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 소수자인권위원회에게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해 묻다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한 학우들의 목소리
홍콩 민주화 운동 대자보와 레논 벽이 교양분관(N10) 앞에 설치되었다. (ⓒ이광현 기자)

교양분관(N10) 정면 벽에 홍콩 민주화 운동 관련 대자보와 레논 벽(Lenon Wall)이 설치되었다. 레논 벽이란 본래 체코 프라하에 위치한 벽으로, 평화와 관한 그림들이 벽 위에 그려져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홍콩 시민들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담은 벽들이 설치되고 있으며 이들 역시 레논 벽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대자보와 레논 벽은 학부 총학생회 산하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이하 학소위)에서 설치했다. 학소위 정원빈 위원장과 홍콩 민주화 운동 및 대자보와 레논 벽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한 소개

홍콩 시위의 발단은 ‘송환법’(범죄인 인도 법안)이었다. 그래서 이 시위가 반송환법 시위라고 불리기도 한다. 해당 법안으로 인해 홍콩인들이 중국에서 처벌되면 이들의 사법적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반발이 일어 시위가 시작되었다. 이후 홍콩 정부에서 강경 대응을 하자 이에 대한 반대 기류가 불붙어 시위가 확대되었다. 송환법 처리뿐만 아니라 홍콩 정부 수반의 사과,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한 것에 대한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사과까지 요청하게 된 것이다. 정리하자면, 홍콩 시위는 반송환법 시위에서 시작해서, 홍콩 시민들의 권리와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시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대자보와 레논 벽이 준비된 과정

크게 두 가지 동기가 있었다. 첫째로,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 모임’이라는 단체에서 학소위에 연대 요청을 했다. 둘째로, 이와 비슷한 시기에 학소위 위원 중 한 명이 우리 학교 학생들과 함께 대자보 설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에 대자보를 준비하던 학생들과 함께 연대를 진행하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학소위 내부 의결을 거쳐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 모임과 연대하게 되었으며 대자보와 레논 벽도 설치했다. 대자보와 레논 벽의 양식은 해당 모임에서 요청한 것을 사용했다.

 

대자보와 레논 벽이 도중에 철거되었던 이유는

지난 21일 대자보와 레논 벽을 설치했다. 다음 날 아침에 안전팀에서 ‘현수막 게시를 하려면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연락이 왔다. 학생지원팀에 문의한 결과 ‘현수막 양식이 아니기 때문에 현수막 승인은 필요 없으나 어떻게 설치하면 좋을지 학교 당국 내부에서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학교 측에서 대자보와 레논 벽이 학생들 간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선 주말 동안 게시를 중단했다. 25일 월요일에 학생지원팀 요청에 따라 학소위 명의임을 명시한 후 게시를 재개했다. 원칙적으로 학교가 학생의 대자보를 관리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이 경우는 충돌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대자보, 레논 벽과 관련한 앞으로의 계획은

12월 10일까지 게시할 예정이며, 특별한 사안이 새로 발생하면 새로운 대자보를 만들 계획이다. 레논 벽에 남겨진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들은 기록물로 보관할 예정이다.

 

홍콩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논란도 불거지고 있는데

타 학교에서 중국인 유학생의 대자보 훼손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비판 대상은 중국 정부이지 중국 자체와 중국 유학생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물론 대자보 훼손은 옳지 못한 행동이다. 반대 의견이 있다면 대자보 훼손이 아닌 평화적인 방법으로 제시해야 한다.

또한, 홍콩 민주화 운동이 폭력 시위라는 주장도 있는데 이는 시위대의 반대편을 보지 않고 하는 이야기이다. 경찰의 강경 진압과 불법적인 탄압을 고려하지 않고 폭력 시위라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시위의 배경이 홍콩 시민들의 저항권 행사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홍콩 민주화 운동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기본적으로, 홍콩 민주화 운동의 입장이 옳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한국인과 홍콩 시민은 같은 기억을 공유한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광주와 홍콩이 자주 비교되고 있다. 우리는 국가 권력에 의한 폭력이라는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또한, 대학생으로서 관심을 가지게 되는 측면도 있다. 우리나라와 홍콩에서 모두 대학생과 청년이 국가권력에 가장 적극적으로 저항했다. 

 

학내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홍콩 시민들은 동아시아에서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이다. 홍콩 시민들이 마땅한 권리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상황이 나아질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홍콩에 대해 생각하며 짧은 시간이나마 국가가 무엇이고, 시민의 권리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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