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해결과 화해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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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해결과 화해의 기술
  • 정두식 전기및전자공학부 18학번
  • 승인 2019.09.11 0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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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에 올라오는 연예인들의 이혼 기사를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한때는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던 사람들이 어느새 적이 되어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것이 안타까웠다. 항상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이혼’이라는 단어가 우리 가족에게도 찾아왔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가족뿐만 아니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연인, 친구, 또는 동아리 부원들과의 갈등은 스트레스의 원인이자 소중한 인연을 잃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단 3시간이었다. 두 분이 4년간의 깊은 감정의 골을 해소하고 화해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그렇게도 짧았다. 단 한 사람의 중재인이 있었을 뿐인데 그들의 화해는 어이없게도 쉬웠다. 그 과정을 지켜보고 깨달은 것이 바로 갈등 해결과 화해에도 기술이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갈등을 겪을 모든 사람을 위해 도움이 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갈등이 깊어지는 과정을 보면 감정이 이성을 얼마나 쉽게 지배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사실 타협점을 찾고 사과하면 쉽게 끝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러지 못한다. 서로에게 쌓인 불만을 해소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상대방의 언어와 태도에 감정이 상해 목적을 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누가 더 많은, 큰 잘못을 했는지를 가리는 싸움으로 변질되며 말꼬리만 잡는 그 과정은 서로를 병들게 한다. 서로에 대한 불만이라는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해 시작된 대화가 서로에게 더 무거운 짐을 얹어놓은 것이다.

“미안해”, “뭘 잘못했는데?”, “됐다. 그만 얘기하자”, “넌 그게 문제야”. 다들 많이 겪거나 접할 수 있는 대화의 흐름이다. 이렇게 자신을 돌아볼 생각은 않고 상대방을 쏘아붙여 대화의 우위를 점하려는 태도가, 감정싸움에 지쳐 대화에서 도망가려는 태도가 서로를 더 힘들게 한다. ‘미안해’라는 한 마디는 화해의 만능 언어가 아닐뿐더러 그렇게 쉽게 뱉을 수 있는 말이 아님을 자각해야 한다. 상대방의 잘못된 사과 태도에 공격적으로 대응하면 제대로 된 사과를 받아내지 못한다는 사실도 마찬가지다. 드라마에 등장하면 뻔하다고 생각되고 공감 개그에 많이 이용되는 이 대사, 어떻게 보면 잘못된 갈등 해결의 과정을 정확하게 담아내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는데 화해했다고 착각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최근에 화해한 사람이 있다면 해당하지는 않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서먹한 상황에서 용기 내 어색하게 건넨 한 마디로 다시 친해진 경우, 자신에 대한 반성의 표현과 상대방에 대한 부탁이 없는 사과로 마무리된 경우가 그렇다. 이렇게 어색한 사이가 싫어서 서로의 마음의 짐이 사라지지 않은 것을 잊고 화해하면 나중에 같은 문제로 다시 갈등을 빚게 된다.

진정한 갈등 해결과 화해를 원한다면 기억해야 하는 몇 가지가 있다. 이것이 바로 나의 부모님께서 화해에 성공하게 된 과정이었다.

첫 번째는 겸손한 태도다. 자신이 항상 옳고 상대방보다 도덕적으로 앞서있다는 오만한 생각에서 벗어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은 일명 ‘내로남불’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남에게는 박하고 자신에겐 관대하기 마련이다. 자신도 얼마든지 실수할 수 있고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존재임을 알고 있는 것이 본인에 대한 성찰과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시작이다.

두 번째는 여유로운 대화와 충분한 시간을 갖는 것이다. 빠르고 긴박하게 이루어지는 대화는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서로의 논점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간다. 평상시에 말하는 속도로 대화를 하게 되면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할 수 있으며 말투도 부드럽다. 그리고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면 본인의 성찰과 상대방을 향한 이해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기 때문에 타협을 이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세 번째는 본인의 잘못을 깨달았을 때의 사과 방법이다. 보통 사람들은 싸울 때 본인의 잘못은 가볍게 넘어가고 상대방의 잘못은 더 강조한다. 이는 화해의 과정을 거치는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 ‘물론 나도 ~했지만’ 등의 말은 절대 삼가기 바란다. 본인이 자각하고 있는 모든 잘못에 대해 반성하는 내용과 함께 앞으로의 행동에 대한 약속을 곁들인다면 충분히 진정성 있고 만족스러운 사과로 다가올 것이다.

네 번째는 상대방에 대한 부탁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것이다. 사과와 함께 앞으로의 약속을 제대로 다짐하고 이야기했다면 이제 원하는 것을 얻어낼 차례이다. 정중한 태도로 서운했던 점과 함께 상대방에게 앞으로 바라는 모습을 얘기한다면 긍정적인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마지막 태도는 사과를 받았을 때 본인도 같이 사과를 하는 모습이다. 만약 상대방으로부터 사과를 받고 이어서 다른 문제점에 대해 지적한다면 그 사람은 지친다. 일방적인 대화를 지양하고 ‘Give&Take’ 정신을 실천해야 원만한 소통이 된다. 갈등은 서로의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과정임을 기억하자.

이러한 방법으로 화해가 성공할 수 있는 것은 두 사람이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아마 더 이상 관계를 지속하고자 하는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면 어떠한 언변으로도 되돌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더욱 활발해지고 중시되는 지금, 갈등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소중한 인연을 잃는 것이 두려워 갈등을 피하면 안 된다. 갈등은 타인을 존중하고 더욱 성숙해져 가는 과정이자 기회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불만이 있어도 갈등을 피하기 위해 혼자 가슴속에서 참고 지낸다. 하지만 이는 본인의 감정을 더욱 상하게 하거나 더 큰 싸움을 부른다. 그러니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라.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끝까지 모른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갈등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모든 갈등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 부족과 소통의 문제로 인해 시작된다. 그러니 너무 본인의 세상에 몰두해있지 말고, 한 번씩은 고개를 들어 주위를 보자.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진다면, 그 사람들도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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