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 09학번 전기및전자공학과 허재

지금은 그 의미가 다소 퇴색되었지만, 과거 미국 반전과 평화의 상징이었던 우드스탁 축제(Wood-stock Festival). 그리고 얼마 전 그 이름을 따, 서울대의 졸속 법인화를 반대하면서 열렸던 록페스티벌 ‘본부스탁’.

여러 차례의 촛불시위를 그리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나는, 요즘 열리는 시위가 그저 70, 80년대 민주화를 위해 피 흘렸던 분들의 흉내라도 내보려는 양, 일종의 영웅 의식을 뽐내려는 장이라고 치부했다. ‘본부스탁’도 서울대 법인화를 반대하는 일종의 시위였기에 처음엔 다소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여러모로 우리 학교와 비슷한 상황이어서 관련 기사들을 읽어보게 되었고, 곧 나의 생각이 깊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본부스탁’은 그 모토를 ‘문화시위’에 두었고, 그야말로 비민주적인 학교의 행적에 항의하고자 열렸던 이 시대 지식인들의 축제였던 것이다.

이에 비하면 지금 우리 학교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하다. 잠깐 반짝했던 비상총회를 제외하면, 학우의 별다른 열정이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총학생회에서 노력한다 해도, 학우들의 관심이 없다면 별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근래 지인이 나에게 한 말이 있다. KAIST 학생들은 ‘수동적 인텔리’라고,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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