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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가 주는 느낌을 한번 상상해보자. 어딘가 고고한 곳에서 자연과 하나가 된 채 일필휘지로 그려내는 자연 친화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뭔가를 그려내어 화폭에 담아내는 순간의 폭력성과 위계에 집중한다면, 더 이상 동양화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지 않는다. 그 억압의 과정을 진중하게 포착한 동양 작가들이 모여 전시를 열었다. 동양화에 비판적인 동양화를 마주하러 대전 이응노 미술관으로 떠나보자. 시각과 폭력성르네상스 시기에 비약적으로 발달한 원근법은 당시 사람들이 그림을 그려내는 주체인 인간을 상정하기 시작했음
문화
박재균 기자
2019.11.1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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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국 세관 직원인 티나는 타인의 수치심, 분노, 죄책감 등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능력으로 금지 물품을 반입하는 사람들을 색출하는 일을 한다. 그는 유능하고 상냥하지만, 유전자 결함으로 인한 남성기의 존재와 이질적인 외모 탓에 사람들 사이에 섞이지 못한다. 게다가 그의 아버지는 치매에 걸렸으며, 반백수로 티나의 집에 얹혀사는 애인은 대놓고 바람을 피운다.티나의 삶은 모든 것이 수수께끼투성이였다. 괴상한 성기 모양은 그를 항상 콤플렉스에 시달리게 했고, 폭풍이 치면 번개가 그를 따라다니는 듯했다. 식사 때면 벌레와 흙을 먹고 싶다는
문화
윤아리영 기자
2019.11.0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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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 토카르추크의 은 기존 소설의 전개 방식에서 벗어난 독특한 구성을 보여주는 책이다. 작가는 수필, 서간문, 독백 등 다양한 형태의 파편화된 텍스트를 모아 모자이크처럼 장편소설을 구성한다.작가는 인간의 끊임없는 여행, 혹은 방랑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시간, 공간의 인물을 통해 다룬다. 옴니버스 구성으로 쓰여 장(章)과 장 간의 서사적 연결고리가 매우 약하기에 읽을 땐 장편소설보다는 단편소설집에 가깝게 느껴질 수 있다. 다만 몇 개의 에피소드는 책 전반에 걸쳐 직접 이어지기도 하고, 이전 에피소드를 언급하는 방식으로 간접적
문화
변성운 기자
2019.11.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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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일상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세상은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산업혁명 이후 팽배한 기계주의와 아카데미 미술에 반발하여 19세기 말 출현한 아르누보는 섬세한 곡선과 화려한 장식으로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20세기 초까지 유럽 전역에서 유행한 아르누보 예술 사조는 회화, 건축 등 많은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오직 아름다움만이 전부였던 세상의 중심에, 체코의 화가 알폰스 무하가 있었다. 세련되고 아름답게, 무하 스타일아르누보 미술을 주도한 ‘무하 스타일’은 인물에 대한 섬세한 표현과 배경의 장식 언어로 대표된다. 작품의
문화
류제승 기자
2019.11.0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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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올바름. 단어 자체가 주는 느낌이 어떤가? 양측의 의견 차이를 상정하는 정치와 절대적인 무언가를 표방하는 올바름의 조합이 어색하기도 하고, 정치의 방향성을 지시하는 단어쯤으로 생각하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최근에 들어 이 개념을 두고 많은 논쟁이 벌어졌고, 대부분의 논쟁은 대중에게도 익숙한 갈등의 이름으로 남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정치적 올바름의 정의를 역사적인 도마 위에 올려놓고 그 변천을 살펴보며, 대중문화에 끼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별로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소, 동지정치적 올바름의 기원을 찾아 역사
문화
박재균 기자
2019.11.04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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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사용장애(Gaming Disorder)에 질병코드를 부여하고 정신장애로 분류하는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을 의결했다. 국내외 게임 업계와 게이머들은 이 결정에 즉각 반발했지만, 정신의학계 일각과 종교계 등에서는 환영의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 셧다운제와 관련해 일어났던 게임 산업규제에 대한 논의가 다시 한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 기사에서는 게임 산업의 현황을 살펴보고, 게임 산업규제를 둘러싼 양측의 양보 없는 주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현주소① 게
문화
류제승 기자
2019.10.0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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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전 세계가 어둠에 잠긴 순간, 무명 가수 잭 말릭은 그가 살던 곳과는 다른 세계로 이동한다. 그곳에는 코카콜라가 없고, 해리포터도 없다. 무엇보다 수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린 전설적인 뮤지션, 비틀즈가 없다. 그럼에도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해는 뜨고 사람들은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사라진 과거를 아는 잭만이 홀로 혼란을 겪고 있다. 결국, 그는 자신이 비틀즈가 되겠다는 위험한 결심을 한다.잭은 기억 속 불후의 명곡들을 그의 목소리로 담아낸다. 그렇게 몇 곡을 완성한 그는 눈부신 미래를 상상하지만, 현실은
문화
양경록 기자
2019.10.0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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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를 둘러싼 많은 법적 논쟁이 화두가 되고 있다. 범죄사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과는 달리, 이따금 성범죄에 한해 고소인은 자신의 ‘피해자다움’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피해자다움은 사람의 조리와 상황의 맥락으로 판단 내릴 수 있는 주관적인 영역인 것만 같다. ‘피해자다움’이 성범죄 관련 재판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현재의 관례에는 많은 논란이 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더불어 관련된 법의 정당성을 밝히는 작업이 선결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 철학자가 이 주제에 뛰어들어, 독창적인 분석을 내놓았다.피해자
문화
박재균 기자
2019.10.0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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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을 가득 메우는 포스터와 기사들, 정갈히 놓여있는 책상과 의자. 구석에 자리 잡은 피아노까지. 향수를 불러오는 교실의 모습이다. 불이 켜지면 교복을 갖춰 입은 학생들이 떠들썩하게 입장한다. 학교의 자랑인 이들은 유서 깊은 대학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입학을 준비하는 특별반 학생들이다. 인생을 위한 수업, 합격을 위한 수업헥터는 인생을 위한 수업을 꿈꾸는 문학 선생이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문학 작품으로부터 위로 받던 그는, 때때로 문학 속으로 도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교장으로부터 은퇴 권유를 받은 직후, 헥터는 학생들에
문화
하예림 기자
2019.10.0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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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물건에 둘러싸인 채 살고 있다. 발전하는 사회 속에서 삶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윤택해졌다. 사람들은 더 많은 물건을, 더 나은 자신을 소유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풍요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항상 행복한 것은 아니다. 소유와 소비에 중독된 사람들에게, 영화는 행복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폴과 토니는 스타트업 기업의 공동창업자이자 둘도 없는 친구이다. 감정을 가진 인공지능 ‘나나’를 개발해 큰돈을 벌게 된 두 사람은 직원들과 함께하는 축하 파티에서 술에 취해 100일 동안 물건 없이 살기라는 내
문화
류제승 기자
2019.09.2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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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해본 적 없는 세계는 흔히 동경의 대상이 된다. 더군다나 그것이 백의를 걸친 채 사람을 살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더더욱 그렇다. 의학계가 품은 사명은 숭고하기 그지없고, 의사들의 헌신은 칭송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동경의 이면에는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적나라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의사들의 세상에 보내는 수많은 찬가 가운데, 은 그 환상이 걷힌 병원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이야기는 병원에 갓 입사한 인턴들을 조명한다. 그들이 마주한 것은 부조리와 태업으로 얼룩진 미국 의료계의 현실이다. 병원은 의학 드라마
문화
류제승 기자
2019.09.2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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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이 아닌, 한국화가 주는 느낌을 상상해보자.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옛날의 문화, 2019년과는 유리된 과거의 양식, 그리고 약간은 고루한 느낌마저 들지 모른다. 하지만, 미술 사조는 한 시대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끊임없이 시대와 교류하는, 마치 영생을 사는 사람과도 같다. 그러한 점에서 현대의 한국화는 조선 시대의 한국화만큼 자연스러운 개념이다. 현대의 한국화를 감상하며 과거와 현실의 흥미로운 접합을 목도할 수 있는 전시로 들어가 보자. 현대의 한국화, 무엇을 담을 것인가미술의 가장 풍요로운 피사체는
문화
박재균 기자
2019.09.2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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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키에 짧고 굵은 다리를 가진 어린아이가 무대 한가운데 섰다. 분명 무용수로서 이상적인 체형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움직임은 이내 모두를 사로잡았다. 그는 원하는 만큼 공중에 머무를 수 있었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고 힘차게 무대를 가로질렀다. 바츨라프 니진스키, 러시아의 한 무용수가 발레 예술의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순간이었다. 춤의 축복을 받은 아이니진스키는 1889년 키예프에서 태어났다. 무용수 집안에서 자란 그에게 춤은 호흡처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언제부터 춤을 추기 시작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니진스키는 자신
문화
하예림 기자
2019.09.2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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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소멸하고 있다는 사실은 일견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언어를 쓰고 있던 사람 모두가 천재지변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다면, 그 언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많은 학자는 현대에 와서 언어의 소멸 속도가 전례가 없이 빨라졌다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또한, 언어의 보존에 많은 힘을 쏟아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왜 그럴까? 그리고 사라지는 언어가 우리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어떤 문화권이 지구 저편에 있는 이질적인 문화권과 접하게 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이런 문
문화
박재균 기자
2019.09.11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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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재적소의 농담은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할 수 있지만, 아무도 웃지 않는 농담만큼 모두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도 없다. 등 다수의 저서로 잘 알려진 문학 비평가 테리 이글턴이 유머를 다룬 책을 출간했다. 그는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리는 이유, 농담하는 목적 등의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을 유머의 인문학으로 초대한다.저자는 인간이 웃는 이유를 설명한 수많은 이론을 가감 없이 분석한다. 니체는 인간이 삶과 죽음에서 오는 고난을 외면하려 웃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일부 철학자는 자유롭지 못하고 억압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머가
문화
하예림 기자
2019.09.1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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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가족 여행을 가고 싶지만, 사이가 좋지 않은 부모님 때문에 고민이다. 잦은 다툼이 이혼으로 이어지게 되면 엄마 혹은 아빠와 함께 살지 못하게 될까 걱정한다.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는 유미, 유진 자매는 경제적인 문제로 이사를 자주 다녔다. 이번 집은 떠나고 싶지 않기에, 사람들이 집을 보러 올 때마다 훼방을 놓는다. 아직 어린 아이지만 무거운 짐을 진 세 아이는 서로의 고민에 공감하며 빠르게 친해진다. 고민거리만 안겨주는 집이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고 싶은 가족이기에 세 아이는 힘을 모은다.유미는 상자 수집이 취미이다.
문화
하예림
2019.09.1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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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오한 심상과 정교한 표현이 예술의 전부는 아니다. 세상 모든 것들이 즐거운 영감이 되고, 새하얀 벽과 크레파스만 있으면 어떤 것이든 그릴 수 있다. 그 손끝에서 탄생한 익살스러운 낙서들은 다른 이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한다. 팝아티스트, 존 버거맨의 세상에는 슬픔도 걱정도 없다. 그의 미술관은 즐거움을 만드는 공장, 펀팩토리가 되어 우리를 부른다. 팝아티스트 존 버거맨, 낙서는 즐거워존 버거맨은 영국 노팅엄 트렌트 대학교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화가이다. 전통적인 회화 중심의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2010년 뉴욕으로 이주하며
문화
류제승 기자
2019.09.1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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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를 따라가면, 세상을 바꾼 위대한 혁신을 여럿 마주할 수 있다. 의식의 개혁이나 자연법칙의 발견, 새로운 기술의 개발 등이 불러오는 파장은 역사를 요동치게 만든다. 사람들은 변화의 중심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이가 되기를 바라지만, 대개 소수의 선구자에게만 그 기회가 주어진다. 이 기사에서는 요동치는 르네상스 시대의 키를 쥐었던 위대한 창조자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삶과 생각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5세기 피렌체, 예술의 요람르네상스는 14세기 유럽에서 시작된 문화예술 방면의 대규모 혁신 운동으로, 16세기까지 이어지며 중세
문화
류제승 기자
2019.09.10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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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에 ‘철학자가 별생각 없이 자기 소유라 생각하던 영역을 생물학이 침범하고 있다’라는 아주 도발적인 부제를 가진 기사가 나왔다. 도덕의 기원을 논하는 오랜 논쟁에서, 도덕 철학자들은 도덕 원리의 정당화나 의무의 근본을 정립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이 도덕의 기원에 대한 논쟁에 관해, 과학의 영역인 생물의 진화를 더하여 그 결과를 맞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책 은 인간의 도덕이라는 개념을 정의할 때 과연 과학적 설명이 이를 도울 수 있을지, 그렇다면 과학에 의해 설명되는 부분은
문화
박재균 기자
2019.09.10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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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는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의 가장 가슴 아픈 역사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을 성 노리개로 착취한 그 끔찍한 사실보다도 더 국민들을 슬프게 하는 것은 바로 이 위안부 문제가 아직도 외교적으로 해결되지 못한 문제 중 하나라는 것이다. 한 일본계 미국인이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취재를 시작했다. 영화 또한 이제 시작이다. 영화는 2015년으로 돌아가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 회의를 끝내고 한국 정신문제대책협의회 쉼터에 찾아간 당시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의 대면을 보여준다. 이용수
문화
박재균
2019.09.10 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