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협의회, ‘즉시 실행’ 거부에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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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협의회, ‘즉시 실행’ 거부에 강력 반발
  • 손하늘 기자
  • 승인 2011.06.07 0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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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총회 개최 및 실행 촉구 성명서 발표… 7일 운영위원회

 

▲ 교수협의회는 지난달 31일 교수총회를 열고, 혁신위 의결안의 즉각적인 실행과 이사회 의결구조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총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종민 교협 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손하늘 기자

잇단 자살과 학내 갈등 상황을 해결하고자 지난 4월 출범한 혁신비상위원회(위원장 경종민, 이하 혁신위)가 열흘 간격으로 실행요구사항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서남표 총장이 위원회 의결사항의 즉각적인 실행을 거부해 교수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교수협의회는 혁신위 결정의 즉시 실행을 촉구하고 이사회 의결구조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초 약속 지켜달라” 對 “이사회에서 함께 고민해야”

경종민 혁신위원장은 서 총장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사회의 승인 없이도 실행 가능한 사안까지 이사회로 의결을 넘기는 것은 (지난 4월 13일 서명하고 발표한) 합의서 내용을 위반하는 것으로, 당초 약속대로 즉시 실행을 촉구한다”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서 총장은 경 위원장에게 보낸 답장에서 “이사회에서는 전체 이사진들이 KAIST의 개혁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에 (지난 4월 15일 임시이사회에서) 의견을 모았다”라며, “이사회에서 전체를 바라보고 학교에 미래를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혁신위에서 도출된 개선 사항들을 이사회에 보고드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사실이 <한국일보> <한겨레신문> <중도일보> 등을 통해 보도되고, 총장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의 교수협의회 성명서 초안이 공개되자 서 총장은 교수총회 전날 전체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서 총장은 “지난 주말 모 일간지의 보도는 진정성을 왜곡한 기사이며, 의지와 뜻을 분명하게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서신을 드리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메일에서 서 총장은 “합의서의 (f)항에는 ‘위원회 활동이 종료되면 최종보고서를 전체 구성원과 이사회에 즉시 보고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으며, 이 조항은 (g)항인 ‘총장은 위원회의 결정을 반드시 수용하고, 즉시 실행한다’에 선행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합의서에 명시된 대로, 혁신위의 활동이 종료되면 최종보고서를 전체 구성원과 이사회에 보고한 뒤에 실행할 것이며, 따라서 혁신위에서 최종보고서가 최대한 빨리 작성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서 총장은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합의서 내용을 위반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준수할 것이고, 이사회의 요청사항도 성실히 이행하겠다”라고 덧붙였다.

 

▲ 교수협의회가 교수총회를 소집해 서남표 총장에게 혁신위 결정을 즉각 실행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지난 4월 14일 교수총회가 열려 참석한 교수들이 혁신비상위원회 구성에 관한 사회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손하늘 기자



교협 “교육자로서의 자질과 인격 의심”

교수협의회는 5월 31일 정오 창의학습관 터만홀에서 교수총회를 열고 합의문 이행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날 총회는 ▲경과보고 ▲회칙개정 ▲성명서 채택의 순서로 진행되었으며, 교수 158명이 참석하고 180명이 위임장을 제출했다. A4용지 두 장 분량이었던 성명서 초안은 의견수렴을 통해 최종안에서 한 장 분량으로 수정, 압축되었다. 재석인원 130명 중 찬성이 115명(88.5%), 반대 0명(0%), 기권은 15명(11.5%)로 성명서가 채택되었다.

교수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먼저 “총장은 이사회의 의결을 일괄적으로 거쳐야 한다면서 즉시 실행을 거부하고 있는데, 이 중 많은 의결안들은 시행 당초에 총장이 이사회 승인 없이 실행한 바 있다”라며, 과거의 실행 절차가 현재의 태도와 크게 차이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괄적으로 이사회의 결정에 의결사항을 미루겠다는 것은 합의의 정신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이며, 독선적 생각과 기회주의는 카이스트에서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라고 못박았다. 서 총장의 태도에 대해서는 “한 대학을 경영하는 총장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자로서의 자질과 인격을 의심케 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교수협의회는 성명서에서 이사회의 변화 또한 촉구했다. 이러한 문제의 재발을 막기 위한 근본적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며, “현 이사회가 국민이 원하는 카이스트의 진정한 발전을 추진할 수 있는 투명성 있는 의사결정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총장이 신임 이사를 추천하고 실질적으로 선임하는 구조는 ‘합리적 견제’를 마비시키고 독재에 무방비한 상태를 초래할 수 있다”라며, “‘서남표식 혁신’이 아닌 ‘국가와 카이스트의 발전을 위한 진정한 혁신’을 선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서남표식 개혁 = 진정한 개혁’이라는 일부 이사진의 주장에 반기를 든 것이다. 성명서 말미에는 “혁신위 결정을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모든 문제와 상황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총장이 져야 함을 명백히 한다”라고 적시했다.


경종민 교협 회장 “이 정도로는 최후통첩 아니다”

예정시각을 넘긴 1시 40분에 회의가 끝나고 곧바로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은 회의 내용과 성명서에 대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20여명의 취재진이 교수사회의 분위기를 취재했다.

경 회장은 “이 정도로는 안 된다는 교수들의 발언이 있었지만 최종 성명서에는 (해당 문구가) 들어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것은 최후통첩이 아니며, (총장이 계속해서 즉시 실행을 거부할 경우) 추가적으로 총회를 열고 성명서를 발표할 수 있다. 용퇴를 촉구할 수도 있음을 부인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성명서>


2011년 4월 카이스트는 설립 후 최대 위기에 직면하였다. 이 위기를 카이스트 구성원 모두의 지혜를 모아 극복하기 위해 카이스트 교수협의회는 2011년 4월 14일 서남표 총장과 함께 혁신비상위원회(혁신위) 구성에 합의하였고, 총장은 교수, 학생, 보직자 대표로 구성된 혁신위에서 결정된 사항을 즉시 실행하기로 약속하였다.

이와 같은 상호신뢰와 합의를 바탕으로 혁신위는 지난 40여일 동안 활발한 토론과 의견 수렴을 거쳐 1차, 2차 의결안을 도출하여 각각 5/9와 5/18에 총장에게 전달함과 동시에 이의 즉시 실행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총장은 이사회 의결을 일괄적으로 거쳐야 한다면서 이의 즉시 실행을 거부하였다. 이 중 많은 의결안들은 시행 당초에도 총장이 이사회의 승인을 거치지 않았던 사항이며, 현재도 이사회의 승인 없이 즉시 실행할 수 있는 사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장이 혁신위의 모든 의결사항을 일괄적으로 이사회의 결정에 미루겠다는 것은 혁신위 출발 당시의 '합의'의 정신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이다. 소위 '서남표식 개혁만이 진정한 개혁'이라든가, '어떤 형태로든 서남표식 개혁에 반대하는 것은 개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라는 독선적 생각, 그리고 이제 절박한 위기상황은 모면했다고 판단하여 전체 구성원과의 중대한 약속을 저버리는 기회주의는 카이스트에서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이는 한 대학을 경영하는 총장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자로서의 자질과 인격을 의심케 하는 행위로서 카이스트 구성원들은 이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제는 이러한 문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현재의 카이스트 이사회가 국민이 원하는 카이스트의 진정한 발전을 추진할 수 있는 투명성 있는 의사결정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지금과 같이 총장이 이사회에서 신임 이사를 추천하고 실질적으로 선임하는 구조는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합리적 견제' 기능을 마비시키고 독재에 무방비한 상태를 초래할 수 있다. '서남표식 혁신'이 아니라, '국가와 카이스트의 발전을 위한 진정한 혁신'을 선도할 이사회가 될 때, 카이스트 구성원과 국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상황 인식하에, 카이스트 전체 교수의 뜻을 대표하는 교수협의회는 2011년 4월 14일 총장이 무조건 수용하기로 합의한 혁신위 결정을 총장 스스로 겸허하게 받아들여 즉시 실행함으로써 카이스트와 우리 사회가 갈망하는 '새로운 리더십'의 모습을 반드시 담아내 줄 것을 다시 한 번 엄중하게 촉구한다. 아울러, 이후 총장이 혁신위 결정을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모든 문제 및 상황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총장이 져야 할 것임을 명백히 하고자 한다.

카이스트 교수협의회는 카이스트의 진정한 혁신을 위하여 혁신비상위원회에서 의결된 안들이 올바로 실행될 수 있도록 카이스트 전체 교수로부터 위임받은 모든 권한과 책임을 다할 것이다.

2011년 5월 31일 카이스트 교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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