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연 제도 장단점 살펴 신중한 논의 필요

지난 7월, 전문연구요원 제도개선 국회 토론회가 진행됐다. 그 이후 전문연구요원 감축 반대 기자 회견, 국회 토론회 등에서 많은 논의가 오갔고 전문연구요원 제도는 전 국민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그러던 지난달 25일, ‘석사과정 전문연구요원이 폐지되고 박사과정 전문연구요원은 복무를 마친 이후에도 일정 기간 국내 연구소 혹은 대학원에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이후 국방부 측은 “아직 확정된 바는 아니다”라며 정정 보도를 했으나, 우리 학교 학생을 포함한 많은 이공계 계열 학생들의 전문연구요원 정원 감축에 대한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았다. 타 언론에서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까지 국방부에서 논의한 전문연구요원 감축 방안은 ▲이공계병역특례제도 정원수 2022년부터 2024년까지 1,100~1,200명 수준으로 단계적 감축 ▲박사과정 전문연구요원 정원 30% 감축 ▲기업 근무 병역특례 정원 70%이상 감축이다. 

본지는 전문연구요원에 대한 많은 소문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유승협 학생정책처장을 인터뷰했다. 유 학생정책처장은 “최근 보도에서 석사과정 전문연구요원 폐지와 박사과정 전문연구요원 복무 기간 연장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하지만 이는 국방부에서 고민하는 사안 중 하나일 뿐이다. 사안이 통과하기 위해서는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사안은 그 단계를 거치지 않은 상태”라며 “충분히 변경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4대 과학기술원과 이공계 대학원은 물론 중소기업 측에서도 우수 인재 유입이 어렵다는 이유로 반발이 심해 감축 반대 의견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만, 박사과정 전문연구요원 복무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은 일련의 논의를 거치며 대두된 절충안이므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만약 현재까지 언급된 사안들이 시행된다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유 학생정책처장은 “우수 인력 확보가 예전보다 어려워질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유 학생정책처장은 “전문연구요원 복무를 마친 후 국내 연구소나 대학원에 일정 기간 머무르는 것이 의무화된다면 학생들은 시간적인 측면에서 손해라 여길 것이다. 그 결과 군 복무를 선택하는 학생 수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하며 “전문연구요원 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들이 학업에 장기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전문연구요원은 지금까지 이런 환경 속에서 국방력에 많은 기여를 해왔는데, 이 제도가 불평등하다고 여기는 견해가 많은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타 언론에서 보도된 우리 학교  일부 전문연구요원 부실 관리 의혹이 현재 상황에 영향을 미친 것 같으냐는 질문에 유 학생정책처장은 “보도를 통해 많은 사람이 전문연구요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사실이다. 연관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으나 두 사건의 인과관계를 따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우리 학교에게 전문연구요원 제도는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는 “전문연구요원 제도는 우리 학교에서 처음으로 시행된 제도이다. 국가 산업 기술 및 과학기술계를 선도해나갈 인재를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전문연구요원 제도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 생각한다”며 전문연구요원 제도에 대한 필요성을 주장했다. “학생 정책 관련 업무를 매끄럽게 해결하기 위해서 이른 시일 내 국방부 측의 명확한 결론이 필요한데, 되도록 그 결론이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지어질 수 있게 노력 중이다”고 덧붙였다.

박사과정 전문연구요원 복무 중인 학생이 바라보는 현재 상황은 어떠한지 알아보기 위해 우리 학교 익명의 학우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우선, 익명의 학우는 전문연구요원 제도의 장점으로 연구의 연속성을 꼽았다.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주제들을 연구하거나 논문을 출판하는 과정에서 수년간 공백 기간이 생기는 것은 상당히 치명적이다. 공백 이후 연구나 출판에 복귀하고 적응할 기간이 필요하므로 실제로는 공백 기간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연구에 전념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전문연구요원 복무 중 논산훈련소에 소집돼 약 한 달간 연구 활동을 중단했는데, 훈련 이후 연구의 흐름을 바로 따라가는 것이 어려웠다”고 이야기를 덧붙였다. 전문연구요원 제도의 단점에 대한 질문에는 진로 방향 변경의 어려움이라 답했다. “많은 학생이 진로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않고 박사과정에 진학하거나 산업체에 근무한다”며 “전문연구요원이 아니라면 진로의 방향을 쉽게 전환할 수 있지만, 전문연구요원 복무를 시작하면 전환이 어렵다. 확실한 진로 설계 없이 전문연구요원을 희망하는 것은 바람직한 선택이 아닌 것 같다”고 충고했다.

마지막으로 타 언론에 언급됐던 부실 관리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그는 “관리의 미흡함이 논란이 되었던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전문연구요원 폐지는 이 논란의 근본적인 해결안이 될 수 없다. 연구원의 연구 능력 지속성을 고려한다면 전문연구요원을 폐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현재 언급되고 있는 감축안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전문연구요원 제도 관련 논의가 오간 제도 혁신 토론회에 참석해 입장을 발표했던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김소영 교수는 과거와 현재의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비교하며 입을 열었다.(관련기사 본지 464호, <전문연 제도 논의 오간 제도 혁신 토론회>) 김 교수는 “육군 복무 기간이 36개월이었던 시기에 박사과정 전문연구요원 복무 기간은 5년이었다. 군 복무 기간이 점진적으로 단축되면서 박사과정 전문연구요원 복무 기간도 함께 단축됐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대기업에도 산업기능요원이 복무했으나 많은 사람이 대기업에 복무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2003년 이후 대기업 산업기능요원 제도가 폐지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전문연구요원을 바라보는 비판적인 시선에 대해 언급했다. “전문연구요원은 내부적으로도 갈등이 있다”며 “학령 인구 감소와 취업난으로 학부생 수는 감소하고 대학원생 수는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진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지 못한 대학원생들이 시간을 벌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전문연구요원 복무를 희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이 ‘우수 인재 양성’이란 목적에 맞지 않다고 주장하는 교수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과학기술계에 예전과 동일한 지원을 하는 것은 특혜라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연구요원 제도는 지방에 있는 과학기술원들이 지역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최선의 제도다. 이런 점이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폐지할 수 없는 이유라 생각한다”며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지속해야 하는 이유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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