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학습과 인공지능 생성모델 사용해 물성 정의 후 소재 화학 공간으로 맵핑하는 역설계 기술… 무기 고체 소재에도 적용 가능해

생명화학공학과 정유성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에 수만 개의 물질 데이터를 학습시킨 후, 이를 활용해 소재 역설계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0월 2일 <매터(Matter)>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컴퓨터 탐색 기술 이용한 신소재 개발

전통적인 신소재 개발은 주로 실험적인 시행착오나 직관을 이용해 설계하는 방법론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며, 최근에는 계산화학적인 방법을 이용해 컴퓨터 탐색 기술을 먼저 시행한 후 소재 개발 가능 후보군을 가려내는 방법이 사용된다. 이 경우, 가려낸 후보군을 실험으로 합성한 후 원하는 물성을 갖는지 확인한다. 기존에는 무기 고체 물질 데이터베이스라는 관련 데이터베이스가 다수 존재하는데, 현재까지 보고된 고체 소재들을 정리한 것이다. 컴퓨터 탐색 기술을 이용해 개발된 각각의 소재들은 특정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경우도 있으나, 소재를 개발한 후 해당 물질이 합성되었다고 보고하는 경우가 더 많이 존재한다. Materials Project 데이터베이스에는 약 10만 종의 물질이 저장되어 있으며, 무기 결정구조 데이터베이스(Inorganic Crystal Structure Database, ICSD)의 경우에는 약 20만 종의 소재 데이터가 존재한다. 이렇게 저장된 소재 중 관심 분야의 소재를 이용해 원하는 물성을 지니고 있는지 계산하는 것이 기존 방법이다. 예를 들어, 배터리 소재의 경우 특정 전압과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는 수만 가지 소재를 계산 및 실험을 통해 탐색했다. 탐색 후에는, 가능성 있는 후보군을 추려내 더 자세한 계산이나 실험을 통해 새로운 소재를 개발한다.

 

생성모델 이용한 소재 역설계 방법

현재 연구팀은 기존의 계산 화학적인 툴을 이용해 소재를 탐색하고  설계하는 것과 더불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계학습을 시행해 소재 설계 속도를 가속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소재 특성의 예측 성공률을 높이는 것을 지향하고 있으며, 궁극적인 목표는 임의의 원하는 물성을 갖는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다. 기존의 소재 탐색 방법이 데이터베이스, 소재, 혹은 분자에서 출발했다면, 어떤 소재가 원하는 물성을 갖는지 거꾸로 탐색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직접 설계 방법이 소재 화학 공간에서 물성으로 대응했다면, 연구팀은 역으로 물성을 먼저 정의하고 소재 화학 공간으로 대응시킨 후 이를 토대로 소재를 개발한다. 이 과정에서 이미지나 음성 처리에 적용되고 있는 인공지능 모델인 생성모델을 적용해 목표 물성을 갖는 새로운 물질을 합성한다. 현재는 생성모델 기법을 신소재 분야에 최초로 도입해 바나듐 산화물 기반의 무기 고체 소재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으며 점점 적용 대상 물질을 넓히는 중이다.

신소재 역설계 기술 개요
기존 데이터베이스에 존재하는 물질을 학습시킨 후, 물질 잠재공간에서 안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재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복호화하는 과정을 통해 개발한다.
(ⓒ정유성 교수 제공)

바나듐 산화물 기반의 소재 생성해

연구팀은 바나듐 산화물에 대해 소재 역설계 기술을 이용해 합성 가능한 물질을 생성했다. 아직은 특정한 물성, 예를 들어 태양 전지나 촉매 등에는 적용하지 못했으나, 새로운 조성과 구조를 통해 원하는 물성을 갖는 소재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바나듐 산화물로 이뤄진 물질만을 이용해 소재를 합성한 것이며, 더 다양한 물성을 얻기 위해선 여러 원소를 대상으로 하는 광범위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역설계 방법이 무기 고체 소재에서도 가능할 것이라는 발견을 통해 신소재 개발 연구의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의의가 있다. 또한, 이번 연구를 시발점으로 역설계에 관한 연구가 더욱 많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교수는 “현재 인공지능을 이용한 소재 설계가 주목 받고 있는데, 기계학습 연구자와 소재 연구자가 같이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혁신적인 연구 결과가 나올 것이라 예상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