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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생활을 한 지 2년이 다 되어가던 작년 가을, 겨울 방학을 위해 세워 두었던 모든 계획을 내려놓고 이번 겨울 방학은 집에서 보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평소 집에 자주 가지 않는 편이라 집이 그리웠다. 한편으로는, 계절학기나 인턴 등으로 방학을 채우다 보면 앞으로 집에서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많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렇게 두 달만 예정되어 있던 나의 집 생활은 코로나로 인해 뜻하지 않게 연장되어 벌써 5달이 넘어가고 있다. 동네 친구들을 만나기에도 조심스러워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만 보낸다.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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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경 기자
2020.05.26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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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국면에서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주목받고 있다. 35개의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낸 결과 상당히 긴 투표용지가 만들어진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정당이 ‘난립’한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정당이 너무 많아 유권자들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필자는 조금 다른 목소리를 내고 싶다. 먼저 비례대표 제도의 취지와 역사부터 알아보자.비례대표 제도는 소선거구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각계각층을 대변하는 사람들의 국회 진출을 가능케 한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비례대표제는 1963년 처음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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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혁 기자
2020.04.1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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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의 소설 불신시대는 금전적 가치가 사람의 양심을 잠식하여 사회를 이루고 살지만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세상을 그린다. 이웃을, 의사를, 종교인을, 그 외 어떤 타인도 믿을 수 없는 사회는 소설을 통해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무섭다.최근 들어 끊임없이 신뢰성이 추락하고 있는 사회의 한 분야가 있다. 바로 언론이다. 언론은 원래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기에, 이 분야의 타락은 사회 불안을 가중한다. 전염병이 퍼지고 있는 와중에 가짜 자료와 진짜 자료의 구분이 모호한 채 서로 모순되는 주장이 난립하는 현 상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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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운 기자
2020.03.31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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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의 전파는 인간을 사지로 몰아넣었고, 결국 많은 이들이 원치 않은 채로 멈춰 서게 되었다. 늘 흙먼지가 인 운동장처럼 흐릿하기만 했던 세상 속에서 모두가 느려지고, 멈춰서고 보니 그제야 주변 일들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알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정치란, 일상에 돌을 던지기엔 너무 느리고 무의식에 기반한 바닥 같은 것이기 때문에. 현 시스템 아래에서 “난 정치 잘 몰라”라는 말이 관용어구로 사용된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그것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일인지는 알 수가 없다. 하이데거는, 니체는, 플라톤은 오늘날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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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범 기자
2020.03.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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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방에 살면 가장 귀찮은 일은 청소다. 매일 쓰레기는 생겨나고, 먼지는 쌓이고, 머리카락은 떨어지고 방의 청결도를 낮추는 일만 일어난다. 눈에 보이는 먼지를 닦는다던가, 쓰레기를 모아 버린다던 가의 간단한 정리는 매일 하지만, 침대 매트릭스 사이, 책장 안쪽 등 손이 잘 닿지 않는 장소는 청소하기도 어렵고 무엇보다 귀찮다. 그래서 나는 한 달에 한 번씩 날을 정해 기숙사 방 청소를 한다.청소를 시작하기 전, 먼지가 방 안에서 날리지 않게 하려고 창문과 문을 연다. 가장 먼저 창틀에 쌓여있는 먼지와 죽어있는 곤충을 물티슈로 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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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환 기자
2020.02.2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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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원히 살아갈 듯 숨 쉬지만 당장 내일 아침 눈뜨지 못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는 게 우리네 삶이니까요.지나가지 않을 것만 같던 2년 반 동안의 신문사 생활 역시 어느새 마지막에 다다랐고, 저는 35개의 신문을 그 증거로 남긴 채 이곳을 떠납니다. 그리고 신문사에서의 마지막 원고를 쓰기 위해 동이 터오는 늦은 새벽 노트북 앞에 앉아 지난 2년 반의 기억을 더듬고 있습니다.2년하고도 반년 전의 저는 지금보다 더 어리고, 열정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신문을 만들고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사실에 설레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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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한 취재부 기자
2019.12.03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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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양이는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우리 사람의 반려동물로서 친구이자 동반자가 되어준다. 오늘날에 들어서는 여우, 악어, 곤충 등 다양한 동물들이 반려동물로써 우리의 곁을 지키고 있다. 필자 또한 토끼, 달팽이, 햄스터 등 적지 않은 반려동물들을 길러본 경험이 있다. 특히 달팽이는 식용 달팽이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3년을 살며 손바닥만 한 크기까지 자랐다.최근에는 부쩍 너구리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왜 너구리를 키우고 싶어 했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아마도 롤챔스와 롤드컵에서 ‘Nuguri’ 장하권 선수의 활약 때문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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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현 사진부장
2019.11.19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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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기자로서 활동한 지 어느덧 5학기이다. 이번 학기가 지나면 나는 일러부 기자의 역할을 끝내고 다시 카이스트신문의 독자로 돌아간다.2년 반 전, 그러니까 내가 1학년이었을 때, 카이스트신문의 일원이 되고자 마음먹었던 것은 한 학번 높은 친구의 권유 때문이었다. ‘자신이 아는 사람들 몇몇이 있는데 사람이 좋다, 활동비가 있다.’ 등 친구의 추천이 주된 이유였다. 그리고 보태자면 대학 학보사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것에 대한 동경도 있었다. 긴장되었던 면접을 거치고 카이스트신문의 수습부원으로 뽑혔을 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기뻤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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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일러스트부 기자
2019.11.04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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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는 쓰인 것만으로 의미를 갖지 않는다. 누군가 기사를 읽었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언론의 존재 이유는 본질적으로 대중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학내 언론의 역할과 기능은 학내 구성원을 비롯한 언론 이용자에게서 찾아야만 한다.그러나 학내 언론의 이용자 수가 매우 적고, 학내 언론이 정보 제공자로서의 지위를 잃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학내 언론인들이 근본적인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학내 언론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이는 우리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적으로 언론의 입지가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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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혁 취재부 기자
2019.10.0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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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배정받습니다. 이후 간단한 기사의 방향과 분량을 협의하고 적절한 취재원을 결정합니다. 그렇게 선정된 취재원에 대한 컨택과 질문지 작성을 시작합니다. 컨택은 대부분 이메일로 이루어지며 질문지는 해당 사안의 전말을 파악하고 취재원의 입장을 들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됩니다. 이후 연락을 지속하면서 취재원이 서면 인터뷰를 원한다면 질문지를 송부하고 답변을 회신받으며, 전화나 대면 인터뷰를 원한다면 일정을 조율해 직접 대화를 나눕니다. 이 과정에서 취재원이 답장이 없는 경우는 흔하며 이에 리마인드 메일을 보내고 내선 번호로 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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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한 취재부 기자
2019.09.2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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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학내 커뮤니티에 조국 당시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쟁에 관한 글이 올라왔다. 해당 논쟁에 대해 우리 학교 학생들의 연서명을 받으려는 글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글을 쓴 학우가 ‘정치적 신념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것이다.정치적으로 가장 첨예한 사안에 대해 논하며 ‘정치적 신념과 관련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다만 이 문제는 우리 학교에서만 일어나는 문제가 아니다. 서울대, 고려대 등에서 일어난 촛불집회 참가자들도 정치권과 선을 그었다. 더불어 나는 특정 학우를 비판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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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혁 취재부 기자
2019.09.1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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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학점, 정확히 말하면 평점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이것이 변명이 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카이스트신문 기자를 제외하고도 꽤 많은 일들을 하고 있거든요. 이 일들을 다 해내는 것이 당연히 힘들지만, 재미있어서 그런지 학업에는 원체 신경을 안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어떤 사람이 보면 제가 너무 멍청하게 보일 것입니다. 지금 그렇게 굴러봤자 나중에 너한테 무슨 도움이 된다고, 공부나 하지 바보 같은 선택을 하고 있다고 말할 것입니다. 저도 동감하는 바입니다. 저도 학기 말에 제 평점을 마주하면 걱정부터 앞서거든요.불현듯 두려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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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찬 취재부장
2019.09.10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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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강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처음으로 학부에 진입하여 전공 수업을 들어보았는데, 아르바이트와 공연 동아리를 함께하니 12학점임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는 시간표는 아니었다. 내가 종강을 기다리는 이유는 단 하나다. 종강하면 여행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여행 다니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일상을 뒤로하고 어딘가로 떠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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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주연 취재부 기자
2019.05.2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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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한 학기의 절반 이상이 흘러버렸다. 이번 학기를 마무리하면 비로소 대학생활의 절반을 끝마친 셈이다. 이제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 하고 싶은지 깨닫고,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내가 걸어가고 싶은 길을 찾지 못했다. 점점 많은 것을 배울수록,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진정 어느 것을 즐기는지는 점점 미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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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우 취재부 기자
2019.05.1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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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야구를 좋아한다. 사회인 야구를 하시던 삼촌의 권유로 야구에 대해 알게 된 이후, 친구들과 야구 경기를 하는 것을 취미로 가지기도 했고, 특정 야구 선수를 열렬히 응원도 하고, 경기장 직관도 여러 번 하며 야구에 열정을 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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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환 부편집장
2019.04.3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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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학기 휴학을 하게 되면서 자취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학기 복학하면서 학교로 돌아왔지만 나의 자취 라이프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살면서 처음으로 혼자만의 생활을 해본다는 점에서도, 우리 학교 대부분의 학우가 기숙사 생활을 한다는 점에서도 불 꺼진 자취방의 문을 여는 건 언제나 뭔가의 특별함이 느껴진다. 자취를 하며 깨달은 점 중 하나는 학교에서 멀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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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한 취재부 기자
2019.03.2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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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건이 있으면 카톡으로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오늘날, 손으로 쓴 편지는 아련한 감성을 깨운다. 필자는 편지를 자주 쓰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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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예림 기자
2019.03.13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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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을 하고 입대를 기다리고 있다. 군대를 간다 해서 슬프거나 시간이 아깝진 않다. 후회스럽고 못난 지난 2년이 아쉬울 뿐이다. 면접 마지막 문제를 끝까지 못푼 채, 면접장에 오게 해준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고 면접장을 나온 내게 카이스트 합격은 과분했고 부족한 실력임을 알지만 입학했다. 지금 보면 합격 기회는 더 절실한 누군가에게 갔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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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제일 일러스트부 기자
2019.02.2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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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반 간의, 길었던 방학이 어느덧 끝을 향해간다. 이번 방학에 나는 버킷리스트 항목 중 하나를 지워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 그리고 러시아 여행. 그것은 초등학교 때부터 막연하게 해보고 싶었던 일 중 하나였다. 길게도, 짧게도 느껴질 수도 있는 7일간의 시베리아 횡단 열차, 그리고 열차 밖 7일간의 러시아는 상상했던 것보다 더 따스하고 상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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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우 기자
2019.02.13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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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는 주관적이며, 세계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은 없다. 어떤 행위의 당위를 묻는다면, 보편의 답은 없다. 세계는 숭고하지 않으며, 인간은 존엄하지 않다. 다만 주관성이 허물어지지 않는다면, 행위의 개인적 목적, 이유는 존재한다. 세계를 숭고하게 보는 시선, 인간을 존엄하게 보는 시선, 모든 시선이 가능하다. 한편, 세계에는 수많은 행위가 있다. 호흡, 이동, 수면, 섭취, 대화, 경쟁, 교육 등 끝없이 나열되지만, 어떤 행위도 객관적인 가치를 향유하지는 않는다. 그들의 행위 앞에 어떤 주술적인 힘의 작용은 없었다. 허무주의가 아니다. 오히려 객관 일반의 가치를 찾는 노력이 허무할 뿐이다. 물론 객관적 가치를 찾는 행위의 주관적 가치마저 부정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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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규 문화부장
2018.11.14 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