • 승인 2019.12.03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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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뮤지엄 제공)
(ⓒ롯데뮤지엄 제공)

 

“행복은 포근한 강아지”라는 말처럼, 전 세계에 미소를 안겨준 비글이 있다. 강아지의 이름 ‘스누피’로 더 잘 알려진 <피너츠(Peanuts)>는 1950년 처음 연재된 찰스 슐츠의 만화이다. 내성적인 소년 찰리 브라운과 그의 반려견 스누피의 이야기를 그린 <피너츠>는 지난 50년간 가장 많은 신문 매체에 연재되며 기네스북에 올랐다. 많은 인기를 누린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는 1969년 아폴로 10호의 지령선과 월면 착륙선의 이름으로 채용되었다. 스누피의 달 탐사 50주년을 기념해 롯데뮤지엄에서 스누피 특별전 <To the Moon with Snoopy>가 개최되었다.

 

명중이야, 찰리 브라운!

전시장에 들어선 관람객의 눈앞에 우주선 내부의 광경이 펼쳐진다. 둥근 벽면을 따라 난 창밖으로 우주복을 입은 <피너츠>의 주인공들이 보인다. 스누피의 달 탐사 과정을 보여주는 찰스 슐츠 뮤지엄의 특별전시 <To the Moon: Snoopy Soars with NASA>가 전시의 시작을 연다. 국내 최초로 공개된 특별전시에서는 무모하게 여겨졌던 우주 탐사의 꿈을 실현한 아폴로 프로젝트 당시의 사료들과 달 탐사에 관한 슐츠의 시선이 담긴 오리지널 코믹 스트립을 만날 수 있다.

스누피 인형을 안고 있는 우주비행사의 사진이 눈에 띈다. 1969년 5월, 달 착륙 준비를 마친 미국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은 최종 리허설을 시행한다. 아폴로 프로젝트의 네 번째 유인우주선이기도 한 아폴로 10호는 2달 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기 전, 달에서 장비와 기동성, 진행 순서 등을 시험하는 임무를 맡았다. 아폴로 10호에는 토머스 스태포드를 필두로 존 영, 유진 서난이 탑승했다. 이들에게 아폴로 10호의 지령선과 월면 착륙선의 이름을 결정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스태포드는 아폴로 10호의 임무가 달의 곳곳을 탐사하는(Snoop Around) 것이므로 착륙선에 ‘스누피’라는 이름을 붙였다. 사령선의 이름은 존 영의 별명인 ‘찰리 브라운’으로 결정되었다. 5월 18일부터 8일간 진행된 아폴로 10호의 임무는 몇 번의 위기를 무사히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착륙선 스누피가 사령선 찰리 브라운과 도킹에 성공하자 우주 비행 관제센터의 스크린에는 찰리 브라운에게 키스하며 “명중이야, 찰리 브라운!”이라 말하는 커다란 스누피 그림이 나타났다.

 

우주를 지키는 강아지

스누피와 우주의 인연은 아폴로 10호 이전에 시작되었다. 1967년 1월, 우주비행사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폴로 1호의 화재는 미국의 우주 계획과 직원들의 사기에 타격을 주었다. 이듬해 3월, 나사는 이 사건을 계기로 안전 의식을 높이고 항공우주산업 종사자들에게 책임감을 강조하는 안전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나사 유인 우주 센터의 공보실 부실장 앨버트 찹은 당시 높은 인기를 누리던 스누피를 나사의 안전 마스코트로 고용하여 직원들이 우주 계획에 친근감을 느끼도록 했다. 또 우주 비행에 크게 기여한 상위 1%의 직원을 표창하는 ‘실버 스누피 어워드’를 제정했다. 나사가 유인 우주 미션을 진행할 때마다 <피너츠>와 나사는 돈독한 관계를 이어갔다. 현재 나사는 안전 프로그램인 ‘우주비행사 스누피’를 독점 사용 중이며, 항공우주산업계 종사자들에게 실버 스누피 어워드는 권위 있는 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롯데뮤지엄 제공)
(ⓒ롯데뮤지엄 제공)

 

스누피를 그리는 100가지 방법

우주선을 나서면 다양한 형태로 작품에 녹아든 스누피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일상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전하는 <피너츠>의 주인공들은 반세기 동안 시각 문화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전시는 <피너츠>를 재해석한 예술가들의 시선을 통해 우주를 향한 인류의 꿈을 공유할 기회를 마련했다. 홍경택, 노상호, 홍승혜 등 19명의 한국 작가가 회화, 조각, 미디어 아트 등으로 표현한 새로운 스누피를 선보였다. 슐츠로부터 영감을 받아 ‘피너츠 글로벌 아티스트 콜렉티브’라는 이름 아래 활동 중인 케니 샤프와 앙드레 사라이바의 원화도 전시되어 대중과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는 현대 미술의 면모를 공개했다.

전시는 우주복을 벗고 한복, 턱시도, 재킷을 입은 스누피의 패션쇼로 마무리된다. <스누피 런웨이>는 이정우, 윤춘호 등 독창적인 감성과 세계 트렌드를 접목해 해외 무대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패션 디자이너들이 직접 제작한 스누피, 찰리 브라운, 루시의 의상을 선보인다. 디자인 별 한 벌씩만 제작된 의상들은 예술과 소통하며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해 온 패션 분야의 역동적인 흐름을 대변한다.

2018년, <피너츠> 코믹 스트립 라이선스를 소유한 피너츠 월드와이드와 나사는 우주 탐사를 비롯한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등의 분야에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한 우주 행동 협약을 맺었다. 이 우주 마니아들은 스누피가 등장하는 새로운 우주 비행 콘텐츠, 융합 교육을 기반으로 한 우주 공간 탐사 교육 등을 추진했다. 협약을 통해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아폴로 10호와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할 수 있게 되었다. 삶에 대한 고찰에서 시작된 만화는 하루 평균 3억 6천만 명의 독자를 만나며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비록 찰스 슐츠는 세상을 떠났지만, <피너츠>는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약에 함께 기록되어 그의 자취로 남았다.

 

장소 | 롯데뮤지엄
기간 | 2019.10.17. ~ 2020.03.01.
요금 | 15,000원
시간 | 10:30 ~ 19:00
문의 | 02)1544-7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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