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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대지에 한 소년이 서 있다. 건물이 무너지고, 소년과 그의 어머니는 낭떠러지에 놓인다. 소년은 힘에 부쳐 어머니의 손을 끝내 놓치고 만다. 이 꿈의 끝에서 소년은 비명을 지르며 일어난다. 끔찍한 악몽의 한 장면은 그의 삶에서 몇 발자국 떨어져 있지 않다. 그의 어머니는 고질적인 병으로 투병 중이고, 소년은 학교에서 따돌림과 폭력을 당한다. 소년은 이
문화
김선규 기자
2017.09.26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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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다른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일을 겪으며 살아간다. 어제와는 많이 다른 오늘, 기분 좋은 말을 들을 수도 있고 활짝 웃게 될만한 일이 우리에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행복한 상상과는 다르게 오늘이 바쁘고 지치는 평범한 24시간이라면, 어제를, 혹은 자신의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리며 그때로 돌아가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어제를 찾아서>는 시
문화
김선규 기자
2017.09.2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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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도, 같은 붓으로 그림을 그려도 그 안에는 각자의 감정과 생각이 담기기 마련이다. 세계적인 포토그래퍼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토드 셀비의 작품에는 인물과 공간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이 가득 담겨있다. 지금 대림미술관은 ‘셀비의 집’으로 변신해, 셀비가 전 세계를 누비며 만난 사람들과 공간에 관한 이야기들이 밝고 긍정
문화
임성민 기자
2017.09.26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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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 때부터 함께한 무민이스웨덴계 핀란드 작가 토베 얀손이 무민이를 탄생시켰다. 여러 좋은 디자인의 연원이 추억과 경험인 것처럼, 토베 얀손이 무민이를 디자인한 것은, 유년기 추억의 공이 크다고 스스로 밝혔다. 그 당시 그녀는 자기의 남자 형제 중 하나와 임마누엘 칸트에 대한 철학적 논쟁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결국, 논쟁에서 진 토베 얀손은 화가 나서
문화
박재균 기자
2017.09.26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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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빠른 드럼 비트와 마구잡이로 긁는 기타에 알아듣기조차 힘들 정도로 빠르게 쏘아붙이는 보컬, 그라인드 코어는 가장 극단적인 락 장르임에 틀림이 없다. 이와 함께 사회의 가장 민감한 현안을 거침없이 무시하거나 찬양하는 급진적인 가사. 이를 선보이는 밴드가 다름 아닌 대한민국에 있었다. 베이스와 보컬을 맡는 장성건, 드럼을 맡는 권용만으로 이루어진 2인조
문화
박재균 기자
2017.09.1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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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적으로,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정치적 변화는 공론을 통해 재현된다. 그리고 그 공론을 형성하는 가장 큰 동인은 감정상의 공통분모가 되곤 한다. <혐오, 감정의 정치학>의 저자는 시민들끼리의 공통분모를 형성하는 감정은 분노라고 얘기한다. 그래서 분노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혐오는 이와는 궤를 달리한다. 혐오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문화
박재균 기자
2017.09.1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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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사람과 세상을 연결하는 매개이다. 색의 조합, 빛의 변화, 인물의 표정과 같은 시각 정보는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찰리 채플린이 만든 흑백 영화를 보고 웃음을 터뜨리며, 노을로 붉게 물든 하늘을 보며 가슴 한쪽이 뭉클해진다. 때때로는 이렇게 움직이는 장면이 아니라, 그림과 사진 속에서 가만히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 정적인 것들이 시선을 사로
문화
김선규 기자
2017.09.1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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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혼인과 출산을 당연시하고, 그렇지 않은 것을 부자연스럽다고 느끼는 사회 속에서 젊은 비혼 인구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강남역의 카페에서 두 명의 비혼주의자, 손소희(21, 여) 씨(이하 손)와 오일승(30, 남) 씨(이하 오)를 만나 각각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비혼을 결심한 이유는손: 성인이 되고 강남역 살인사건을 보면서 처음 젠더 관
문화
임성민 기자
2017.09.1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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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의 대부분 지하철역에서는 결혼정보업체의 광고를 쉽게 볼 수 있다. 그중 하나의 문구를 읽어보면 다음과 같다. “일도 좋아하고 여행도 좋아하고 아이도 좋아하는 싱글 양, 이제 좋은 짝만 있으면 되겠죠?” 일도 좋아하고 여행도 좋아하는데 왜 결혼을 할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연애도 할 줄 알아야 하고, 누구든 때가 되면 결혼을 해
문화
임성민 기자
2017.09.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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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가 짐짓 설렌 듯, 방에 서 있다. 드디어 결혼 후 첫날 밤을 보낼 남자가 들어왔다. 나중에 집 밖 구경도 하면서 외풍을 쐬고 싶다는 여자의 기대 섞인 말에, 사내는 방에만 잠자코 있으라고 고함치고 각자 잔다. 영화 <레이디 맥베스>에서 결혼식 장면 후 바로 이어지는 쇼트다. 주인공인 캐서린은 그녀와 잠자리를 하지 않으려는 강압적인 남편인
문화
박재균 기자
2017.09.01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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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의견의 각축장, 콜로세움이 열렸다. 네티즌들의 코멘트와 멘션을 모두 분석하여 키워드와 키워드 간의 연결고리를 규명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데이터 분석 기반 컨설팅 전문 업체의 대표이사, 김도훈 저, <들쥐인간>을 펼쳐보자.듣기에 무척 불편한 의견이지만, 한국인은 예전부터 저열한 국민성으로 지적받아왔다. 단적으로, 1980년 전두환의
문화
박재균 기자
2017.09.01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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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우리의 일상을 조금 더 특별하고 풍요롭게 만들지만, 가끔은 실용성, 가격 등의 이유로 좋은 디자인과 삶 사이의 괴리가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좋은 디자인이란 소수가 아닌 대중과 소통해야 한다”는 카림 라시드의 말처럼, 그는 실용적인 디자인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한가람미술
문화
임성민 기자
2017.09.01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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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예술가, 에드가 드가 서거 100주년이다. 드가는 뛰어난 소묘 실력과 독특한 색채감을 가진 화가였다. 그가 화폭에 그려낸 수많은 일상은 순간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의 붓 아래 재탄생한 역사, 인물, 풍경, 일상을 보고 있으면, 마치 그림의 상황 속에 자신이 존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림을 매개로 100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문화
김선규 기자
2017.09.01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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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가면을 쓰고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며, 매번 누군가에게 버림받으면서 산다면 그 목소리에 맺힌 한은 어느 정도일까. 영화 <헤드윅>에서 동독 출신의 트렌스젠더인 헤드윅은 노래를 통해 그녀의 삶을 이야기한다.베를린 장벽이 세워지던 날 태어나 평생 동독에서 살던 헤드윅은 미군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어린 시절을 보낸다. 자연스럽게 미국이라는 이름
문화
임성민 기자
2017.08.27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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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슴 한켠에 불편한 감정을 하나쯤 숨기고 살아가지만, 그 감정을 추스를 수 있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삶을 산다. 우리는 마음이 병들어 보이지 않게, 떳떳하지 않은 자아를 감추며 연기한다. 하지만 우리의 감정은 마냥 행복하고 만족한 상태에 머물 수는 없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받는 상처, 분노, 슬픔이 삶과 분리되지 않기 때문일지 모른다. <서툰
문화
김선규 기자
2017.08.27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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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 아르망 투르소는 “최악의 과학자는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이며,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위대한 예술가이면서 동시에 뛰어난 수학자이자 과학자인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학적으로 치밀하게 계산된 대칭과 균형, 3차원, 반복과 순환을 담아
문화
임성민 기자
2017.08.27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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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iQos)가 출시되면서 전자담배의 양상은 변하기 시작했다. 아이코스 같은 히팅 방식의 전자담배는 연초를 태우지 않고 가열해서 니코틴을 흡입하는 방식을 도입하여, 냄새가 많이 나지 않고, 연기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이렇게 일반 담배, 그리고 기존의 전자담배와 큰 차별점을 두면서 주무부처에선 어떻게 규제를 두어야 할지, 유해성
문화
박재균 기자
2017.08.2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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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를 가진 소녀, 그리고 소녀를 괴롭히다 그 역시 외톨이가 된 소년의 만남. 영화 <목소리의 형태>는 따돌림의 가해자와 피해자였던 소년•소녀가 성장한 후, 다시 만나 얽혀 있던 관계를 풀어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13살의 이시다 쇼야(이하 쇼야)는 주변에 한 명쯤 있을 법한 따분한 것을 싫어하는, 장난기 많은 소년이다. 평범한 일
문화
백선우 기자
2017.05.3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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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 더 나아가서 아예 모든 문화사를 ‘침묵’이라는 키워드로 재정렬을 시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예술의 흐름에 정통한 80대 노학자가 이를 시도한다. 시간적 순서를 무시하고 오로지 침묵이라는 키워드로 재구성된 놀라운 문화사를 책 <침묵의 예술>에서 살펴보자.사전적인 정의로, 침묵은 어떠한 소리도 없는 상태일 뿐이다. 하
문화
박재균 기자
2017.05.3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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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소니언 매거진에서는 2003년부터 매년 포토 콘테스트를 열고 있다. 수십만 명의 참가자들은 여행, 자연 세계, 지속가능한 여행, 인물, 미국, 보정 사진, 모바일이라는 7가지 분야에 맞춰 사진을 보낸다. 이번 전시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역대 수상작들을 4가지 테마로 나눠 전시했다. 단순히 구도, 조도, 피사체의 완벽함을 떠나 삶과 세계에 대
문화
김혜령 기자
2017.05.31 0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