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주범 이산화탄소, 새로운 자원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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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주범 이산화탄소, 새로운 자원이 되다
  • 정수헌 기자
  • 승인 2019.09.2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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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전 세계에 찾아왔다. 세계기상기구(WMO)는 기후 변화의 결과로 폭염이 발생하고, 강수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하는 기후 변화의 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산화탄소 처리 기술 중 하나로서 탄소자원화의 개념을 알아보고 현재 진행 중인 연구를 살펴볼 것이다. 

전 세계의 여러 나라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후협정을 맺었다. 2016년 파리 기후협정이 발효된 이후로 새로운 기후체제가 출범했고, 세계 196개국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현실화됐다.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 기술)은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핵심적인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미국, EU, 중국 등 주요국들은 CCUS 기술을 적극적으로 연구 중이며, 우리나라 역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를 기존 전망치 대비 37%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새로운 기술을 활발히 개발 중이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 이산화탄소

산업화의 확산으로 인해 화석연료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온실가스로 인해 가속화되는 지구 온난화는 해수면 상승, 이상 기온 현상 등 다양한 자연재해를 일으킨다. 이산화탄소는 온실가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그동안 감축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이산화탄소를 기후 변화의 원인으로서 감축할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연료나 원료 등과 같이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CCUS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CCUS 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 탄소의 포집·저장 기술)는 산업 및 발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대기에 배출되기 전 포집, 수송해 지중이나 해저 지층에 영구적으로 폐기·저장하는 기술이다. 비용에 비해 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 방안이지만, 높은 초기 투자 비용과 처리에 드는 많은 에너지, 지층 저장의 안전성 등 기술적으로 보완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다른 하나는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화학적, 생물학적 변환 과정을 거쳐 유용한 자원으로 재활용해 부가가치가 높은 물질로 전환하는 CCU 기술(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탄소자원화 기술)이다. 현재 연구되는 CCU 기술에는 이산화탄소를 다른 물질로 변환시키는 방법에 따라 크게 화학반응을 이용한 방법, 미세조류 등 유기체를 이용한 방법, 광물과 반응시키는 방법이 있다. 

 

화학 공정으로 이산화탄소를 유용하게

촉매는 반응 과정 중에 변화하지 않으면서 화학반응 속도를 조절한다. 일반적인 화학 공정에서와 마찬가지로 이산화탄소를 변화시키는 공정에서도 광촉매나 전기화학 촉매와 같은 다양한 촉매가 사용된다. 그 사례로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메탄올 생산 기술이 대표적이다. 메탄올은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를 메탄, 수증기, 수소 등과 합성하는데 추가적인 에너지가 소모되며, 합성에 사용되는 다양한 기체들을 포집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외에도 메탄올 생산 기술보다는 불완전하지만, 촉매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에틸렌옥사이드, 프로필렌옥사이드와 반응시켜 탄소를 포함한 고분자(폴리카보네이트) 제작도 가능하다. 이처럼 이산화탄소를 화학적으로 변환해 고부가 혼합물을 얻는 공정과 촉매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생화학 반응으로 이산화탄소 변환

모든 생명체 내에서는 효소가 물질을 효율적으로 변환시키고, 그중 많은 종이 빛을 이용한 전기화학적인 과정을 거쳐 광합성을 한다. 광합성을 하는 미세조류의 배양에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바이오 연료, 단백질, 비료 등을 생산하는 기술이 있다. 생명체의 반응은 낮은 순도의 이산화탄소에서도 일어난다는 장점이 있어 순도를 높이는데 드는 정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광화학적·생물학적 전환을 융합한 인공광합성은 위와 같은 장점이 있는 생명체의 광합성 메커니즘을 모방해 이산화탄소를 활성 물질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태양광으로 대체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추가 에너지의 공급없이 물질을 합성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실제 생명체의 효율에는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높은 잠재성과 가능성에 관련 공정 개발과 실증화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으며, 이미 몇몇 기업이 다양한 규모로 관련 설비를 운용하고 있다.

 

자연 광물과 결합해 건축용 자재로

이산화탄소를 칼슘 및 마그네슘을 포함하는 물질과 반응시키면 탄산염광물을 형성할 수 있다. 칼슘 및 마그네슘을 함유한 규산염암은 자연상에 풍부히 존재하는 물질로 저렴한 가격에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탄산염광물은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해 이산화탄소를 다시 방출할 가능성이 낮으며, 광물화 과정 중에 나오는 다양한 산물은 시멘트 제조에 사용할 수 있고 건축용 골재의 대체재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반응은 자연에서는 느리게 발생하는데, 에너지를 공급해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광물과 이산화탄소를 결합하는  기술은 여러 연구를 통해 현재 에너지 효율 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고, 일부 기업과 연구기관에서 실증이 완료되었다는 점에서 활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술 중 하나이다. 

 

팽창하는 세계의 탄소 시장

현재 세계 메탄올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1억 톤의 수요가 있는 큰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메탄올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물질인데, 폼알데하이드, 아세트산과 같은 화학제품의 원료일 뿐만 아니라 수송용 연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유기체의 반응을 이용해서 생산되는 바이오매스로부터 얻는 연료 시장도 증가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함유한 고분자는 일상생활에서 매우 많이 사용되는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기존 고분자를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피복제, 코팅제, 필름 및 시트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탄소자원화로 생산되는 물질의 수요와 시장 규모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탄소자원화 기술이 탄소 저감이라는 환경적 가치를 추구함과 동시에 거대한 경제적 가치 창출에 기여할 것임을 보여준다.

 

철강 산업의 탄소자원화

철강 업계는 공정의 특성상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다. 단기적인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는 공정 설비의 에너지효율 향상, 폐열회수기술 등이 있지만 효과적인 감축에는 미흡한 방안들이다. 기업은 이전까지 공정에서 나온 기체 상태의 탄소를 포집하는 데 초점을 두었지만, 포집된 탄소를 연료나 원료의 형태로 재사용하는 탄소자원화 방안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철강 공정은 대량의 이산화탄소 배출원, 회수할 수 있는 미활용 폐열, 탄소 등의 환원제가 존재하는 산업으로 탄소자원화에 매우 적합한 업종이다.

'Carbon2Chem'은 유럽 최대의 철강 회사 티센크루프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철강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암모니아, 메탄올, 고분자, 알코올과 같은 화학 물질로 가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막스 플랑크 연구소를 비롯해 다양한 연구 및 산업 분야의 15개 파트너가 협력했으며, 현재 뒤스부르크에 있는 파일럿 제철소에서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메탄올을 생산하고 있다. 독일 연방 정부는 프로젝트의 잠재력을 인지하고  6천만 유로의 건설 자금을 지원했으며, 민간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금액 투자가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가 실제 산업 규모에서 구현되면 독일 철강 산업에서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약 2천만 톤을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독일 산업부문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0%에 해당하는 양이다.

 

연구자가 바라본 한국의 탄소자원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탄소자원화 연구의 진행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 촉매 관련 연구를 하고 있는 KAIST 화학과 송현준 교수를 인터뷰했다.

 

Q. 아직 경제성이 미흡한 탄소자원화 기술이 산업체에서 점차 적용돼나가기 위해서 기업체, 정부, 연구자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A. 오랜 기간의 연구와 투자 끝에 현재 주목받고 있는 수소경제의 다음 세대인 탄소자원화 기술은 상용화를 논의하기 어렵다. 일부 빠른 발전을 보이는 분야를 제외하고는 아직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탄소자원화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하루 이틀 안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따라가야 하는 미래 기술임을 인식해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탄소자원화 기술은 여러 발전 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연구자는 전 지구적인 관점에서 현재부터 20년 후 상용화될 수 있는 기술을 기초부터 탄탄히 연구해야 할 것이며, 정부는 이를 조직화하고 장기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또한, 기업체는 가능한 목표를 잘 판단해 기술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Q. 탄소자원화 관련 연구를 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가.

A. 현재에는 연구를 위해 만들어진 펀드들이 단기적인 운용 목표를 설정하고 몰아치는 연구로 결과를 빨리 내도록 종용하고 있어 상용화를 위한 수치 싸움에 몰리고 있다. 이와 아울러 정부에서는 최근 단기적으로 성과를 보일 수 있는 수소경제 사업 쪽에 기울어 탄소자원화 연구에 지원이 감소하는 면을 보이고, 산업체는 더욱이 당장 보여줄 수 있는 기술을 원한다. 

우리 학교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지원을 받아 탄소자원화 관련 연구자들이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예로 다른 교수님들과 함께 연구하고 있는 전기화학적 변환 기술은 태양전지나 바람 에너지에서 얻은 전력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변환하는 친환경적인 방법이다. 전기촉매 하에 폼산이나 에틸렌, 에탄올로 변환시킬 수 있는데,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해 수년 내에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처럼, 정부나 산업체에서도 탄소자원화의 미래기술 가능성 및 영향력을 보고 장기적으로 안정된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 

 

탄소자원화는 등장한 지 오래되지 않은 개념으로, 연구자들은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며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탄소자원화 기술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내실을 다질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탄소자원화가 시간이 지나 열매를 맺어 우리가 맛볼 깨끗한 세상을 꿈꿔본다.

 

감수 및 인터뷰 | KAIST 화학과 송현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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