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을 달리는 한일 관계...우리 학교는 기술자문단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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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선을 달리는 한일 관계...우리 학교는 기술자문단 설치
  • 장진한 기자
  • 승인 2019.09.10 0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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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한국에 대한 공업 소재 수출 규제를 발표하면서 시작된 무역 분쟁으로 한일 관계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일본은 이후 무역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결정을 추가로 내렸으며 이에 우리나라는 소재 국산화를 추진하고 최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를 결정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우리 학교는 지난 5일, 어려움에 처한 국내 기업을 돕기 위해 KAIST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문단(KAIST Advisors on Materials and Parts, KAMP)(이하 기술자문단)을 발족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한일 무역 분쟁, 일본의 조치

일 무역 분쟁은 지난 7월 1일, 일본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플루오린화 수소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 소재들은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의 핵심 기반이며 일본 수입 의존도도 높은 편이라 관련 산업에 속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에 직격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후 일본은 8월 2일 추가 제재로 무역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그동안 화이트리스트에 등재되어 부여하던 무역 상의 특혜를 거두어들이겠다는 뜻이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될 경우 수출 허가 과정이 까다로워지고 처리 기간 역시 늘어나게 돼, 일본에서 주요 소재를 공급받던 기업들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 해당 조치가 결정된 직후 우리나라 정부는 깊은 유감을 표명했으며 이낙연 국무총리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다”며 강력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일본 수출 규제의 이유는

일본은 이러한 일련의 수출 규제 조치의 이유에 대해 명확하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 조치 배경으로 양국 신뢰 관계 손상, 수출관리 미비, 안보상의 이유 등 계속 말을 바꾸며 명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아전인수 격 주장을 되풀이해왔다”고 말했다.

다만 실질적인 이유는 기존 한일 간의 지속적인 외교적 갈등에 덧붙여 대한민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이라고 보는 시각이 대다수다. 실제로 확정판결 이후 일본 정부와 언론은 판결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한 바 있다.

 

우리나라 정부와 산업계의 대응

우리나라 정부 역시 일본의 수출 규제에 적극적으로 맞대응하면서 양국 간의 대치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이후 우리나라 역시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으며 지난 22일에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 발표하기도 했다. 더불어 일본의 수출 규제 발표 직후부터는 국내에서 광범위한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또한, 산업계에선 일본으로부터 수입이 힘들어진 공업 소재를 국산화하고 수입처를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논의를 진행할 만한 여유가 있는 대기업과 달리 많은 중견기업, 중소기업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위기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ST 기술자문단 출범

한편 우리 학교는 이러한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기술자문단을 설치했다. 기술자문단은 최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조치와 관련해 영향을 받는 소재, 부품, 장비 분야의 중소, 중견기업의 원천기술개발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번 기술자문단의 단장을 맡은 우리 학교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성율 교수에 따르면 일본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 발표 이후 기술자문단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됐으며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발표된 지 3일 후인 지난 5일 기술자문단이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자문단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 발표 이후 산업체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데 우리도 역할을 해야 하지 않냐는 자발적인 논의가 교수 사이에서 있었다”며, “지난 2일 화이트리스트 배제 발표 후, 총장님께 교수님들의 의견을 전달 했고 주말 동안 총장 주재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기술자문단 설치가 결정되었다”고 밝혔다. 기술자문단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된 원천기술을 5가지로 분류한 뒤, 이에 따라 ▲첨단소재 ▲화학·생물 ▲화공·장비 ▲전자·컴퓨터 ▲기계·항공의 5개 기술 분과를 구성했다. 그리고 우리 학교의 관련 분야 학과장이 분과장을, 실무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각 기술 분과의 간사를 맡았다. 자문단장을 맡은 최성율 공과대학 부학장을 필두로 이혁모 신소재공학과장이 첨단소재분과장을, 이영민 화학과장이 화학·생물분과장을, 이재우 생명과학공학과장이 화공·장비분과장을, 문재균 전기및전자공학부장이 전자·컴퓨터분과장을, 이두용 기계공학과장이 기계·항공분과장을 맡았다. 또한, 여기에 더해 분과별로 20명 이상의 자문 교수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자문단의 운영 현황

기업이 기술 자문을 신청할 경우 해당 제품이나 기술이 이번 수출 규제나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영향을 받는 전략 품목에 해당하는지, 얼마나 시급하게 필요한 것인지, 어떤 기술적인 도움이 필요한지 등을 면밀하게 판단해 해당 분야 자문 위원과 연결하고 실제 논의를 추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최 자문단장에 따르면, 지난 5일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뒤 기술자문단은 전화·이메일 문의를 합쳐 130여 건의 자문 문의를 받았고, 19개 기업으로부터 정식 자문신청서를 접수했다. 이 중에는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관련 사례 역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자문단장은 기술자문단의 운영에 대해 “기업의 수요 기술에 가장 적합한 자문 교수를 연결할 계획이고 필요할 경우 2~3분과가 공동으로 참여할 수도 있도록 할 것”이라며 “기업이 요청하는 기술상 문제점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해 최적화된 기술 자문을 할 수 있도록 자문단 산하에 소재·부품·장비 기술 자문 접수 전담 창구 역시 설치했다”고 밝혔다.

최 자문단장은 이번 무역 분쟁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소재·부품·장비 분야는 독립적으로 성장하기보다는 수요 기업과의 상생을 통해 존립할 수밖에 없으며,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적 분업 체계가 갖추어져 있다”며 “그러나 이번에 이런 국제 협력 체계가 언제라도 무너질 수 있다는 교훈을 배우게 된 만큼 이제부터라도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에서 전략 기술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또한, “대학·연구소·기업이 중장기적인 연구개발에 있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하며, 예산뿐만 아니라 규제개혁과 같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자문단장을 포함한 기술자문단의 교수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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