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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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가 사라졌다
  • 양경록 기자
  • 승인 2019.10.0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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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보일 - '예스터데이'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전 세계가 어둠에 잠긴 순간, 무명 가수 잭 말릭은 그가 살던 곳과는 다른 세계로 이동한다. 그곳에는 코카콜라가 없고, 해리포터도 없다. 무엇보다 수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린 전설적인 뮤지션, 비틀즈가 없다. 그럼에도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해는 뜨고 사람들은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사라진 과거를 아는 잭만이 홀로 혼란을 겪고 있다. 결국, 그는 자신이 비틀즈가 되겠다는 위험한 결심을 한다.

잭은 기억 속 불후의 명곡들을 그의 목소리로 담아낸다. 그렇게 몇 곡을 완성한 그는 눈부신 미래를 상상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무명 가수인 잭에게 제대로 된 무대는 주어지지 않았고, 그는 명곡을 가지고도 성공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며 좌절한다. 모든 걸 포기하려는 순간, 에드 시런이 나타난다. 잭의 무대를 보고 감동을 받은 에드 시런은 잭에게 자신의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준다. 

에드 시런의 공연에 선 이후 잭은 일약 팝스타 가도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것이 아닌 곡으로 부와 명예를 얻는 것에 대한 회의감에 빠진다. 자신의 앨범에 수록할 곡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직접 작곡한 곡을 비틀즈의 <Hey Jude> 이후에 불렀다가 혹평을 받으며 그 곡을 앨범에서 빼는 모습은 처량해 보이기도 한다. 그렇게 바라던 유명세를 얻었지만,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은 오직 비틀즈의 노래 뿐이었다.

한편 잭에게는 10년간 그의 꿈을 응원해준 한 여자 엘리가 있다. 엘리는 언제나 묵묵히 그를 응원했고 수줍게 좋아했다. 그러나 잭은 같은 마음이면서도 그녀와 연인관계가 되지 못했고 그의 마음을 묻는 그녀에게서 계속 도망친다. 유명세를 얻은 잭은 끝내 엘리를 떠나 미국으로 향하지만, 후에 다른 남자와 연인이 된 그녀를 보며 후회한다. 성공에 눈이 멀어 많은 것을 잃었다는 걸 깨달은 잭은, 타인의 힘으로 이뤄낸 성공의 허무함을 깨닫는다.

영화 <예스터데이>는 관객들에게 부와 명예보다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잔잔한 비틀즈의 노래에 실어 전달한다. 거짓으로 이뤄낸 성과가 얼마나 헛된지, 그 성과로 얻는 것이 커질수록 자신은 얼마나 작아지는지를 보여준다. 진실은 언제나 어렵지만 비틀즈의 아름다운 곡만큼이나 가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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