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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3년경 독일의 한 농촌 마을에서는 기이한 사건이 잇따라 일어난다. 누군가 발목 높이에 매어 놓은 투명한 실에 걸려 의사가 낙마하고, 농부의 아내는 작업 도중 사고사한다. 범인의 실마리조차 잡히지 않은 채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에, 마을 사람들은 점점 불안감과 공포에 사로잡힌다. 감독 미카엘 하네케는 영화 을 통해 강압된 순수가 폭력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잔인할 정도로 자세히 묘사했으며, 이 작품으로 칸 영화제에서 2010년 황금종려상을 수상한다. 영화는 마을의 젊은 교사였던 노인이 과거를 회상하는 내레이션을 통해
문화
윤아리영 기자
2020.11.3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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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연쇄범죄를 주제로 다루는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연쇄범죄가 자극적이고 흥미롭게 사건을 전개할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우리에게 연쇄범죄가 익숙해지고 나열할 예시가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강호순, 유영철 등의 전국의 연쇄살인범들이 검거, 처벌되고 있으나, 아직 우리나라가 재범 방지 대안이나 형량, 교화 방법 등에서 미흡하다는 시각 또한 존재한다. 범죄학자이자 전 형사 김복준은 그의 저서 를 통해 연쇄범죄에 대한 연구와 사례를 프로파일링했다. 저자는 연쇄범죄의
문화
윤아리영 기자
2020.11.3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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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먼지밖에 일지 않는 삭막한 이란의 사막 한복판, 중년의 남성 바디는 트럭을 몰며 지나가는 이들에게 동승을 제안한다. 상대의 직업을 묻거나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풀지만, 이는 가난 때문에 인생이 힘들다는 말을 끌어내기 위함이다. 그는 10분 만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며 자신의 부탁을 들어달라 애원한다. 내용인즉슨 오늘 밤 자신은 자살할 예정이며, 내일 새벽 이곳으로 찾아왔을 때 자신이 살아있다면 그냥 가되 죽어있다면 시체 위로 흙을 덮어달라는 것이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는 큰 사건 없이 한나절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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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리영 기자
2020.11.17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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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폐허가 된 행성 3420ED 곳곳에는 함정이 숨어 있다. 홀로 행성 탐사에 나선 화자는 지난 사흘간 네 번의 죽을 위기를 넘겼으나, 결국 기계들에게 붙잡히고 만다. 하지만 기계들의 우두머리 ‘셀’은 화자를 공격하기는커녕, 그를 ‘라이오니’라는 이로 착각하며 행성의 멸망 이후 잔류해 온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과연 기계들만 남은 이 행성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과 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수상한 김초엽 작가가 팬데믹을 주제로 한 SF소설
문화
하예림 기자
2020.11.17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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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넘치는 시골 소년 1862년 8월 22일, 클로드 드뷔시는 프랑스의 생 제르망-앙-레라는 작은 마을에서 5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집안 대대로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여느 음악가들과 달리, 드뷔시의 가문은 음악과 거리가 먼 집안이었다. 그의 조상 대부분은 상인이거나 농부, 혹은 피고용인이었으며, 그의 양친은 그가 태어날 무렵 그릇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드뷔시의 음악적 행운은 아버지가 프랑스 혁명에 가담하여 투옥된 1871년경, 쇼팽의 제자인 마담 모테를 만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아버지의 투옥으로 인한 어려운 생활 중에서도
문화
윤아리영 기자
2020.11.03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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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출간된 J.D.샐린저의 소설 은 열여섯 살의 반항아 홀든 콜필드가 학교에서 퇴학당한 후 집에 오기까지 사흘간의 일을 그린 작품이다. 기성세대의 위선을 냉소적인 태도로 비판하는 주인공 홀든 콜필드는 전 세계의 사랑을 받으며 10대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당시 30개 국어로 번역되어 6,500만 부가 팔린 은 아직도 매년 25만 부가 판매되고 있으며, 20세기 최고의 소설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작품의 유명세에 비해, 작가인 샐린저의 생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문화
하예림 기자
2020.11.03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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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의 기차역, 강의 자료를 준비하던 주아는 문득 독일에 배낭여행을 갔을 때를 떠올린다. 낯선 땅에서 낯익은 작가들의 흔적을 좇아 들어간 서점에는 새로운 인연이 있었다. 주아가 초면의 여행객인 자신을 저녁 식사에 초대한 베레나, 한스 부부와 알고 지낸 지도 벌써 오 년 하고도 사흘이 되었다. 새벽의 공기에 홀린 듯, 주아는 베레나에게 지난날의 회상을 담은 편지를 써 내려간다. 약 일 년 전, 베레나 부부는 주아와 지호 부부에게 캄보디아 여행에 동참할 것을 제안했다. 베레나 부부가 주아와 친구가 된 지는 오래되었지만 함께 지낸 시간
문화
하예림 기자
2020.11.03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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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벤 크레인의 세상은 혼돈으로 가득하다. 자신의 머릿속을 형편없이 조율된 이퀄라이저로 비유하는 그는, 낯선 상황에 던져질 때 맥락과 정보들이 제멋대로 얽혀 해독할 수 없는 무언가로 바뀐다고 말한다. 그런 그가 세상에 갓 나온 아들을 보고 가장 처음 느낀 감정은 막대한 공포였다. 스스로의 인생조차 통제할 수 없는 자신이 한 생명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한 벤은 자신의 아내와 아들을 버리고 숲으로 도망치는 최악의 선택을 한다. 그곳에서 그는 매를 만난다.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는 매의 삶에
문화
윤아리영 기자
2020.09.2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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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처럼 나타나 준수한 외모와 파격적인 곡으로 스타가 된 가수 토미 노시스. 그가 공연하는 날이면 공연장 옆의 리버뷰 호텔에서도 같은 곡이 울려 퍼진다. 낡은 호텔 로비를 웅장한 무대인 양 휘젓는 가수의 이름은 헤드윅이다. 공연 속 노래들의 원곡자인 헤드윅은 과거 자신의 사랑을 배신한 토미가 언젠가 돌아올 거라 믿고, 공연마다 따라다니며 옆에서 작은 콘서트를 진행한다. 헤드윅의 본명은 ‘한셀’로, 동독과 서독을 분리하는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이후 동베를린에서 엄마와 살던 조용한 소년이다. 그는 동베를린에 파견된 미군에게서 성전환수술
문화
하예림 기자
2020.09.28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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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을 해파리로 착각하고 먹어 장이 파열된 거북이와 버려진 마스크 끈에 목이 졸려 죽는 새들. 일회용품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쓰레기로 인해 고통받는 동물이 늘어나고 있다. 사람들은 이를 안타깝다고 여기면서도 자신의 시대에 화살이 겨눠지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느새 재앙은 우리 곁에 와 있다. 극단적으로 덥거나 추운 날씨가 반복되고, 한 번 내리기 시작한 비는 수십 일 동안 그치지 않는다. 푸르던 하늘은 미세먼지 때문에 뿌옇게 된 지 오래다. 지구의 자정작용이 망가지고 있는 현시대에, 이 문제를 수면 위로
문화
윤아리영 기자
2020.09.15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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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와 톰은 그려낸 듯한 이상적인 부부이다. 결혼한 후 수십 년이 흘렀음에도 한결같이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제리는 심리상담사, 톰은 지질학자로서 타인의 인정을 받고 있다. 이들 부부의 가장 특별한 점은 본인 가족뿐 아니라 주변의 외롭고 지친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누어준다는 것이다. 둘의 집은 항상 따뜻하고 행복한 공기로 가득하며, 모든 이가 두 사람을 존경한다. 그러나 영화의 주인공은 제리의 직장 동료 메리다. 결혼 생활에 실패한 후 홀로 궁핍한 삶을 살아가는 그가 기분을 전환하는 최선의 수는 술과 담배, 그리고 수다스럽게 자신
문화
윤아리영 기자
2020.09.15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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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을 재생하세요 ‘스트리밍(Streaming)’은 인터넷에서 음악·영화·드라마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콘텐츠 전송 방식을 일컫는다. 재생에 필요한 CD, DVD 등을 소유하지 않아도 소비자가 원하는 때에 소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마치 물이 흐르듯 데이터가 재생되는 방식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1995년 리얼네트워크사가 개발한 리얼오디오에서 처음 선보인 개념이다.멜론·지니 등의 음원 서비스와 넷플릭스·왓차플레이 등의 콘텐츠 스트리밍이 가장 잘 알려졌지만, 이제 스트리밍은 가구, 생필품, 주거공간 등 삶의 전반으
문화
하예림 기자
2020.09.15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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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도르는 고객들의 사연을 바탕으로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이다. 마치 사랑을 하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그의 편지는 관객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할 정도로 감동적이다. 하지만 그는 정작 매일 밤 아무도 없는 집에서 헤어진 전 연인을 생각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게임이나 온라인 만남 등으로 공허함을 채운다.전 세계의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으며 언제 어디서든 소통할 수 있는 시대이다. 그 어느 때보다 쉽게 사람들을 만날 수 있지만, 많은 이들은 아직도 깊고 진실한 관계를 찾지 못해 외로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근미래를
문화
윤아리영 기자
2020.08.3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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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죽일 거야. 오늘 저녁, 우리 손으로’. 고등학생 쌍둥이의 일기장을 본 화자의 머릿속에는 호기심, 공포, 절망감이 가득하다. 화자는 쌍둥이를 이해하기 위해 출근해서 일하는 내내 남편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짚어간다. 그러나 회상이 계속될수록 두 아이는 점점 더 큰 공포가 되어 다가올 뿐이다.“당신이 생각하는 몬스터는 어떤 모습인가요?” 침대 밑에 숨어있다가 아이가 잠들면 나와 활개를 치고, 사람들을 괴롭히는 존재. 괴물은 인간과는 다른 모습이거나 이치에 크게 벗어나 있는 행위를 하는 이를 지칭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내면은 괴
문화
하예림 기자
2020.08.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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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이가 언젠가 내 곁을 떠나야 한다는 진실과 마주한다. 특히 사별의 경우 이별의 기간은 평생이 된다. 죽음은 늘 천천히 그리고 확연하게 다가오고 있지만, 우리는 애써 이를 부정하고 있을 뿐이다. 남겨지는 것보다 떠나는 것이 더 쉽다는 가수 데이브 매슈스의 말처럼, 남겨진 사람은 떠난 사람의 흔적을 정리해야 할 뿐 아니라 그 사람이 없는 일상을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슬픔을 드러내길 꺼리는 문화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죽은 이를 언급하기보다는 침묵한 채 고립되는 쪽을 택한다.론 마라스코와 브라이언 셔프의
문화
윤아리영 기자
2020.08.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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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쨍쨍한 낮, 마약을 팔던 후안의 눈에 아이들을 피해 도망가는 소년이 보인다. 작은 몸집 때문에 ‘샤이론’이라는 이름 대신 ‘리틀’이라 불리는 소년은 창고에 숨어 자신을 괴롭히던 아이들이 멀어지는 것을 보며 안도한다. 두려움에 떨던 아이와 창고 문을 열고 소년에게 손을 내민 남자, 샤이론과 후안은 그렇게 처음 만났다. 아버지를 여의고 자신에게 무관심한 어머니와 살아온 샤이론에게 후안과 그의 애인 테레사는 든든한 가족과 다름없다.영화는 ‘리틀’,‘샤이론’,‘블랙’의 세 장으로 구성되어 샤이론의 성장을 중계한다. 후안과 테레사를
문화
하예림 기자
2020.08.1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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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용의자 드레퓌스1894년 9월, 프랑스 참모본부 정보국은 독일과의 치열한 첩보전이 벌어지는 와중에, 독일대사관으로 프랑스 육군의 기밀 정보를 담은 명세서가 유출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정보국은 포병 장교 중 유일한 유대인이었던 드레퓌스 대위를 용의자로 지목하였다. 자백을 유도하는 가혹한 심문에도 불구하고 드레퓌스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였으나 명세서에 쓰인 필적의 유사성을 근거로 참모본부는 드레퓌스의 계급을 박탈하고 그를 프랑스령 기아나의 악마섬으로 유배 보냈다.하지만 일련의 과정은 불공정했다. 우선 드레퓌스의 용의자 지목
문화
변성운 기자
2020.08.1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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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아직 뿌리내리지 못한 산업혁명과 민주주의에 의한 성장통을 반영이라도 한 듯 예술 또한 끊임없이 고동치며 새로운 사조를 향해 나아간다. 1800년대는 예술뿐만 아니라 정치·사회·과학·철학 등 모든 삶의 양식이 강렬하게 변화하는 시기였다. 미술사에서는 유형적인 표현을 기피하며 대상을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사실주의와 대상을 풍자하는 다다이즘이 성행했으며, 과학계의 영원한 뜨거운 감자인 진화론이 발표되기도 했다. 음악 분야에서도 이 시기에는 지난 4세기 동안 지켜온 전통적인 음악적 형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시도
문화
윤아리영 기자
2020.06.17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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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시인의 다채롭고 생동감 넘치는 언어에서, 냉철한 학자의 직선적인 언어까지. 언어는 쓰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서 한없이 달라진다. 우리가 뱉는 말은 누군가의 심장을 저미는 비난이 될 수도 있고, 실의에 빠진 누군가를 다독이는 위로나 연인이 서로에게 속삭이는 밀어가 될 수도 있다. 이처럼 말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가장 강력한 매개체이면서, 그 표현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를 불러온다. 감정과 생각을 서투르게 표현한 말은 오해를 낳는다. 우리가 단어를 고르고 표현을 신중히 해야 하는 이유이다. 의 작가 김이나는 오랜
문화
변성운 기자
2020.06.17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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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번개가 휘몰아치는 밤, 확신에 찬 한 남자가 각종 실험 기기에 연결된 시체에 다가간다. 높은 전류의 전기를 가하자 시체가 벌떡 일어나 움직이기 시작한다. 조각난 시체 부위를 꿰매어 탄생한 존재는 자신의 창조주에게조차 괴물이라 불리며 모두를 공포에 떨게 했다. 생명을 창조한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그가 만들어 낸 괴물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기며 사랑받고 있는 최초의 SF 소설이다. ‘현대판 프로메테우스’라고도 불리는 소설 의 작가 메리 셸리의 이야기가 영화로 각색되었다.문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메리는
문화
하예림 기자
2020.06.17 0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