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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문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올해 수필과 평론 부문 응모작은 수필 25편, 평론 1편이었다.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카이스트라는 갇힌 공간에서 터져 나오는 절규 같은 것들이 절반 이상이었다. 마음이 아팠다. 다만 그것은 안쓰러움으로 끝날 뿐, 울림은 별로 없었다. 수필의 장르 특성을 고려할 때 자유로운 글쓰기는 좋다. 그러나 한밤중 감정에 복받쳐 써내려간 일기가 나만의 글이 아니라 독자들의 공감을 얻는 글이 되려면 그 다음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응모작 중에는 , , ,
문화
카이스트신문
2020.02.2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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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정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이번 카이스트 문학상 소설 부문에는 총 열 편의 작품이 응모되었다. 전반적으로 소설의 문체나 구성 등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많아 읽는 재미가 컸다. 응모작 가운데에는 이 시대 이십 대 청년이 겪게 되는 사랑, 외로움, 꿈, 열패감, 불안 등이 담긴 소설이 많았다. 특히, 카이스트 학생으로서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자신의 꿈과 사랑을 돌아보는 작품에선 진지한 자기 성찰이나 인간애에 대한 갈구가 느껴졌다. 소설을 읽고 자기 소설을 써 보고 싶다는 열망을 지닌 학생들은 이 세상에 참 많다. 그러나 결국 소설을 썼
문화
카이스트신문
2020.02.25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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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봉관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올해도 많은 학생들이 KAIST 문학상 시 부문에 작품을 투고해 주었다. 투고된 작품은 모두 162편이었는데, 대부분 자신의 경험과 상념을 진솔한 언어로 잘 표현한 작품이어서, 다소 서툴더라도, 기성 시인의 작품에서는 읽어내기 어려운 젊은 세대의 고뇌와 꿈을 읽을 수 있어, 작품을 읽는 내도록 즐겁고 행복했다. 투고된 작품 대부분은 그 나름의 미덕을 지니고 있어 수상작은 물론 후보작을 추려내기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고심 끝에, 작품에서 형상화된 시적 상황과 세계에 대한 인식이 참신하며 독창적인지, 작품
문화
카이스트신문
2020.02.25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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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및전자공학부 15정현석 인물: 한서연: 대학생. 학교 앞에서 자취 중이다. 매일 먹는 것이 스트레스이다. 입맛은 없는데 배는 고프고 돈은 아깝다. 또 정작 밤에는 맛있는 게 먹고 싶어 참기 힘들다. 식욕이 멋대로 조절되지 않아 힘들다. 자취를 시작한 지 6개월 째, 매일 냉동식품으로 때우던 중 다이어트를 위해 직접 해먹기로 결심한다. 김남일: 서연의 남자친구. 서연과 권태기이다. 서연을 너무 편하게 생각해 말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하는 행동만 보면 한량이다. 한수현: 대학생. 서연의 동생으로 서연과 달리 유쾌한 성격
문화
정유환
2020.02.25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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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과 16신치홍 유난히 무더웠던 작년 8월, 축구 대표팀에 선발된 나는 9월에 있을 교류전을 위해 학교에 남아 합숙 훈련을 하며 살인적인 스케줄 속에 치여 살고 있었다. 내 일정은 이러했다. 아침 9시 30분에 연구실에 출근하고, 저녁 6시 30분쯤 퇴근했다. 삼각김밥 두 개와 맥반석 달걀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는 쉬는 시간도 없이 얼른 옷을 갈아입고 7시 20분까지 운동장에 나가 개인훈련을 하며 훈련을 준비했다. 훈련은 8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됐다.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는 훈련이 끝나고 함께 축구 대표팀을
문화
카이스트신문
2020.02.25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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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공학과 17최인한 1.19시 56분. 마지막 시간은 이렇게 끝이 났다. 나는 전원이 꺼진 휴대폰을 책상에 내려놓았다. 일어나서 배터리라도 찾아볼까 싶었지만 포기했다. 머리가 핑핑 도는 것으로 모자라 이젠 움직일 힘도 없다.끼에에에에에엑.기숙사 앞 정원에서 들려오는 쇠를 긁는 것 같은 굉음은 이제 익숙했다. 나는 굉음이 발생한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는 불타고 있었다. 체크무늬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브라운 가죽 벨트를 찬, 깔끔한 차림의 남자가 불이 난 반대편 기숙사에 다가가다 그만 옷에 불이 붙어버렸
문화
카이스트신문
2020.02.25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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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과 12이주형 갑자기 분위기가 왜 이렇게 돼요? 멋대로 떠든 것들 좀 주워들었기로서니 그게 제 얘기도 풀어야 할 이유가 되나요? 뭐요? 양심이 없어? 나 참, 기껏 맛있게 잘 먹어드렸더니 도로 다 뱉어내라는 건 또 무슨 심보래요. 그럼요, 사주는 거 맛있게 잘 먹어주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데요. 고마운 줄 좀 아세요. 아유 알았어요, 알았어. 가만 냅두면 또 한 달은 귀찮게 할 게 뻔하니까 그냥 아무 얘기나 하나 던져드리지 뭐. 그 전에 잠깐, 딱 요거 한 잔만 다 마시고요. 목구멍에 기름칠은 양껏 했는데 그래도 말
문화
카이스트신문
2020.02.2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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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공학과 18최지민추위는 꽃을 시샘하는 것이 아니라사랑하는 것입니다 꽃이 그리도 미웠다면진작에 얼려서 죽였겠지요 봄에게 빼앗긴 자리를 탐내는 건한 번이라도 꽃을 마주하고 싶은 추위의 작은 소망입니다
문화
카이스트신문
2020.02.25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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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공학부 석사과정 19이예림 빨래 바구니를 꺼낸다 오래 묵어 어딘가 축축히 눌어붙은 빨래들을 빨래망에 넣는다 흰 건 흰 것끼리 검은 건 검은 것 끼리 색깔 옷을 집어 들고 고민에 빠진다 아이보리는 흰 쪽 회색은 검은 쪽 갈색은 어느 쪽? 빨래망에 너무 가득 집어넣은 양말들에 약간의 미안함을 느낀다 나와 가장 맞닿은 이들인데 세상에 발자국 흔적 남기는 것 신발에게 양보하고도 눅눅히 엉겨 붙어 젖어 들어야 하는 이들이젠 수건의 차례 그들에겐 저마다 이름이 있다 희미하게나마 존재하게 된 이유 아직 남아있다 그 기념의
문화
카이스트신문
2020.02.25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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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발발한 시리아 내전은 한국 사회에 난민 수용 문제라는 형태로 처음 밀접하게 다가왔다. 그 전부터 시리아 내전은 전쟁 과정에서의 민간인 학살로 국제 사회의 뜨거운 감자였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그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나 원조를 불러올 만한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약 7,600km에 달하는 알레포와 서울 사이의 거리감이 내전에 대한 관심과 시리아 국민에 대한 연민을 희석했기 때문일 것이다.내전의 참상을 기록하기 위해, 영화감독 와드 알-카팁은 카메라를 들었다. 내전이 발발하기 전, 와드는 시리아의 자유를 위해 정권에 대항해 민
문화
변성운 기자
2020.02.2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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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초, 루이스 터먼은 기본적인 IQ 테스트를 개량해 체계화된 지능 검사 방법과 지능 지수를 정립하고, 결과를 토대로 미국 내의 IQ가 높은 아이들의 삶을 추적하는 실험을 했다. 개중에는 IQ가 190에 달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터먼은 그들이 언젠가 미국을 선도하는 지도자가 될 것이라 예상하였으나, 안타깝게도 그들 중 성공한 이의 비율은 매우 적었다.저자는 지능이 인간의 문제 해결 능력과 학습 능력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맹신하는 사람이 많음을 지적한다. 뒤이어 똑똑한 사람들은 문제를 마주해도 잘 해결하리라는 믿음에 의문을 제
문화
변성운 기자
2020.02.25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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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배우기 전, 그림책은 우리가 세상을 배우는 방식이었다. ‘신데렐라’와 ‘아기돼지 삼 형제’를 읽고는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 되겠노라 다짐했으며, ‘행복한 왕자’의 따뜻한 마음씨에 눈물을 지었다. 슬프고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는 일상 안에서도 우리가 희망을 잃지 않는 이유는, 동화 속 교훈들이 마음 깊숙이 자리 잡았기 때문일 것이다.아이들은 자라 그림보다 줄글이 익숙한 어른이 되었다. 바쁜 일상에 어린 시절의 순수한 감성을 빼앗긴 어른들에게는, 어쩌면 그 누구보다 동화 속 이야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호반아트리움에서 열린 《ART
문화
윤아리영
2020.02.25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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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이탈리아 북부의 한 미술관, 건물 외벽을 덮은 덩굴을 치우던 정원사가 작은 문을 발견했다. 문 뒤에 놓인 쓰레기봉투 안에는 1997년 2월에 도난당했던 구스타프 클림트의 1917년 작 이 담겨 있었다. 위작이라 여겨졌던 이 그림은 2020년 1월 17일 정밀 감정을 통해 진품으로 확인되었다. 미술사의 구멍이 23년 만에 맞춰지는 순간이었다. ,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오스트리아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는 아르누보(Art Nouveau) 사조의 주요 인물로 오스트리아 현대 미술의
문화
하예림 기자
2020.02.2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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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땅 위에 집을 지어 몸을 뉘고, 땅으로부터 살아가는 데 필요한 양식을 얻는다. 모든 인간의 활동에는 그것을 행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며,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영역을 정하며 살아왔다. 사람들이 모여 이룬 국가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영토인 것도 이에 기초한다. 역사에 기록된 모든 시간 동안 사람들은 더 많은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싸워왔으며, 이 싸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왜 싸우는가국가 체제의 발전은 영토 개념의 확립과 함께 이루어졌다. 국민이 삶을 영위하는 땅은 국가적, 민족적 정체성의 표상이
문화
류제승 기자
2019.12.03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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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소복이 내리는 일본 어딘가에서 쥰이 윤희에게 편지를 쓴다. 편지를 부칠 자신은 없지만, 요즘 윤희가 나오는 꿈을 자주 꾼다며 그녀의 일상을 소상히 적는다. 쥰을 딸처럼 키워온 그녀의 고모가 편지를 발견해 쥰 몰래 윤희에게 편지를 부친다. 한국에 있는 윤희 앞으로 도착한 편지를 먼저 읽는 것은 윤희의 딸인 새봄이다. 새봄은 부쩍 우울해하고 힘이 없는 엄마가 한 번도 말해준 적 없는 쥰이 누구인지 궁금해한다.윤희는 외롭고 지쳤다. 고된 일을 마친 후 골목에서 딸 몰래 피우는 담배도 그녀의 고갈을 채우지 못한다. 전남편이 술을 마시
문화
박재균 기자
2019.12.03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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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투른 아이, 멍하게 있는 아이, 집중 못 하는 아이. 어린 시절 미나가 어른들로부터 받은 평가이다. 미나 타이헤르트는 ADD(Attention Deficit Disorder, 주의력 결핍 장애)를 앓고 있다. 그녀는 쉽게 산만해지고, 해야 하는 일을 잊어버리거나 사고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미나의 부모님은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앓는 남동생을 돌보기에 바빠 미나의 병을 인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진중하지 못하다며 그녀를 나무란다.아직 배려를 학
문화
윤아리영 기자
2019.12.03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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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포근한 강아지”라는 말처럼, 전 세계에 미소를 안겨준 비글이 있다. 강아지의 이름 ‘스누피’로 더 잘 알려진 는 1950년 처음 연재된 찰스 슐츠의 만화이다. 내성적인 소년 찰리 브라운과 그의 반려견 스누피의 이야기를 그린 는 지난 50년간 가장 많은 신문 매체에 연재되며 기네스북에 올랐다. 많은 인기를 누린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는 1969년 아폴로 10호의 지령선과 월면 착륙선의 이름으로 채용되었다. 스누피의 달 탐사 50주년을 기념해 롯데뮤지엄에서 스누피 특별전
문화
하예림
2019.12.03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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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십 년은 지난 듯한 간판의 건물에 들어서면 퀴퀴한 종이 내음이 물씬 풍겨온다. 방 안에는 세월의 흐름으로 색이 바랜 책들이 가득하다. 책이 천장에 닿을 만큼 쌓여 있는데도 제목만 대면 마법처럼 찾아주시는 책방 사장님은 어느새 옛날이야기를 주섬주섬 꺼낸다. 어떤 책을 발견할지 모르는 헌책방은 보물로 가득한 유적지를 떠올리게 한다. 서울 한복판의 대형 창고가 거대한 보물창고로 변신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손이 닿는 높은 서가에서 인생을 바꿀 책을 만날지도 모르는 곳, 바로 공공 헌책방 ‘서울책보고’이다.2019년 3월 27일 개
문화
하예림 기자
2019.11.19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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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도쿄에는 비가 그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고향을 떠나 무작정 도쿄로 향한 열여섯 가출 소년, 호다카에게 줄곧 내리는 비를 피할 곳은 없다. 상가 출입구 옆이나 만화방에서 밤을 지새우고, 패스트푸드점에서 값싼 수프로 끼니를 때우는 것이 전부이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히나를 만난다.일 년 전, 히나는 병중에 있는 어머니를 모시던 중 우연히 잠시 비를 멈추고 하늘을 맑아지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동생과 단둘이 남겨진 히나는 간신히 생계를 이어간다. 호다카와 히나는
문화
엄창용 기자
2019.11.19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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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그것을 떠올리는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해석되곤 한다. 철이 들거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거나, 좀 더 많은 것을 알게 된 후에 다시 떠올린 기억은 이전과는 다른 감정을 불러온다. 에서, 작가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담은 열 가지 단편을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기억과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부모의 기억에 대한 단편인 에서는, 성인이 된 주인공이 어린 시절의 기억을 회상하며 아버지의 행동을 이해하게 된다. 동성애자 연인을 만나는 교환학생 아술에 대한 단편인 에서는 교환학생
문화
방민서 기자
2019.11.19 2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