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 ‘푸에르자 부르타’는 폭력을 뜻한다. 언어가 아닌 폭력이 지배한 세계는 말이 필요하지 않다. 행위와 뜻이 없는 음성은 전달에 있어서 부족함이 없다. 푸에르자 부르타는 러닝타임 내내 폭력적인 방식으로 참여자들의 각성을 요구한다. 이 끊임없는 폭력은 우리를 향하는 것이 아니다. 폭력은 어느새 인간을 한입에 집어삼킨 언어의 세계에 흠집을 낸다. 그 거대한 상처 앞에서 억압되어 있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인간의 분노, 행복, 슬픔이 문장이 아닌 으르렁대는 소리로 표현될 때, 인간은 잊고 살았던 해방감에 도취될 수 있다.
문화
김선규 기자
2018.09.05 16:11
-
군인 출신 사냥꾼 르웰린 모스는 사냥 도중 총격전이 벌어진 현장을 목격한다. 모스가 서 있던 곳은 마약 거래의 현장이었고, 이내 시체들 옆에서 이백만 달러가 든 돈 가방을 발견한다.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유혹에 넘어간 모스는, 결국 가방을 들고 집으로 향한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선택은 최악의 킬러를 부른다.
문화
류제승 기자
2018.08.27 00:05
-
오이디푸스는 어머니를 사랑해 아버지를 살해한다. 그러나 신화 밖의 아버지는 살해되지 않으며, 어머니를 차지하려는 최초의 욕구는 좌절된다. 정신분석은 현대인을 원초적 욕망이 억압된 환자로 여긴다. 즉, 욕망은 결여에서 파생되며, 인간은 실패한 오이디푸스이다. 욕망은 아버지-어머니-나의 견고한 삼각형에 구속되었으며, 인간은 억압을 지향하는 환자로 단정 지어진다
문화
김선규 기자
2018.08.27 00:02
-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t Phalle)의 작품은 끝없이 흐르는 힘으로 파괴되고 남아 있는 무언가이다. 그러나 폐허는 아니다. 자유를 얻은 듯 날아다니는 여성, 미묘한 표정의 거대한 얼굴, 수많은 그림 편지, 고대 신들의 기이한 형상 등 그녀의 모든 작품은 한번 무너졌던 건물을 다시 쌓아 올린 것처럼 일그러졌고 온전한 모습을 갖추지 않았다. 특
문화
김선규 기자
2018.08.26 23:59
-
올해는 조아키노 로시니 서거 150주년이 되는 해이다. 로시니는 , 등 다수의 벨칸토 오페라를 창작하여 19세기 이탈리아 오페라를 발전시켰다. 오페라 외에도 가곡, 종교 음악 등을 작곡하고 미식가로서 활동하는 등 예술계에 끊임없이 영감을 불어넣는 삶을 살았다. 그의 대표작과 생애를 통해 로시니 음악의 특징과 19세기 문화에 그가 미친 영향에 대해 살펴보자.
문화
하예림 기자
2018.08.26 23:56
-
아트페어(Art Fair)는 여러 화랑이 모여 미술작품을 판매하는 행사를 말한다. 아트페어는 대규모 경매의 침체와 수동적인 예술 소비로 침체를 겪는 미술계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된 에 참가해, 예술가와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예술은 변하고 있다: 순수 예술부터 대중적인 소비에 이
문화
김선규 기자
2018.06.01 11:30
-
여행을 간 ‘마고’는 한 남자와 자주 마주친다. 마침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도 같다. 비행기 안에서, 마고와 그 남자는 실없는 농담을 주고 받는다. 택시를 타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남자는 마고가 사는 곳과 가깝다며 같이 내려달라고 한다. 명백한 수작이라 생각한 마고는 자신이 결혼했음을 밝힌다. 하지만 정말 그 남자는
문화
박재균 기자
2018.06.01 11:24
-
문맹이 된 사람이 있다. 네 살부터 읽을 줄 알았고, 지어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짧은 연극 대본을 써서 학교 무대에 서기도 했지만, 정치적 이유로 망명하게 된 그에게 모국어는 소용없다.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문맹>은 헝가리에서 태어나 스위스로 망명한 후 프랑스어 작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자전적 이야기다. 작가의 학창 시절, 크고 작은 전쟁이
문화
하예림 기자
2018.06.01 11:23
-
예술은 사람을 사로잡는다. 화가는 세계를 창조하고 타인을 끌어들인다. 경험하지 않은 세상과 사람이 그림에서 나와 다가온다. 작품은 화가가 느낀 아름다움의 재탄생이다. 현대초상회화의 선구자, 알렉스 카츠(Alex Katz)는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모델의 개성이 강렬한 색채와 유려한 선, 거대한 화폭을 통해 카츠만의 방식으로 녹아든다. 카츠
문화
류제승 기자
2018.06.01 11:20
-
아버지의 반대로 프로레슬러의 꿈을 포기한 마하비르. 그의 가슴에는 국제대회 금메달이라는 꿈이 남아있다. 그는 아들을 레슬러로 키워 못다 한 꿈을 이루길 바랐지만, 딸만 줄줄이 태어난다. 그러던 어느 날 기대하지 않았던 희망이 찾아왔다. 딸들이 남자아이들을 훌륭한 솜씨로 때려눕힌 것이다. 마하비르는 딸 기타와 바비타를 레슬링 선수로 키운다. 자매에게 짧은 머
문화
하예림 기자
2018.05.20 00:35
-
지난해 4월,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공적 자금을 매년 10조 원씩, 5년간 총 50조 원을 투입해 노후주택 수리비를 지원하고 생활여건을 개선하겠다는 것이 도시재생 사업의 골자이다.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사업은 많은 병폐를 낳은 도시개발 사업과 큰 차이가 없다고 저자는 주장한
문화
박재균 기자
2018.05.20 00:34
-
아름다운 예술 작품은 빛을 낸다. 빛이 다가와 온몸에 부딪힌다. 강렬할지도, 은은할지도 모르는 이 빛의 향연에 인간은 완전히 도취된다. 도저히 발이 떨어지지 않아 양지를 벗어나 그늘로 향할 수 없다. 정신만이 홀로 남아 교감하고 대립하는 순간에 인간은 작품과 앞에 선 자신만을 느낀다. 허락하지 않는 시간에 끝내 빛을 등지고 인상이 흐릿해질 때가 되어서야 황
문화
김선규 기자
2018.05.20 00:33
-
카를 하인리히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는 19세기의 격렬한 사회적 흐름을 이끌었던 독일 출신의 학자이다. 철학자, 역사학자, 사회학자, 경제학자, 그리고 사상가까지 수많은 호칭으로 수식되는 마르크스는 인류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 중 하나이다. 2018년 올해,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세계에
문화
류제승 기자
2018.05.20 00:26
-
딸과 말싸움을 하다가 길에서 강간이나 당하라고 소리친 그 날, 딸은 강간당하고 불에 타죽어 시체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폭행을 일삼던 남편과는 이혼한 지 오래고, 이제 남은 가족은 아들뿐이다. 무능한 마을 경찰이 범인을 찾지 못한 채, 작은 마을은 강간 방화 사건을 잊어 간다. 그녀에게 남은 기제는 증오와 폭력뿐이다. 그녀는 도시 외곽의 도로에 아무도
문화
박재균 기자
2018.05.04 09:13
-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매 순간의 크고 작은 결정이 모여 각자의 인생을 구성한다. 모든 결정이 만족스러울 수는 없다. 때로는 치명적인 실수로, 수치스러운 오판으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운 과거의 기억, 누구에게나 하나쯤 있을 법한 그런 기억을 없었던 일로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비프케 로렌츠의 소설 <당신의
문화
류제승 기자
2018.05.04 09:10
-
한국 미술은 늦은 근대화와 부족한 국제적 교류로 인해 세계 미술의 흐름에 동참하지 못했다. 게다가 국내 미술에 대한 연구가 여전히 부족하고 소실된 작품이 많다. 국민이 국내의 예술가나 작품을 자주 접하지 못하고 생소하게 느끼는 지금의 현상이 당연하다. 이런 조건 속에서도 몇몇 화가는 뛰어난 실력으로 이름을 알렸고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작품을 남겨 사랑받아
문화
김선규 기자
2018.05.04 09:10
-
오늘날 웹툰은 대중적인 문화 콘텐츠 중 하나이다. 사람들은 일상과 꼭 닮은 웹툰을 보며 동질감을 느끼기도, 때로는 판타지 세계 속에 빠져 자유를 만끽하기도 한다. 문화란 우리가 보고 듣고 말하는 모든 것을 포함하는 삶의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웹툰이 우리 삶에서 회자하는 빈도는 어느덧 우리 사회에 큰 문화 장르로 자리 잡았음을 증명한다. 여느 성공한 문화
문화
오현창 기자
2018.05.04 09:01
-
최근 대한민국의 많은 인사가 미투 운동의 대상이 되어 대중의 비난을 받았다. 여론의 반응은 울분이 섞인 지탄이기도 했고, 한숨이 섞인 개탄이기도 하였다. 미투 운동의 타임라인은 본지에서 다뤄진 바 있다. (관련 기사 본지 445호, <들불처럼 번져가는 미투 운동... 곳곳에서 드러나는 ‘괴물’의 흔적들>) 지금 미투 운동이
문화
박재균 기자
2018.04.04 00:43
-
한겨울의 늦은 밤, 혜원은 고시 학원에서 자취방에 돌아왔다. 편의점 도시락을 꺼내 탁상 위에 올린다. “잘 먹겠습니다”라고 말하며 한 입 먹지만 바로 뱉고 도시락을 쓰레기통에 버린다. 밥이 상한 것인지, 속이 상한 것인지, 혜원은 허기진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고향인 농촌 마을로 돌아온다. 어느새 1년이 되고, 혜원은 직접 키운 농작물로
문화
오현창 기자
2018.04.04 00:41
-
사계의 주기를 지나 봄이 돌아왔다. 온기를 기쁘게 맞이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한 달이 지났다. 3월이 숨 쉴 틈 없이 흐르는 사이 생각은 바쁜 일상으로 덧칠되었다. 하루를 온 힘을 다해 살다 보면 지친 몸과 마음만 남는다. 여유를 찾으리라 다짐하지만, 의지가 반드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일상 속에 여유가 필요할 때, 짧은 시를 읽는 것은 도움이 된
문화
류제승 기자
2018.04.04 0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