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렘, 떨림, 두려움, 안도감, 절망, 희열. 모두에게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 개강의 유일한 공통점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나는 휴대폰을 꺼내 달력을 바라본다. 남은 시간은 나흘. 젠장, 분명히 종강 날에는 이번 방학에는 일러스트레이터도 배워 보고 토플 공부도 더 하고 계절학기 수업도 들으리라 다짐했는데, 역시나 뜻대로 되는 건 없다. 지난 2주 동안은 친구들과 종종 놀러 다닌 걸 빼면 하루 종일 일만 계속 하다 잔 기억밖에 없다. 방학 시작하고 룸메이트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갔던 게 겨우 며칠 전 일 같은데. 제
오피니언
김정호 학우(새내기과정학부 23)
2023.09.19 22:36
-
내 생각엔 좋은 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실은 너무 많아서 문제다. 자기계발서 혹은 성장을 추동하는 책들은 일반론적인 정답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정작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이다 끝난다는 걸 우리 모두는 잘 알 것이다. 왜 그럴까? 맞는 말을 가져왔는데 왜 하지를 못하는 것일까? 그건 맞는 말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자 중요하다고만 주장하지 뭐가 더 중요한지, 그 우선순위는 빼버리기 때문이다. 인간은 선택지가 많아지면 용기 있게 택한 뒤 다른 대안들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선택을 포기하게 되기 마련이다.
오피니언
김유환 (융합인재학부 20)
2023.09.19 22:35
-
글을 쓸 때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일까요? 글의 주제를 찾는 것일까요? 아니면 흡입력 있는 첫 문장을 쓰는 것일까요? 이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글을 마무리하는 작업이 가장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기사가 되었던, 산문이나 시가 되었던, 글을 써 내려가다 보면 한 번쯤은 겪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그야말로 일필휘지(一筆揮之), 막힘 없이 순식간에 글을 써내려가며 자신감 있게 종이 위에서 펜을 놀립니다. 그런데, 빠르게 글을 적어 내려가다가 종이의 끝자락을 마주하면, 갑자기 여태 신이 나
오피니언
최민준 편집장
2023.09.19 22:21
-
왼손의 엄지부터 소지를 접을 때면 이른 아침에 일어나야 한다. 아침 9시 수업을 들으러 달려가는 내 모습을 보며, 다음에는 일찍 일어나야지 다짐한다. 모든 일정을 끝내고 들어오면 이미 해는 지고, 불을 끌 수도 없는 힘으로 털썩 침대에 눕는다. 그나마 왼손 약지와 오른손 엄지를 접으면 행복하다. 점심 먹기 전에 느릿느릿 일어나서 부스스한 눈을 비비며 일어나면 되고, 의자에 앉아서 가만히 사색에 잠길 시간도 생긴다.이번이 두 번째 기사 수첩인데 작년 가을이랑 변한 게 없는 것 같다. 아니, 오히려 심하면 더 심해졌다. 5 전공으로 후
오피니언
권순용
2023.09.19 22:19
-
오피니언
박정민 기자
2023.09.19 22:17
-
오피니언
박정민 기자
2023.09.19 22:15
-
고대 그리스 사회는 건강한 몸과 정신이 조화를 이루는 균형 잡힌 인간을 길러내는 것을 이상으로 여겼다. 그리스어로 나체를 뜻하는 단어 짐나움(gymnos)에 그 어원을 둔 짐나지움(체육관)에서 체력을 단련하고 신체 능력을 겨루는 과정은 그리스 청년 교육의 필수적인 부분이었다. 이들에게 건강한 신체는 이상적인 미(美)이자 건전한 시민의 자질을 의미했고, 운동으로 잘 다져진 다부진 신체를 과시하는 것은 시민으로서의 소양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고대 그리스인에게 운동은 단순히 신체 능력을 길러주는 것을 넘어, 리더십과 책임감을 길러주고 공
오피니언
카이스트신문
2023.09.19 22:13
-
오피니언
김지윤 기자
2023.09.04 17:42
-
“헐, 네가 한국 대학에 갈 거라고? 대박 사건이네…” KAIST에 오기 전에 알고 있는 사람들, 예를 들어 친척, 친구, 선생 등이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카이스트를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다닐 대학이 한국에 있다고 말할 때 그분들은 제 인생이 드라마처럼 같을 거라고 생각해서 즉각적으로 놀랐어요. 실제로도 한국 인생에 재미있고 행복하는 순간이 있지만 드라마보다 한국 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한국에 왔는 일부터 오늘까지 많은 문제에 부딪혔지만 가장 큰 문제는 한국 사람과
오피니언
Julia A 학우(신소재공학과 22)
2023.09.04 17:41
-
오피니언
박정민 기자
2023.09.04 17:38
-
이하의 글은 제가 고3 시절, KAIST 면접 전날 겨울밤에 쓴 글입니다. 저는 무엇을 기다렸습니까. 아직 찾는 중인가 봅니다.세상에! 놀라울 정도로 별빛 하나 없는 밤이다. 저들은 대체 무슨 명분으로, 기대로, 그리고 꿈과 희망으로 나를 향해 달려온다는 것일까? 아무래도 좋다. 유리창 별빛들을 뒤로 하고 나는 제가 태양인 체 우뚝 서 있는 웬 가로등 하나를 마주하고 있다. 그 주변의 골목은 모두 빈 유령 건물이거나 지나치게 세련되었다. 양면적인 거리를 단 한마디로 정의할 수가 있다면 그래, 그 가로등이었다. 보름달보다 둥글고 시리
오피니언
박성후 학우(수리과학과 22)
2023.09.04 17:36
-
입추가 지난 지도 벌써 한 달이 되어갑니다만, 여름의 무더위는 아직 꺾일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확실히 근래에는 가을이 짧아지고 있음이 피부로 와닿는 기분이 듭니다.그렇지만, 한창 더웠던 7월과 8월을 지나쳐, 가을학기의 첫 신문을 준비하다 보니 어느덧 처서를 넘어 백로의 시기가 되었습니다. 백로(白露), 한자를 그대로 풀이하면 이슬이 맺히는 시기입니다. 이맘때부터 슬슬 일교차가 커지면서 밤에 기온이 내려가고, 풀잎에 이슬이 맺히면서 가을의 기운이 완연하게 나타납니다.백로의 시기는 선선한 가을바람이 돌며 곡식들이 풍성하게 여무는 시
오피니언
최민준 편집장
2023.09.04 17:35
-
서로 간의 이름은커녕 얼굴도 알지 못하는 5명이 만나 또 다른 5인조와 경쟁을 해야 한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서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5명은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에 맞게 합을 맞춰본다. 가끔 이 단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이번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상대방과 경쟁할 시간이다. 초반에는 각자 1대1, 2대2로 합을 겨루고 독특하게도 한 사람은 인공지능과 싸우게 된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게임 시작 전 잔이 식기 전에 돌아오겠다고
오피니언
한지훈 기자
2023.09.04 17:34
-
지난달 28일, KAIST 학부·대학원 총학생회를 포함한 9개 대학 학생회는 '과학기술 분야 R&D 예산 삭감 정책에 대한 성명문'을 발표했다. 우리 학교 외에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비롯해, POSTECH(포항공과대), UNIST(울산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 등 이공계 연구 중심 대학 학생회가 행동을 같이했다. 학생들은 성명서를 통해 정책 입안 및 예산안 수립 시 정부가 과학자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R&D 예산 삭감 결정의 재고를 강력하게
오피니언
카이스트신문
2023.09.04 17:33
-
오피니언
박정민 기자
2023.09.04 17:33
-
KAIST 전산학부 17학번 학생이자, 여러 온라인 저지 사이트에서 구사과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구재현 학우를 만났다. 구재현 학우는 본인의 알고리즘 풀이 경험과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블로그 및 온라인 저지 사이트 게시판에서 알고리즘에 대한 해설 및 응용법에 대한 글들을 작성하고, 문제를 출제하는 등 다양한 방향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5년과 2016년에 국제정보올림피아드에서 수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2017년부터 국가대표 학생들을 가르치는 코치 역할을 맡기도 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구재현 학우의 경
오피니언
최민준 편집장
2023.08.08 15:13
-
오피니언
김민주 기자
2023.08.08 15:08
-
마지막으로 일기를 쓴 게 언제인지 진심으로 가물가물합니다. 그동안 제 다이어리는 책갈피가 오늘을 한참 까먹은 채 과거에 있었겠지요. 친구가 독자칼럼을 제안했을 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지금 제 생각, 감정들을 놓치겠구나! 이거 생각보다 좋은 기회 같은데? 하는 마음에 덥석 하겠다 답했습니다. 중요하거나 깊이 있는 생각도 아니겠지만, 그때를 회상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기를 저는 좋아합니다.요즘 저는 사회생활을 배우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경제활동을 하며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커리큘럼도 만들어 보고 많은 활동을 하면서 책임이라는 것을
오피니언
김수민 (새내기과정학부 23)
2023.08.08 15:05
-
작년 1월, 그렇게 갈망하던 전역을 했다. 그렇게 군 내에선 잠을 깨우며 괴롭히던 눈이었지만 전역 길의 차분히 가라앉은 눈들은 마치 사회의 시작을 반갑게 맞이하는 화이트 카펫 같았다. 그러나 고대하던 사회의 달콤한 자유의 맛을 느낄 새도 없이 진로에 대한 고민과 걱정이 나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할지,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잠에 제대로 들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스트레스를 주는 잡생각으로부터 회피하기 위해 [스물다섯, 스물하나]라는 드라마를 보곤 했다. 그렇게 정주행을 하던 중 주
오피니언
임해윤 독자(충남대학교 생화학과 19)
2023.08.08 15:04
-
이번 호에 실린 기사를 읽어보셨나요? 읽어보지 않으셨다면, 꼭 한 번은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저는 기사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이번 에서는 교내 청소 노동자분들의 업무를 기자 한 분이 직접 체험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사를 읽어보시면, 기자가 청소 노동자분을 따라 오전 7시 15분부터 오전 9시까지 같이 업무를 진행했던 과정을 하나씩 면밀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처음에는 쓰레기통 분리수거로 업무를 시작해서, ATM기를 비롯한 편의 시설과 화장실에 이르기까지 건물의 곳곳을 청결하게 유지하기
오피니언
최민준 편집장
2023.08.08 1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