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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필과 평론 부문 응모작은 수필 4편, 평론 1편이었다. 코로나 시국이라 홍보 등의 한계를 감안한다 해도 예년에 비해 너무 적은 수라 일단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코로나가 우리의 글쓰기 습관까지 잠식한 것은 아닐진대 ‘우물’이 다 말라버린 것일까.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무라카미 하루키도 창작의 비밀에 대해 ‘우물’이라는 비유를 자주 사용했다. 작가는 우물과 같다고. 우물은 작가만큼이나 여러 종류가 있지만 중요한 건 우물에 깨끗한 물이 있는 거라고. 우리가 내면의 바닥으로 더 깊은 바닥으로 침잠할 때 거기에 마르지 않고 고여
문화
배관문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2022.01.25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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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KAIST 문학상 시나리오 부분에는 구인용의 , 이민지의 두 작품이 투고되었다. 다른 분야에 비해 투고작이 많다고는 볼 수 없지만, 시나리오가 다른 문학 장르에 비해 글쓰기 기술이 더 많이 요구된다는 점에 비춰볼 때, 투고된 2편의 작품의 완성도는 아마추어의 작품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었을 때는 매우 수준 높은 작품이었다. 구인용의 은 메타버스라는 과학적 이슈와 영혼을 가진 프로그램이라는 존재론적, 철학적 이슈, 그리고 동성애라는 사회적 이슈를 하나의 이야기에서 녹여내려고 한 도전
문화
전봉관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2022.01.2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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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부모는 세상의 전부이다. 아이는 그 세상에서 안전하고 사랑받는다는 믿음이 형성될 때 잘 자랄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이 완벽한 존재가 아니듯, 완벽한 부모도 불가능하다. 부모는 어느 순간 감정 조절에 실패하기도 하고, 자기도 모르게 자식에게 나쁜 말을 하게 된다. 부모는 본능적으로 자식을 사랑하고 목숨까지 희생하기도 하지만, 필연적으로 자식에게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저마다 비슷한 마음의 상처를 안은 채 살아간다. 누군가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겪는 갈등의 크기가 작아서 스스로 해결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반면,
문화
이도현 기자
2021.12.01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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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련희 씨는 남한 생활을 원해 탈북을 한 것이 아니었다. 평양시민이었던 그녀는 평범한 가정의 주부였다. 그녀가 북한의 특권층인 평양시민이었으며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음을 그녀의 증언과 북한에서 그녀 가족의 생활을 담은 영상을 통해 알 수 있다. 2011년, 평양시민 김련희 씨는 지병을 치료하기 위해 중국의 친척 집을 방문했다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병원비로 식당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남한에 가서 단기간에 목돈을 벌고 돌아올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탈북을 결심했다. 뒤늦게 남한에 가지 않겠다고 해도 끝내 브로커에게
문화
진예환 기자
2021.12.0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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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은 우연적이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한다고 하더라도 인류는 갑작스레 다가오는 재앙 앞에 무기력하다. 현대 사회에서 벌어진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주었다. 갑작스러운 재앙 앞에 최첨단 기술과 안정적 시스템을 자랑하던 선진국들은 속수무책이었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여전히 재앙에 무기력한 것인가. 또 재앙이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인류와 재앙의 관계는 어떠한가. 영국의 저명한 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인류 역사상 존재했던 수많은 재앙들을 다양한 관점과 방법론을 토대로 살펴보며
문화
양경록 기자
2021.12.0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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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에서 보컬이 하는 역할은 타 장르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재즈의 보컬은 마치 하나의 악기처럼 여겨진다. 특히 즉흥 연주(improvisation)라는 재즈의 음악적 특성이 보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는 점에서 그렇다. 보컬에서의 즉흥성을 가능하게 하고 이를 예술로 승화한 몇몇 주역들이 있었기에 재즈 보컬은 고유의 기능과 위력을 갖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빌리 홀리데이는 단연 최고의 여성 보컬리스트로 손꼽힌다. 성량이 크거나 가창력이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음색과 프레이징*은 그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그녀만의 것이었다
문화
이지현 기자
2021.11.3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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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헤이세이, 레이와 등 연호를 사용한다. 이는 모두 천황의 연호로, 현재는 2019년 즉위한 나루히토 천황의 연호인 레이와 시대이다. 태평양 전쟁 패전 이후, 쇼와 천황이 인간 선언을 하며 메이지 시대부터 지속되어온 신격화된 천황제는 막을 내린다. 하지만 천황은 일본 통합의 상징, 국가 정체성이라는 명목으로 전쟁의 책임을 회피하여 상징천황제를 통해 살아남는다. 쇼와 천황 이후 즉위한 아키히토 천황의 반전주의, 평화주의적 행보를 통해 상징천황제는 일본 국민 마음 속에 뿌리내리게 된다. 이처럼 일본 근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화
양경록 기자
2021.11.1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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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스 카락스 - 막이 오르면 세상은 무대가 된다. 관객은 웃지도, 박수를 치지도 말고 쇼가 끝날 때까지 침묵해달라는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심지어는 “숨도 쉬지 말아 달라”는 요구와 함께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독창적이고 기이한 에너지로 가득 찬 쇼가 시작된다. 잘나가는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와 오페라 가수 안은 각자의 정점에서 만나 사랑을 시작한다. 헨리는 성공적으로 쇼를 마치고 안에게 달려가고, 안은 자신을 둘러싼 파파라치 사이에서 그를 반긴다. 운명 같은 사랑에 빠졌지만 둘은 같으면서도 다르다. 쇼가 어땠냐는 질문에
문화
이도현 기자
2021.11.1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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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고지에 오비오마 - 벤자민과 세 명의 형들은 끈끈했다. 넷 중 하나가 동네 아이들에게 놀림이라도 받으면 누가 먼저일 것 없이 나서서 싸웠고, 어떤 일이 있어도 항상 함께했다. 엄격하지만 애정 많은 부모님 아래에서 자랐고 어른에게 대들거나 예의 없게 구는 일이 없었다. 서로를 감싸고 사랑했으며 의지했다. 화목했던 가족에게 균열이 일어난 것은 네 형제가 인적 드문 강으로 낚시를 다니다가 어떤 일을 겪은 이후였다. 동네의 광인으로 소문난 아불루가 소년들에게 끔찍한 예언을 한 것이다. 예언의 주인공이자 맏형인 이켄나는 두려움에
문화
이지현 기자
2021.11.1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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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이 자오 - 지난 3일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가 많은 관심을 받으며 개봉했다 . 는 이 히어로들의 승리로 마무리된 후, 마블 스튜디오가 새롭게 전개하기 시작한 이야기의 7번째 영화이다. 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 데비안츠의 공격으로부터 인류를 수천 년간 지켜온 히어로 집단 이터널스에 대한 내용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이터널스의 구성원 ‘이터널’은 인간처럼 생겼지만 외계에서 온 존재로, 고대 메소포타미아부터 현재의 런던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뒤에서 활약하며 인
문화
정영운 기자
2021.11.1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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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할 것 없이 정원을 가꾸는 문화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프랑스에 베르사유 정원이 있다면 중국에는 이화원이 있다. 일본의 균형 잡힌 액자식 정원도 유명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전통 정원은 어떨까? 한국의 정원은 인위성을 최대한 배제한다. 만약 인공물을 첨가한다면 자연을 더 잘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인공 경물의 개성이나 존재감이 강하지는 않고, 보이는 풍경도 자연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다른 나라의 정원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한국의 정원은 찬찬히 볼수록 느낄 수 있는 은근한 매력이 있다. 옛사람
문화
이지현 기자
2021.11.02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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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머'라고 했을 때 영화제 프로그래머를 바로 떠오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영화제의 프로그램을 짜는 사람으로, 어떤 영화를 관객에게 선보일지 결정한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70개국 223편의 영화와 각종 이벤트 역시 프로그래머에 의해 선정되고 진행되었다. 본지는 영화제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을 소개하고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서승희 프로그래머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공대생들에게 '프로그래머'라고 하면 컴퓨터 앞에서 코딩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습니다. ‘영화제 프로그래
문화
이도현 기자
2021.11.02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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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톰슨 - 철학은 “왜?”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학문이다. 이름만 아는 철학자들이 고대 그리스 용어를 사용해가며 토론하는 난해하고 복잡한 학문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결국 모든 사상은 질문에서 비롯되었다. 의 저자이자 옥스퍼드의 철학 교수인 조니 톰슨은 바로 이 점에 주목하며, 일상에서 마주하는 질문에 철학자들의 입을 빌려 답변한다. 윤리 문제뿐만 아니라, 예술, 종교, 문학, 일상, 정치와 경제 등 넓은 영역에 걸쳐 130여 가지의 질문을 던지고, 두 페이지라는 짧은 분량 안에서 철학자들이 먼저 고
문화
최은서 기자
2021.11.0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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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타브리지 - 집 근처 바닷가에 죽은 고래와 돌고래 시신이 떠밀려온다. 대부분의 사람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법한 뉴스임에도 알리 타브리지는 그가 사랑하는 바다를 지키기 위한 여행을 기획한다. 예전부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해변 청소 등 환경 보호 활동에 활발히 참여해왔지만, 열정 어린 이번 탐험은 일상생활을 넘어 자신의 안전과 크게는 목숨까지 걸어야 가능한 종류임이 틀림없다. 영화의 전개는 감독인 알리의 의식 변화와 문제 인식에 따라 진행된다. 세계에서 가장 큰 포경 시장인 다이지에서 돌고래, 고래 및 상어 남
문화
김민준 기자
2021.11.02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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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 레싱 - 매슈와 수전은 모두의 축복 가운데 결혼했다. 두 사람은 현명하고, 분별력 있는 사람이었고, 사람들은 때때로 롤링스 부부에게 조언을 구하고자 찾아오기도 했다. 정원이 딸린 집에서 네 아이와 함께 사는 롤링스 부부의 모습은 주변 사람들에게 ‘누구라도 스스로 선택할 수만 있다면 선택하고 싶은 삶’으로 비췄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가정을 꾸린 주부였기에, 수전 역시도 자신의 현재 삶이 행복한 삶이어야만 한다고 굳게 믿었다. 는 200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의 초기
문화
김신엽 기자
2021.11.02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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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양의 짐으로 가득 찬 흰색 다마스가 옥주와 동주, 그리고 남매의 아빠 병기를 태우고 재개발이 예정된 골목길을 빠져나간다. 여름 방학 동안 할아버지 댁에서 지내자는 아빠의 말이 영 탐탁지 않은 옥주는 할아버지의 허락을 받은 게 맞는지 재차 캐묻는다. 그렇게 이어지는 2분가량의 롱 테이크 장면은, 어떨 땐 흔들리기도 하고 가끔 대상이 화면의 중앙을 벗어나는 등의 통제되지 않은 촬영 방식으로 옥주네 가족의 다마스를 담아낸다. 가수 임아영이 부르는 ‘미련’이 흘러나오는 이 장면은 불안정하면서도 언젠가 겪어본 듯한 따뜻함이 느껴진다.
문화
이지현 기자
2021.10.05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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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병부대 내의 ‘군탈체포조’(D.P.)는 탈영병을 추적하고 체포하는 업무를 맡는다. 2인 1조로 구성된 군탈체포조는 머리를 기르고 부대 밖을 돌아다니며 임무를 수행한다. 안준호는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맞지 않기 위해 복싱을 배운 인물로, 그의 강한 내면을 알아본 탈영병 업무 담당 간부 박 중사에 의해 D.P.에 차출된다. 그러나 준호는첫 임무에서 상급자의 권유로 술을 마시느라 눈앞에서 탈영병을 잡을 기회를 놓치고, 탈영병의 자살을 막지 못한다. 함께한 상급자는 보직에서 해임되고, 한호열 상병과 함께 새로이 탈영병 체포에 나선다. ‘
문화
진예환 기자
2021.10.05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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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미국 예일대 와이즈버그 연구팀은 신경과학적 설명이 사람들의 객관적인 판단 능력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사람들에게 사실과 가짜 정보를 번갈아 보여주며 신뢰도를 평가하게 했다. 가짜 정보를 보여줬을 때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났다. 뇌 스캔 사진을 보여주거나 뇌과학 실험과 관련되었다고 언급하면, 어떠한 정보든 신뢰도가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이처럼 어떤 사실을 주장할 때, 뇌과학은 아주 설득력 있는 근거가 된다. 그러나 거짓 정보가 뇌과학의 탈을 쓴 채 대중에게 퍼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인간은 평생 뇌의
문화
김유환 기자
2021.10.05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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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승합차에 부착된 차량 스티커를 떼어낸다. 이윽고 차량 내부 소독이 진행된다. 한때는 100만 승객을 수도권 각지로 실어 나르던 승합차는 이제 중고차로 나와, 다양한 이유로 승합차가 필요했던 각 가정에 팔려나간다. 은 ‘타다(TADA)’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영화 전반부는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인 타다가 출시되는 과정과 소위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통과되어 서비스를 종료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한편 후반부는 서비스 종료 후 위기를 돌
문화
이도현, 김신엽 기자
2021.10.0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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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가 시작되었다. 지난해 10월에 작고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평생 수집한 미술품들이 지난 4월 말 유족의 뜻에 따라 국가기관에 기증되어 특별 전시가 이뤄지게 되었다. 겸재 인왕산, 이중섭 황소 등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대작들이 전시됨에 따라 해당 전시는 높은 관심을 받으며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더불어 다양한 미술품을 전시로 만나는 것을 넘어, 직접 구매해 소장하는 것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등장한 신조어인 ‘아트테크’는 미술시장에 대한 높
문화
양경록 기자
2021.10.05 17:05